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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 사랑스러움 한 스푼과 고풍스러운 분위기 한 스푼이 가미된 홍차 같은 영화
13  쭈니 2020.05.21 11:09:11
조회 279 댓글 0 신고

감독 : 어텀 드 와일드

주연 : 안야 테일러 조이, 자니 플린, 미아 고스

요즘 나는 새로운 취미에 집중 중이다. 5년 전 아들과 함께 충동적으로 구매했으나 방 한구석에서 먼지만 쌓여 가고 있던 고흐의 걸작 '별이 빛나는 밤에'의 1,000피스 직소퍼즐 맞추기이다. 이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몇 시간 동안 끙끙거리며 매달려도 하루에 10~20피스 맞추기가 어렵다. 그래도 막상 하나씩 맞춰 나갈 때의 성취감은 대단하다. 이렇게 직소퍼즐 맞추기에 몰두하다 보니 부작용도 만만치가 않다. 쪼그리고 앉아 작은 퍼즐 조각들을 뚫어져라 쳐다봤더니 머리도 아프고, 눈도 피로하고, 허리에 통증까지 밀려온다. 그래서 지난 수요일만큼은 직소퍼즐을 점시 치워두고 영화로 머리를 식히기로 결심했다. 나의 선택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엠마]이다.

사실 올해 초 [엠마]의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안야 테일러 조이가 영화의 주인공인 '엠마'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나에게 '엠마'는 1997년 국내 개봉한 더글라스 맥그라스 감독의 [엠마]에서 주연을 맡은 기네스 팰트로우가 '딱'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기네스 팰트로우는 [세익스피어 인 러브], [위대한 유산] 등의 영화를 통해 고풍스러운 매력을 한껏 발휘하며 스타덤에 올랐었다. 그와는 달리 안야 테일러 조이는 [23 아이덴티티], [클래스] 그리고 계속 개봉이 연기되고 있는 [엑스맨 : 뉴 뮤턴트]를 통해 공포 영화에 더 잘 어울리는 배우이다. 과연 안야 테일러 조이가 고풍스러운 영화에도 잘 어울릴까? 그러한 궁금증은 내가 [엠마]를 선택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안야 테일러 조이의 '엠마'가 꽤 괜찮았다. 아름답고 영리하고 부유하기까지 한 '엠마'는 스물한 살이 다 되도록 고민을 하거나 짜증을 낼 일이 전혀 없었다는 자막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19세기 영국 하이베리의 사교계를 지배하는 인싸 '엠마'를 소개한다. 안야 테일러 조이는 특유의 커다랑 눈망울로 당돌하고 허영심에 가득 차 있으면서도 순진함을 간직한 '엠마'를 완벽하게 연기해낸다.

마을의 중매쟁이로 맹활약을 하는 '엠마'. 하지만 그녀가 생각하는 천생연분의 기준은 사랑이 아닌 신분과 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그녀는 사랑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새로운 타깃이 된 여인은 부모가 누군지 모르는 기숙학교 학생 해리엇 스미스(자니 플린)이다. 이미 해리엇은 조지 나이틀리(자니 플린)의 소작농 마틴(코너 스윈들스)와 사랑에 빠져 있지만 '엠마'는 그녀가 가난한 소작농이 아닌 목사인 엘튼(조쉬 오코너)과 결혼해서 신분 상승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엘튼의 마음이 향하고 있는 곳은 해리엇이 아닌 자기 자신임을 깨닫고 생애 처음으로 중매 실패라는 쓰디쓴 경험을 하게 된다.

조지는 해리엇과 마틴의 사랑을 방해했다며 '엠마'를 비난한다. 로맨스 영화에서 이렇게 티격태격하는 남과 여는 사랑에 빠지기 마련이다. '엠마'와 조지 역시 마찬가지인데 서로 티격태격하다 보니 두 사람은 어느 순간 사랑에 빠져 버린다. 그런데 해리엇 역시 조지를 사랑하면서 '엠마'는 딜레마에 빠진다. 사랑이냐, 우정이냐,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훼방놓은 해리엇과 마틴의 사랑을 다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결혼은 신분 상승의 도구가 아닌 사랑의 결실임을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처음엔 너무 많은 캐릭터들이 읽히고 설켜 있어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약간 혼란스러웠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엠마'와 조지의 사랑에 이야기가 집중되면서 영화의 흡입력이 높아진다. 거기에 아름다운 풍경, 고풍스러운 영상, 그리고 허영심에 가득 찬 귀족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등이 가미되며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영화의 결정타는 안야 테일러 조이의 귀여운 연기이다. 이 배우에게 이런 면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 참고로 영화 중간중간 넷플릭스 시리즈물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에서 봤던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해 나를 반갑게 했다. 해리엇과 사랑에 빠진 소작농 마틴을 연기한 코너 스윈들스와 '엠마'에게 퇴짜를 맞은 엘튼이 홧김에 결혼한 괴짜 부인을 연기한 타냐 레이놀즈까지... 이 두 배우의 모습을 보니 (뜬금없지만...)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시즌 3>는 언제 공개되는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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