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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재미있는 이유 3가지
9  썬도그 2020.10.30 22:00:00
조회 269 댓글 0 신고

볼만한 한국 영화가 많지 않은 요즘이 아니라 개봉하는 영화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지금 영화관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직접 가보시면 압니다. 롯데시네마 같은 경우는 오전에 상영하는 영화가 없고 오후도 오후 10시에 상영을 종료합니다. 다 코로나 때문이죠. 이 시국에 핀 영화 꽃이 있습니다. 바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라는 영화 꽃이 활짝 폈네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3명의 주연 배우는 티켓파워가 있다고 할 정도로 큰 인기가 높은 배우들은 아닙니다. 이 중에서 고아성이 가장 인지도 높고 이솜 배우도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 인기를 높이고 있습니다. 박혜수는 영화 '스윙키즈'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서 충무로의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지만 높은 인지도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배우들의 앙상블이 대단하다 못해 엄청납니다. 게다가 각 배우들의 캐릭터가 겹치지도 않고 똑 부러져서 보다 보면 3명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더 놀란 것은 이 영화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습니다. 재미만 주는 게 아닌 웃음과 감동 그리고 추억까지 모두 담아서 줍니다. 뭐가 이 영화를 재미있게 했을까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재미있는 이유 3가지

1. 1995년 그 시절이 떠올리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1995년은 어떤 시절이었을까요? 이 시절 20대를 보낸 현재의 40대, 50대 분들은 이 시절을 잘 기억할 겁니다. 88올림픽 성공 이후 한국은 고도성장을 이어갑니다. 그러다 1994년 성수대교와 붕괴되고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집니다. 고도성장만 추구하다가 안전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사람 목숨보다 돈 버는 것이 우선인 시대였습니다. 두 번의 붕괴 사고를 경험한 한국은 서서히 성장이 정체되고 안전을 신경 쓰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현재 중국처럼 가파른 성장세로 인해 돈이 시중에 넘쳤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한국을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렸다고 비난을 했습니다. 한 나라를 인간으로 표현한다면 대한민국은 사춘기 고도성장의 시대를 지나고 있던 시기가 1995년이었습니다. 3저 호황으로 모두 돈을 잘 벌던 시기였고 강남은 땅부자인 졸부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X세대와 오렌지족이 90년대 초에 등장합니다.

1995년은 그 고도성장기의 빛이 가득 받던 시절로 1998년 IMF가 터지기 전까지 빛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시절을 담은 드라마가 있죠. 바로 응답하라 1994입니다. 1994의 주요 재미는 추억 팔이입니다. 그런 면에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새로운 추억 팔이가 아닐 수 있지만 크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응답하라 1994의 주인공들은 대학생들이지만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전교 1등 상업고등학교 학생들입니다.

같은 시절이지만 고졸과 대졸의 차이는 지금보다 더 컸습니다. 계급 사회가 아니지만 이 당시 대졸과 고졸은 엄연한 사회의 계급이었습니다. 오지랖 넒은 이자영(고아성 분)이 대졸 신입 사원인 최동수 대리(조현철 분)이 먼저 입사한 이자영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니 과장이 족보 꼬인다고 할 정도로 당시는 계급이 명확했습니다. 지금은 정규직, 비정규직, 파견직으로 보이지 않은 계급이 있지만 이 당시는 대놓고 계급 구분 짓기가 행해졌습니다.

 

커피타기, 청소, 구두 배치, 담배 심부름 등등 지금으로는 이해 안 가던 준 군대 같은 기업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절의 한국 기업 문화는 정말 저질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이 고질이냐? 그건 아닙니다. 최소 상식선까지 올라왔죠. 여자는 임신하면 자동 퇴사를 하는 1995년 살벌하고 다소 미개한 직장 생활 풍경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PC로 테트리스를 하는 모습이나. 해외 통화하기 위해서 공중전화에서 동전을 계속 넣거나 삐삐나 믹스 커피가 커피의 전부였던 그 시절을 잘 담고 있습니다. 보다 보면 1995년에 20대 직장 생활을 하던 40,50대 중년 분들이 추억에 젖게 하는 장면들이 꽤 많습니다. 40,50대 분들의 자녀가 10대나 20대들인데 자녀들과 함께 보기 딱 좋은 영화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입니다.


2. 내부 고발자를 통한 기업 윤리를 고발하고 들여다보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주된 이야기는 페놀 방류 사건입니다. 영화는 1991년 두산 전자에서 비 오는 날 독극물인 페놀을 몰래 하천에 방류했다가 수도정수 처리 시설에서 넣은 염소와 만나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 '낙동강 페놀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실화 바탕이 아닌 실화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입니다.

이 1995년 한국은 안전과 환경을 참 많이 무시하는 나라였습니다. 버스에서 담배 피우던 시절이었으니 환경과 건강에 지금처럼 큰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런 한국이 환경 문제에 크게 신경 쓰게 된 사건이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건입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는 상고 출신 3인방이 자신들이 다니는 회사가 독극물을 하천에 방류한 사건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회사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알게 되고 이걸 세상에 알리려고 시도합니다.

내부고발은 내가 내 밥줄을 끊을 수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동료들에게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기에 회사를 그만둘 각오를 가지고 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독극물을 하천에 버려서 마을 주민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됩니다. 이자영은 내 살자고 남 죽이지 못 가겠다고 외칩니다. 말단 여직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도 직급이 높을수록 회사의 부정을 숨기고 감추려고 하지 개선하고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또한 기업이라는 것이 이윤 추구를 하다 보면 이런 환경 문제는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무마하려고 하는 기업 생리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이자영과 정유나 심보람은 회사가 묻으려는 페놀 사건을 계속 캐냅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는 내부 고발 과정을 통해서 기업윤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페놀 사건을 막으려고 한 삼진 그룹 내부자를 밝히는 과정이 아주 흥미롭게 담깁니다. 영화를 보면서 놀란 것은 이 영화가 생각보다 시나리오가 아주 탄탄합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나 곁가지 이야기가 거의 없고 집중력이 꽤 좋네요. 다만 영화 후반 경영권 다툼을 넣어서 살짝 핀트가 나간듯하지만 결과까지 보면 이 페놀 사건을 해결하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가 아주 튼실하네요.

3. 3명의 주인공이 펼치는 빈틈없는 연기 신공들


 

주인공이 3명이라고 할 정도로 3명의 여배우들의 연기와 캐미가 아주 뛰어납니다. 고아성이야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았고 신인급 배우지만 영화 '스윙키즈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던 박혜수와 함께 최근 연기에 물이 오른 이솜의 연기를 보다 보면 내 친구들로 느껴질 정도로 이들 3명 옆에 내가 함께 하는 착각까지 들게 합니다.

여기에 의뭉스러운 최동수 대리 연기를 한 조현철과 김원해, 김종수와 함께 재벌 2세 느낌이 팍 느껴지는 오태영 상무를 연기한 백현진과 카메오로 출연한 영어강사 연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한 '타일러 라쉬'와 쎈 언니 느낌 나는 이주영 등등 조연 배우들까지 연기 열전에 동참합니다. 배우들의 연기 빈틈이 없고 연출과 시나리오까지 좋다 보니 큰 예산을 들이지 않은 영화임에도 지루한 틈이 없습니다.


꽤 잘 만든 한국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오랜만에 정말 잘 만든 한국 영화를 봤습니다. 불호가 없을 정도로 시나리오. 연출, 연기 다 좋았습니다. 추억 공감도 좋고 사회비판적 이슈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좋았습니다. 12세 관람가이기에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봐도 좋습니다. 엄마 아빠 20대 시절을 놓고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는 아주 좋은 영화입니다. 강력 추천하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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