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

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905491&cid=43667&categoryId=43667

참고 : https://www.nocutnews.co.kr/news/5210324

참고 : https://brunch.co.kr/@ddaddassi/275

참고 : https://namu.wiki/w/%EB%B2%8C%EC%83%88(%EC%98%81%ED%99%94)

이 영화에 대한 극찬에 누구나 당연하다며 쉽게 인정할 것이다. 정말 잘 만들었다고 말하게 된다. 다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1994년은 한국에서는 무척 기억에 남을 순간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주인공 소녀 김은희의 경험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1994년 성수대교 그리고 여러 사건들

너무 예전이라 그때 뭘 했었고 어떻게 지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학교에 가니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알았지만 그게 충격으로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남의 나라 얘기처럼 다른 세상 얘기처럼 느껴졌을 뿐이었다. 이 영화를 보니 조금은 달리 생각되게 되지만.

담담하게 나직하게 은희라는 소녀가 겪은 1994년을 들려주고 있는 ‘벌새’는 학벌주의, 남아선호, 가정폭력, 재개발 등등 직접적이진 않지만 안 다루고 건드리지 않는 게 없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러 가지를 언급하며 은희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기도 하지만 은희가 살아가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이라는 지역도 무척 인상적이다. 지금은 더!더!더! 교육열과 별의별 욕망으로 가득한 공간이지만 그때는 지금 정도(까지)는 아닌 그곳에서 어떻게 커나가고, 상처받고 씻어내고 일어서는지, 여성으로서 자기 자신을 인식하게 되(어가)는지 놀랍도록 눈부시게 담아내고 있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얼버무리고 마는 삶을 조금은 다르게 보도록 해주는 이 영화가 참 괜찮은 영화라고 말하고 싶고 다들 시간 된다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시대의 기억과 개인의 시간을 살포시 겹친 후 나지막이 읊조린다. 세상은 언제나 내 기대보다 나에게 무심했다고. <벌새>는 누군가 기억하는 ‘사건’이 아니라 누구나 한번은 경험했을 ‘감각’을 다루는 영화다. 따뜻하고 불안한, 모순된 감정들은 순차적으로 오지 않고 곳곳에 동시에 흩어져 있다가 문득 되살아난다. 감독은 자전적 기억을 바탕으로 그 시절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들을 촘촘히 되새기는 가운데 적당한 거리 두기를 통해 개인적 체험을 보편적 이야기로 연결시킨다. 누구나 한번은 거쳐 갔을 시절에 대한 기시감, 일상을 포착하는 섬세한 관찰력, 그리고 배우들의 차분한 온도. 상처를 밀어내고 지우는 대신 끌어안으면서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방법을 넌지시 일러준다.”

“일상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만남. 영화 <벌새>는 가장 보편적인 삶의 궤적을 좇지만, 관계의 작은 변화와 감정의 미세한 진폭을 절대 놓치는 법이 없다. 아름답고 때로는 슬픈 오늘을 쌓으며 서로의 마음에 흔적을 남기는 것, 하루를 내디딜 때마다 몸에 밴 시대의 내음을 기억하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것임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누구나 문득 영화 속 어느 날에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특별하고 놀라운 경험.”

“대한민국, 1994년, 중학교 2학년 여자아이. 은희(박지후)를 설명할 수 있는 조건들만 본다면, 특수한 표본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벌새>는 개인과 한 가족에서 출발해 한 시절의 공기를 담고 끝내 영화를 보는 모두의 마음으로 깊숙이 침투한다. 그 과정에서 영화가 발휘하는 보편성의 힘은 놀라울 정도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바람, 새롭게 맺고 다시 단절되는 관계들, 크고 작은 일상의 균열들을 경험하고 상처 입다가 다시 누군가의 온기로 회복하는 기쁨, 세상이 돌아가는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의 옅은 열패감…<벌새>는 그 모든 순간을 통과하는 인물들의 마음 그 자체다. 세밀한 관찰이자, 마음을 휘어잡는 기록이다. 삶이라는 고단하고 아름다운 날갯짓을 긍정하는 노래다.”

딱히 떠올린 적 없던 중학교 시절이 갑자기 생각나게 만든다.

아득한 옛날이지만

누군가의 보살핌을 바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길 바라고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위로와 응원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제대로 찔러내고 있다. 세상은 엉망진창으로 굴러가지만 그래도 내 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테니까.

참고 : 연출에 대해서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 꽉 들어찬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허전한 것도 아닌 묘한 기분을 들게 만들면서 어떤 영화와도 다른 이 영화만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고 있어 계속해서 바라보게 만든다. 여백을 만들어 좀 더 여러 생각을 하게 해준다. 다른 성장-여성영화가 보여줄 수 없는 진귀한 순간들을 잔뜩 만들어내고 있어 다음 영화도 기대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