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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믹 잭슨

주연 : 케빈 코스트너, 휘트니 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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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 어머니 집에 가면서 라디오를 켰더니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화 OST BEST 100'이 방송되고 있었다. 귀에 익은 영화 음악들이 나오면 아들에게 '이 영화 음악은 말이야...'라며 신나게 아는 척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아내와 함께 1위 곡이 무엇일지 난상토론을 벌였는데 [사랑과 영혼]의 'Unchained Melody', [타이타닉]의 'My Heart Will Go On', 그리고 [보디가드]의 'I Will Always Love You' 등이 나와 아내의 후보에 올랐다. 내 기억으로는 결국 'My Heart Will Go On'이 1위, 'I Will Always Love You'가 2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확실치는 않지만...

지난 주말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러닝타임이 길기로 소문난 [타이타닉]을 보고 나니 [보디가드]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넷플릭스에 [보디가드]가 있어서 2주 연속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화 OST' 1, 2위 영화를 본 셈이다. 어쩌면 이번 주말에는 [사랑과 영혼]을 보게 될지도... (넷플릭스에 [사랑과 영혼이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내 기억 속의 [보디가드]는 OST 외엔 그다지 기억에 남는 영화는 아니었다. [보디가드]를 보고 나서 누나한테 [보디가드] OST를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내가 소장하고 있는 OST 중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보디가드] OST와 [풋 루즈] OST이다. 기분이 우울할 땐 [풋 루즈] OST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조금 센티멘털한 날엔 [보디가드] OST를 들으면 이제는 고인이 된 휘트니 휴스턴의 천상의 목소리가 나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이렇게 [보디가드]가 OST만 좋은 영화인 줄 알았는데 28년 만에 다시 보니 그게 아니더라. 영화도 꽤 괜찮았다.

영화는 전직 대통령 경호원 프랭크 파머(케빈 코스트너)가 의문의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톱스타 레이첼 마론(휘트니 휴스턴)의 경호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레이첼은 프랭크를 귀찮아하지만 프랭크는 자신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레이첼 경호에 최선을 다한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애초에 톱스타와 경호원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가 없다. 게다가 레이첼 협박범이 단순히 얼치기 스토커가 아닌 전문 킬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프랭크는 레이첼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자신의 감정을 절제한다. 그리고 문제의 아카데미 시상식. 킬러의 존재를 알아낸 프랭크는 레이첼을 향해 쏜 킬러의 총알을 온몸을 던져 막아 낸다.

러닝타임은 2시간 9분이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 영화의 러닝타임이 왜 2시간을 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프랭크를 향한 레이첼의 감정의 변화가 세밀하게 그려졌고, 킬러를 고용한 자의 정체 등 반전도 나름 치밀했다. 비록 28년 전에 본 영화이지만 반전을 미리 알고 있는 것을 보니 내 기억력도 꽤 쓸모가 있다는 안심을 하게 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온몸을 다해 레이첼을 향해 쏜 킬러의 총알을 막아내는 프랭크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어쩌면 28년 전 [보디가드]를 극장에서 봤을 때보다 넷플릭스로 본 지난 주말이 더 재미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명작은 이래서 명작인가 보다'라는 것을 새삼 또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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