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리뷰는 관점에 따라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5점 만점에 2.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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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 끝판왕 한국식 재난 영화의 한계

군 복무 간 보았던 리뷰를 쓰지 않은 영화들에 대한 리뷰들을 드디어 거의 다 써간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미뤘는지 내가 두번째로 입원했을때 군병원 교회에서 상영을 해준 영화였고 그날 처음으로 병원에서 교회를 가봤다. 영화 보러 가기가 좀 그랬지만 어찌되었던 갔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정식으로 VOD 구매하는것을 인증하겠다며 네이버 VOD 구매 인증 하셨던. 원래는 기독교 관련된 영화만 상영하지만 이날 특별히 틀어준것이라고 한다. 아마 이 뒤로 교회에 영화보러 간 기억은 없다.

지진 그리고 원자력 폭발 사고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판도라>. 말 그대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듯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이다. 지구의 경고를 무시한것인지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한것인지 아무튼. 재난 영화만으로만 봐서는 꽤 괜찮은 영화이다. 하지만 재난 영화 그 이상으로 넘어갈때 한국형 재난 영화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들어나는 그런 영화였던것 같다. 실제 당시 시대의 뉴스들과도 연관이 있을 정도로 시대를 잘탄 영화이기도 하고, 충분히 실제로 경고하는듯한 모습을 보여준 영화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 어느 순간부터 가족 영화로 변질되고 있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모든 재난영화가 그러한 모습을 보여줄수도 있겠지만 한번 재난의 모습을 보여주고 나서 부터는 내가 너무 충격먹었던 신파의 끝판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엑시트> 라는 영화가 재난 영화의 흔한 공식들을 밞아버리기 전까지 만 해도 난 <판도라>를 통해서 한국의 재난 영화에는 희망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재난을 보여주고 정치인들끼리 싸우고 시민들만 다치고 죽고, 그와중에 서민들만 다치고 주인공은 늘 서민이고 그리고 가족애를 과시하며, 재난 속에서의 영웅이 꼭 탄생한다 이 루트가 한치도 빠짐없이 그대로 흘러갔던 영화 <판도라>에 그나마 점수를 주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재난의 모습 하나 만큼은 나름 제대로 구현하려고 노력한것이 보이기 때문. 포스터 마저도 저게 어떻게 재난 영화인가, 가족 영화이지. 진짜로 아쉬운게 그냥 재난만으로 갔어도 충분히 좋았을것 같은 이야기에 초반 연출이 좋았는데 결국은 전형적인 한국 신파 영화로 거듭나버리니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결국 그게 그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지만 너무나도 구분을 해버린 재난 그리고 한 가족의 눈물 없이도 볼 수 있었던 신파 가득했던 영화 <판도라> 였다.

- 재난으로만 갔으면 충분히 재밌었을듯

- 굳이 감동 코드를 넣을 필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