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왕년에 잘나가던 사람도 현재가 왕년이 아니기에 "왕년에 내가 말이지~"라고 해봐야 지청구나 술 주정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제 그만 좀 했으면 하고 쓴소리를 하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다시는 안 만나야 합니다. 

그런 영화가 있습니다. 이제 그만 좀 했으면 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터미네이터6 다크 페이트>입니다. 

오마주를 넘어서 터미네이터 1.2편을 재탕한 리메이크작 느낌의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편수로는 터미네이터 6편 격입니다만 이 시리즈는 중구난방 엉망진창으로 진행되고 이전 시리즈와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감독도 3편부터 6편까지 다 다릅니다. 이렇게 일관성 없이 그때그때 진행하는 영화 시리즈도 없을 겁니다. 또한 내놓은 영화마다 1.2편을 뛰어넘는 영화가 나오지 않습니다. 

6편인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이런 비판을 잘 알고 있는지 1.2편의 '사라 코너'를 연기한 '린다 해밀턴'을 캐스팅하고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아널드 슈워제네거'까지 투입합니다. 여기에 <데드풀>의 감독이었던 '팀 밀러'까지 투입합니다. 제작자는 1.2편을 연출한 '제임스 카메론'입니다. 이 정도의 위용이면 명작인 터미네이터 2를 뛰어넘지 못하더라도 비슷한 느낌이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이건 터미네이터 1.2편을 짜깁기한 수준이네요. 처음에는 터미네이터 2편의 명장면을 연상케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오마주구나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나중에는 오마주가 아닌 터미네이터 1.2편을 짜깁기한 리메이크 영화라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미래에서 지구 반란군과 기계들의 전쟁이 일어났는데 기계들이 터미네이터를 보내서 지구 반란군 리더를 제거한다는 설정이야 넘어갈 수 있지만 스토리가 너무 1.2편과 비슷합니다. 그나마 한 번 비틀기는 했지만 그게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습니다. 

1.2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성의 역할이 커졌고 여성 캐릭터가 늘었다는 점만 다르지 전체적으로 터미네이터 1,2편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터미네이터의 주인공은 '사라 코너'도 '존 코너'도 아닌 터미네이터입니다. 그것도 T-800이 실질적인 주인공입니다. 당연히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도 T-800이 나옵니다. 다만 영화 초반이 아닌 중후반에 등장을 합니다. 

이전에는 Rev-9이라는 터미네이터가 대니를 추격합니다. 이 Rev-9는 T-800의 강력한 내구성의 외골격과 액체 금속인 T-1000을 섞은 1+1 터미네이터입니다. 이 Rev-9는 완벽에 가까운 능력 때문에 막을 수 없고 할 수 있는 건 도망가는 것 밖에 없습니다. 능력은 무시무시하지만 외모가 너무 범생이 느낌이라서 공포감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스토리는 터미네이터 1.2편을 재탕한 느낌이고 터미네이터는 공포감을 주지 못하다 보니 영화에 대한 실망이 서서히 커지게 됩니다. 

전, 후반 액션과 그레이스의 활약은 볼만하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대니를 보호하기 위해서 미래에서 온 여전사 그레이스(매켄지 데이비스 분)은 큰 키와 다부진 몸매와 화려한 액션으로 영화 전체에서 빛이 납니다. 큰 키에서 나오는 액션은 조금만 움직여도 화려하게 보여집니다. 다만 설정이 강화 인간이라서 수시로 약물을 주입해야 하는 약점을 너무 부각 시킨 점은 아쉽네요. 

액션은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영화 초반 카 체이싱은 터미네이터 2의 느낌을 보여줄 정도로 짜릿하고 화려하고 거대합니다. 그러나 T-800이 등장하는 이유가 다소 황당합니다. 뭐 그래도 아놀드 형님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수긍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영화 후반에는 드디어 우리가 그렇게 원하고 바랬던 기계 인간끼리의 대결이 나옵니다. 무적의 Rev-9과 T-800, 강화 인간과 여전사 2명이 합심해서 대결을 합니다. 

이 액션 장면도 꽤 짜릿하고 큽니다. 다만 영화 전체적으로 터미네이터 2의 그 진하고 화려하고 창의적인 액션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전체적으로 액션들이 날리고 가벼운 느낌입니다. 

OB 멤버까지 투입했지만 식상해버린 스토리에 그만 종료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