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듯 다른듯? 다른듯 같은듯? 반복과 변주의 묘미, [다른 나라에서].
변주와 틀린그림찾기의 재미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 감독.
이 <다른 나라에서>는 그 '특유의 변주'를 한번 더 즐기다 온 느낌이었다.
같은 공간, 같은 배경, 같은 인물, 같은 대사.
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상황연출로 인해,
같은 사람이 내뱉는 대사와 그 뉘앙스가 다르게 느껴질때의 그 미묘한 감상.
홍상수 감독작품에 대해서 다른건 몰라도,
요거 하나만은 정말 기차게 느껴지더라 싶었다는.
<다른 나라에서>에서도 그렇다.
'이자벨 위페르',
이방인인 그녀가 가세하여
좀 더 새로운 느낌의 '홍상수 월드'를 만들어낸 것 같다.
<하하하>의 통영, <북촌방향>의 북촌에 이어,
전북 부안 변산반도에 있는 '모항'이라는 곳이 이 특별한 배경지이다.
'이자벨 위페르'와 '모항'이라..
안 어울릴듯 어울리는 이 묘한 매력의 영화.
배우와 배경, 그리고 술은
홍상수 감독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칠맛소재다.
같은듯 다른듯?
다른듯 같은듯?
반복되지만 묘하게 변주되는
상황과 인물 그리고 대사.
'안느'라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영화과 학생이 쓰는 세 편의 다른 시나리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일종의 가상이다.
'안느'가 연기한 각각 다른 세명의 다른 인물,
영화감독,
남편을 피해 사랑하는 한국남자를 쫓아온,
그리고 한국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긴,
세 명의 같은듯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위페르'여사.
설정에서부터 그 변주감이 느껴진다.
같은 배경, 같은 연기자, 같은 대사이지만,
다른 상황연출로 인해 이 모든것은 미묘하게 다르게 느껴진다.
유준상이 맡은 '안전요원', '등대 (Light House)', 펜션집의 원주(정유미), 우산 등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그 사용법은 다른듯 동일한듯 아리까리한 느낌이다.
안전요원과 안느가 주고받는 대사는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나오며
웃음을 자아내지만,
어떤 때는 그 대사가 그들의 '연결고리'로도 작용되고,
어떤 때는 그냥 지나가는 대사로도 작용된다.
같은 대사이지만 이리도 다르게 느껴지고 쓰여지는 것이다.
'이자벨 위페르'라는 이방인이 등장하여
<다른 나라에서>겪는 일화를 보여주지만, 그 이질감이란 일절없다.
'모항'이라는 배경마저도
안개낀 배경마냥 신비롭기까지 하여, 영화를 더욱 몽상적으로 만들어준다.
'아까 했던 대사인가? 아닌가? 이전 에피소드에서 했던가?'하는 아리까리함이
생기면서 영화를 더욱 곱씹게되었다.
분명히 같은 인물, 같은 대사, 같은 배경이 있는 여러개의 세계가 있는데,
각각의 세계관은 마치 개개의 시간대로 각자 흘러가는 것이다.
그러니, 같은 배경에서 같은 인물이 같은 대사를 하는 것이라도,
결국 다르게 느껴지고,
다른 인물이 하는 대사처럼 느껴지는 것,
'마치 평행우주를 이루는 평행세계의 이론관'같다.
그만큼 파고파고 파고들어도 끝이 없고,
알아도알아도 아는것이 <다른 나라에서>.
아는 사람은 더 매력적으로 느끼고,
모르는 사람은 이 뜻모를 실소에 어이없어하실 수도.
'모항'을 배경으로
회와 소주를 한잔 하고픈 욕망을 가득안게하는 즐거운 발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