[연재] 아이는 놀면서 세상을 배운다

어디선가 ‘대화를 잃으면 아이를 잃는다’는 말을 듣고 무릎을 쳤던 기억이 있다. 아이를 키우면 키울수록 대화의 중요성을 절감하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엄마가 일방적으로 말을 전달하지만, 아이의 말문이 트이고 자신의 생각을 어설프게라도 전달하고부터는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육아의 대부분을 차지함을, 육아를 하며 쌓이는 시간만큼 깨닫게 되었다.

엄마와 아이가 사랑과 배려로 나누는 대화는 서로의 신뢰를 형성하고, 그 신뢰는 아이의 성장에 토대가 되어 지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아름답고 단단한 사람으로 자라게 해준다. 그래서인지 서점에 가면 대화와 관련된 육아서가 참 많다. 무슨무슨 대화법, 대화의 기술, 공감대화, 가족대화, 비폭력대화 등 어떻게 하면 아이와 잘 소통할 수 있는지,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지 그 비법을 전하고 있다.

대화는 놀이에서도 빛을 발하는 훌륭한 묘약이다. 동네를 산책하거나 함께 시장에 갈 때 혹은 나들이를 할 때 언제 어디서나 별다른 준비물 없이 그 시간을 행복하게 채울 수 있는 놀잇감이다.

끝말잇기, 첫말 잇기, 수수께끼, 스무고개, 이야기 잇기, 다섯 글자 대화, 두세 단어로 문장 만들기, 리듬을 타면서 노래를 부르는 시장에 가면~ 등을 하다보면 언제 시간이 지나갔나 싶게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이런 말놀이 대화들은 공연을 보고 온 정리도 되고, 다른 대화의 물꼬를 틔워주는 역할도 하며, 아이의 지적, 정서적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둘째 아이가 5살 무렵부터 우리 집에서는 하루에 한 번씩 식탁대화를 나누었다. 하버드 연구진들의 연구에 의하면 아이가 식탁에서 배우는 어휘의 양은 책을 읽을 때의 10배라는 결론을, 나는 세 아이들과의 일상을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엔 아이가 셋인지라 지적수준도 다르고, 관심사도 달라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하지만 곧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내어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식탁대화는 가족끼리의 유대관계에도 큰 역할을 했고, 아이의 표현력, 사고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다.

소중한 내 아이와의 대화, 오늘부터 당장 실천해 보자.

<식탁대화>

식탁에서 뭔가를 먹으면서 아이들의 공통된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세 아이 영재로 키운 초간단 놀이육아>에서 가져옴. ⓒ서안정

놀이준비 : 먹을 것

놀이방법

* 우리 집 아이들은 ‘동화 속 공주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식탁대화 초기에 공주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① 무언가를 먹으면서 아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인어공주 이야기를 처음부터 들려준다.

“옛날 옛날 아주 오래된 옛날, 깊은 바다 속에~”

② 이야기의 중간을 끊고, 질문을 한다.

“인어공주도 드디어 16살 생일이 되었어. 그런데 말이야, 너는 생일날 무슨 선물을 받고 싶어?”

③ 아이의 대답을 다 듣고 난 후 엄마도 생일날 받고 싶은 선물에 대한 대답을 한다.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④ 엄마가 질문을 던지기 전의 인어공주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이어지는 인어공주 이야기를 들려준다.

⑤ 이야기 중간에 다시 질문을 한다.

“인어공주는 말을 할 수 없었잖아. 물거품이 되기 전에 왕자에게 편지를 남긴다면 뭐라고 쓸 것 같니?”

⑥ ①~⑤의 방식으로 인어공주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중간 중간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주고받는다.

⑦ 아이가 작가가 되어 이야기의 끝을 바꿔보는 것도 좋고 릴레이 방식으로 엄마랑 아이가 함께 엔딩을 고쳐도 좋다.

*칼럼니스트 서안정은 「세 아이 영재로 키운 초간단 놀이육아」, 「리더십을 키워주는 공주박물관」, 「리더십을 키워주는 우리공주박물관」을 쓴 작가이자 주부이다. 똑똑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열망에 천 권이 넘는 육아서를 읽었고, 그것을 적용하는 동안 무수한 시행착오와 깨달음을 얻었다. 현재 그 깨달음들을 나누고자 전국의 도서관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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