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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에 만끽한 럭셔리한 넷플릭스의 크리스마스... [로열 크리스마스], [로열 크리스마스 : 세기의 결혼], [로열 크리스마스 : 오 마이 베이비]
13  쭈니 2020.12.28 16:48:21
조회 157 댓글 0 신고

2020년 크리스마스가 금요일이라 주말까지 해서 무려 3일간의 황금연휴였다. 때마침 아들의 기말고사도 24일 목요일에 끝이 나서 마음 같아서는 온 가족이 1박2일, 혹은 2박3일 겨울 여행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어가는 위기 상황에서 그럴 수는 없었다. 결국 3일 동안 꼼짝도 못 하고 집에 갇혀 지내야만 했다.

크리스마스 저녁, 아내가 '크리스마스 시즌 영화나 보자'라고 해서 넷플릭스에 접속. 때마침 [로열 크리스마스]가 눈에 띄었다. 그런데 [로열 크리스마스]를 다 보고 나니 추천 영화에 [로열 크리스마스 : 세기의 결혼]이 뜨더라. 그래서 새벽까지 [로열 크리스마스 : 세기의 결혼]까지 봤다. 그런데 그러고 나니 이번엔 추천 영화에 [로열 크리스마스 : 오 마이 베이비]가 뜨더라. '뭐야, 이 영화 3편까지 있는 영화였어?'라고 놀라워하며 얼떨결에 '로열 크리스마스' 시리즈 3편을 연달아 보고 말았다. 덕분에 올해 크리스마스는 왕가에서 럭셔리하게 보낸 느낌이다.


[로열 크리스마스] - 특종을 포기한 신출내기 기자에게 주어진 크리스마스 선물

감독 : 알렉스 잠

주연 : 로즈 맥아이버, 벤 램

잡지사에서 기자를 꿈꾸며 온갖 뒤치다꺼리를 하는 앰버(로즈 맥아이버)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온다. 유럽 알도비아 왕국의 왕위 계승자인 바람둥이 왕자 리처드(벤 램)를 취재하는 것. 리처드가 왕위 계승을 거부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소문을 들은 앰버는 어떻게 해서든 이 기회를 잡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크리스마스 연휴를 포기하고 유럽으로 향한다. 하지만 취재 현장에 리처드 왕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판단한 앰버는 몰래 알도비아성으로 잠입했다가 에밀리 공주의 가정교사로 오해를 받아 본의 아닌 위장 취업을 하게 된다. 에밀리 공주의 가정 교사를 하며 틈틈이 리처드를 취재하는 앰버. 그러다가 리처드가 항간에 알려진 대로 바람둥이 왕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리처드 왕자의 출생에 대한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특종을 앞에 두고 망설이는 앰버. 그러는 사이 왕위 계승권을 노리는 리처드의 사촌 사이먼의 음모가 시작되는데...

뭐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로열 크리스마스]는 그냥 완벽한 신데렐라 스토리이다. 별 볼일 없는 잡지사 기자가 유럽의 왕자와 만나 사랑에 빠지며 신분 상승을 이끄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내용의 전부이다. 물론 그 안에는 작은 소동들이 있다. 특히 리처드의 출생이 비밀은 꽤 흥미롭다. 우리나라 TV 드라마에서 출생의 비밀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지만, 해외 영화나 시리즈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소재이다. 그런데 [로열 크리스마스]에서 출생의 비밀이 튀어나오니 이 영화의 각본가가 혹시 한국 드라마 팬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로열 크리스마스]는 며칠 전에 본 [크리스마스 스위치]하고도 닮아 있다. 물론 [크리스마스 스위치]가 '왕자와 거지'를 모티브로 했고, [로열 크리스마스]는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미국의 소시민이 유럽의 왕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사랑에 빠지고 신분 상승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접점이 많다. 그래도 굳이 두 영화 중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크리스마스 스위치]보다는 [로열 크리스마스]를 선택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사이먼이라는 악당의 존재가 영화의 긴장감을 살짝 고조시켰기 때문이다.

솔직히 [크리스마스 스위치]는 영화의 긴장감이 거의 제로에 불과했다. 그와는 달리 [로열 크리스마스]는 리처드 왕자의 출생의 비밀과 그것을 알아버린 사이먼의 음모가 합쳐지며 영화 후반 꽤 쫄깃한 긴장감을 안겨 준다. 특히 리처드 왕자의 대관식에서 사이먼이 출생의 비밀을 폭로하는 장면은 흥미로웠다. 비록 앰버가 직접 폭로한 것은 아니지만 리처드 왕자의 출생의 비밀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앰버의 탓이 크다. 그 부분에서 앰버는 사람들의 알 권리를 파헤친다는 기자로서의 본분과 그로 인하여 한 사람의 인생이 파탄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양심 사이에서 고민을 하는데, 나는 기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자로서의 본분보다는 사람으로서의 양심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기자들은 사람으로서의 양심을 포기해 버리는 것이 현실이지만...

출생의 비밀이 까발려지면서 위기를 맞이하는 리처드 왕자.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처리할까?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이 마법처럼 술술 풀리는 넷플릭스 세계관에서 그깟 출생의 비밀 따위가 주인공의 행복을 해칠 리가 없다. 왕의 유언 한마디가 왕국의 법조차 한순간에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지만 어찌 되었건 그 덕분에 [로열 크리스마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앰버는 리처드 왕자, 아니 이젠 왕에게 청혼까지 받았으니 이쯤 되면 특종을 포기한 대가로는 충분하리라.


[로열 크리스마스 : 세기의 결혼] - 결혼은 사랑보다 어렵다.

감독 : 존 슐츠

주연 : 로즈 맥아이버, 벤 램

1년의 연애 끝에 결혼을 앞둔 리처드(벤 램)와 앰버(로즈 맥아이버). 리처드와의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이 화제가 되어 인기 블로거가 된 앰버는 리처드와의 결혼도 블로그로 생중계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결혼을 위해 알도비아에 도착한 앰버는 왕실의 품위를 위해 자신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앰버의 블로그는 사전 검열을 받게 되고, 웨딩드레스도 그녀의 뜻대로 할 수가 없다. 이 겉치레만 요란한 왕실의 결혼에 지칠 대로 지친 앰버. 하지만 그녀의 유일한 아군이 되어야 할 리처드는 알도비아의 오랜 숙원인 알도비아 현대화 사업으로 인한 자금난으로 바쁘기만 하다. 이제 앰버는 자신의 뜻대로 결혼식을 진행함과 동시에 알도비아 현대화 사업에 얽힌 음모도 밝혀 내야 한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왕자와 신데렐라는 그 후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왕자와 평민의 결혼을 했는데, 그 후로 행복하게 영원히 살 수만은 없다.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그러한 문제들로 서로 상처를 주며 다투게 될 것이고, 최악의 경우는 사랑이 증오로 바뀔 수도 있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1위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다이애나 스펜서의 비극적 삶은 동화와 현실이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로열 크리스마스 : 세기의 결혼]이 주목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리처드와 앰버는 사랑을 이루었고, 이제 결혼까지 앞두고 있다. 그렇다면 두 사람에게 영원히 아름답고 행복한 꽃길만 펼쳐져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자유롭게 살았던 앰버는 왕실의 품위라는 족쇄로 괴롭고, 리처드 또한 왕이 짊어져야 할 무게에 짓눌려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로열 크리스마스 : 세기의 결혼]이 동화와 버금가는 넷플릭스 로맨틱 코미디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 영화는 영리하게도 결혼을 앞둔 리처드와 앰버에게 현실적 고통을 안겨 주지만 그러한 고통을 오래 지속시키지는 않는다. 앰버는 기자였던 시절의 직업 정신을 발휘하여 알도비아 현대화 사업 자금이 어디로 새고 있는지 밝혀 냄으로써 리처드의 고통을 덜어주고, 리처드 역시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부라며 왕실의 품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앰버가 진정 원하는 결혼식을 선물함으로써 앰버의 고통을 해소시킨다. 현실에서도 문제 해결이 이렇게 단순하면 참 좋을 텐데...

전 편과 마찬가지로 [로열 크리스마스 : 세기의 결혼]도 적당하게 관객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특히 전 편의 빌런이었던 사이먼이 이번엔 앰버의 도와주겠다고 나서며 앰버가 그러했듯이 관객 또한 사이먼이 또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한 사이먼의 존재 덕분에 알도비아 현대화 사업 자금을 횡령하는 악당의 존재가 살짝 감춰지기도 하는데, 꽤 영리한 전략이다. 영화가 끝나고 장난으로 '3편은 리처드와 앰버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아내와 웃으며 말했는데, 영화가 끝나자마자 추천 영화에 [로열 크리스마스 : 오 마이 베이비]가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다. 넷플릭스의 기획력은 딱 내 수준인 듯... ^^


[로열 크리스마스 : 오 마이 베이비] - 출산, 저주, 그리고 외교적 문제까지 곁들인 추리 게임

감독 : 존 슐츠

주연 : 로즈 맥아이버, 벤 램

리처드(벤 램)와 결혼하여 행복한 신혼 생활을 하던 앰버(로즈 맥아이버). 이제 그녀에게 일생일대의 기적과도 같은 선물이 뱃속에서 자라난다. 리처드와의 사이에서 임신을 한 것. 모든 신경이 뱃속의 아기에게 모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하필 알도비아 왕국의 가장 중요한 행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600년 전에 맺은 펭글리아와의 휴전 협정에 사인을 하는 것. 100년마다 이 휴전 협정서에는 새로운 알도비아와 펭글리아의 왕이 사인을 한다. 그런데 휴전 협정에 사인을 하는 날 협정문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게다가 크리스마스이브 자정까지 협정문에 사인을 하지 않으면 그 이후 새로 태어나는 첫 아기에게 저주가 내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앰버는 경악한다. 내 뱃속의 아기에게 저주가 내려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하는 앰버. 출산일이 다가오지만 그녀의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 정신이 또다시 발휘되기 시작한다.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결혼 후 첫 아기가 생기면 세상은 달라진다. 모든 것이 내 위주로 흐르던 것이 임심과 동시에 뱃속의 아기 위주로 흘러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나는 사라지고, 아빠, 엄마가 된다. 이렇듯 인생의 큰 전환점. 그것은 사랑도 아니고, 결혼도 아니다.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로열 크리스마스 : 오 마이 베이비] 역시 바로 그러한 사실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큰 행사와 큰 위기를 맞이했던 알도비아의 왕가는 이번엔 더욱 큰 행사와 위기에 처한다. 앰버의 출산은 리처드의 왕위 대관식, 리처드와 앰버의 결혼식 따위는 아주 사소한 행사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게다가 휴전 협정서 분실이라는 외교적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시리즈 영화답게 [로열 크리스마스 : 오 마이 베이비]는 규모를 한층 키워 낸다. 그것도 모자라 새로 태어날 아기에 대한 저주까지 꺼내들다니... 잘 하면 '신데렐라'에 '잠자는 숲속의 공주'까지 가미시킬 태세이다.

이번에는 '누가 휴전 협정서를 가져갔나?'라는 추리 게임까지 제시한다. 용의자는 이번에도 넘쳐난다. 특히 또다시 사이먼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데, 이번엔 사이먼이 앰버의 친구와 연인 관계로 발전한 터라 그러한 상황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게다가 1, 2편에서는 말로만 들었던 알도비아 왕궁의 지하 감옥이 3편에서 그 실체를 드러낸다. 설마 진짜 지하 감옥이 있을 줄이야...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엔 의외의 범인을 드러낸다. 솔직히 1, 2편의 반전을 쉽게 맞췄던 나로서는 3편의 진범에서는 깜짝 놀랐다. 물론 그렇다고 이 영화가 추리 영화의 치밀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에서 이런 깜짝 반전은 치밀하지 않아도 즐겁다.

3편을 보고 나서 설마 4편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4편이 있다면 새로 태어난 공주의 사춘기 정도일 텐데, 그렇기엔 너무 오랜 세월을 건너 뛰어야 한다. 역시나 4편은 없었다. 1편이 2017년, 2편이 2018년, 3편이 2019년에 넷플릭스에서 겨울마다 공개되었음을 감안한다면 2020년 12월에 4편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은 이 시리즈가 3편으로 막을 내릴 것임을 의미할지도 모르겠다. 뭐 덕분에 왕가의 럭셔리한 크리스마스로 이번 크리스마스를 만끽했으니 이 정도면 꽤 성공적인 관람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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