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https://blog.naver.com/oldcine/221607582508

대도시의 얽혀진 네트워크 속에서

전화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을 연결시켜준다

전화는 우리의 일상 욕구를 맞춰주는 하인과 같다

우리 내부의 비밀을 보장하고...

그것이 울리기를 기다리는 건

실생활의 편의와 행복... 또한 공포... 고독...

그리고 죽음까지도!

그렇게 뛰어난 완성은 아니지만(영리하다는 말은 해주고 싶다) 거동이 불편한 (여성)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전화 통화로 모든 내용 이끌어가며 도시를 떠돌지 않고 실내(각자의 방)에서 모든 이야기가 정리된다는 점에서 무척 이색적인 영화였다. 혼란 가득하고 점점 부풀려지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어가며 무엇이 진실인지 헷갈려지는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결말 또한 눈길을 끈다.

이제 막 전화가 활발하게 사용되던 시절, 교환원의 실수인지 기술적인 문제 때문인지 혼선으로 우연히 범죄-살인을 모의하는 대화를 듣고 그걸 시작으로 그동안 숨겨왔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

사라진 사람들

알지 못하던 이름들

회상과 기억을 통해 조금씩 밝혀지는 사실들

그리고 전화 통화를 통해 알게 된 진실들

그로 인해서 느끼는 불안, 의심, 혼란

명쾌하게 필름 누아르라 말할 수 없지만 그 분위기로 영화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의심으로 가득하고 점점 겉보기와는 다른 음모를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 끝은 괴로운 진실이다. 어떻게 본다면 필름 누아르가 이 영화를 참고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이라면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야기지만 여러 과거와 뒷사정을 전화로 쉽게 설명-설득해주고 있다. 그리고 직접 만나서 듣는 것이 아닌 전화로 전달받아 믿겨질 수 없는 얘기를 더 쉽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당연히 여성의 혼란과 심리적 압박도 쉽게 전달해주고 있다.

전화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어서 지금 세상에서는 전래동화와 같은 이야기라 할 수 있지만 어쩌면 이 영화에 영향받아 더 복잡한 방식으로 이와 같은 영화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진 않을까? 오직 전화로만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 참신한 방식으로 해내고 있는 영화였다. 비극이지만 말끔하게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영화이기도 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처음에는 주인공의 예민함을 비난하듯 지켜보다가 점점 안쓰러움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은 안타까워지고. 여러 가지로 흥미를 느끼며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참고 : 남성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복기해도 꽤 흥미로운 내용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