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를 만나다

엄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깨달았다. 그동안 나는 온전한 나 자신이 아닌 ‘엄마의 딸’로 살아왔다는 것을. 40년을 사는 동안 나는 모든 것을 엄마에게 의존하고 있었고, 엄마가 세워준 기준 속에서 삶을 선택하며 살아오고 있었다. 엄마가 쓰러지자 나의 멘탈은 무너졌다.

엄마의 뇌는 수축이 시작되었고, 그에 따라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힘들어했다. 그리고 그를 돌보는 우리 세 자매와의 트러블도 점점 심해졌다. 결국 나는 동생들과 연락을 끊었고, 그렇게 우리 가족은 공중분해되었다. 자존심 때문에 누구에게도 이 상황을 이야기할 수 없던 나는 외톨이였다.

일은 그만둘 수 없어 겨우겨우 이어갔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경제적 상태, 뭔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관계들까지 나를 괴롭혔다. 살고 싶지 않은 절망이 찾아왔다. 그러나 당장 죽을 수는 없었기에 뭐라도 해보고 싶어 한 비즈니스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법이 없이, 그들과 좀 다른 언어를 사용했다. 모임 사람들과 조금 가까워졌을 때쯤 그도 나와 조금 더 가까워졌다. 그때에는 내가 하는 말에 대해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때 어떤 감정이 들었죠?”하는 질문을 해왔다. 그렇게 4~5개월이 지나면서, 어느새 그 질문들에 대해 조금씩 답을 찾아가는 나를 발견했다.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게 셀리리더십의 과정을 따라가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이전의 여러 심리 수업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했다. 이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의 진실된 나의 모습, 그리고 과거에 듣고 보고 경험한 것이 무엇인지 찾는 작업이 필요했다. 과거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은 그것을 다시 쓰기 위함도, 삭제하기 위함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아, 그때 내가 그랬구나.’ 하는 걸 발견하는 과정이었다. 여기서 셀리는 과거에 그러한 판단을 한 나를 애써 제거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셀리의 핵심은 이것이다. 내가 걸어온 모든 과정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발견하는 것. 내가 어떤 이야기를 썼고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발견하는 것. 그래서 셀리의 과정에서 우리는 이야기한다. ‘인간은 누구나 온전하다’고. 특별한 나, 소중한 나, 온전한 나를 인정하지 않고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다. 수많은 이야기들로 이 사실을 부인해도 변하지 않는 진실은 이것이다.

“당신은 특별하고, 소중하며, 온전한 존재이다.”

셀리라이프가 필요한 이유는 우리의 삶에 오게 될 중요한 기회의 순간에 그것을 놓지 않기 위해서다. 셀리는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올바로 보고, 모든 가능성을 가진 온전한 나 자신으로서 그 기회를 받아들이고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나 또한 그러한 놀라운 경험을 했고, 이제 이 책을 통해 그 이야기들을 오롯이 담아내려 한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아이 <김선중> 저

원너스미디어, 2020년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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