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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드] - 진정한 우정이란 서로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이 아닐까?
12  쭈니 2019.09.18 13:59:11
조회 249 댓글 0 신고

감독 : 닐 버거

주연 : 브라이언 크랜스톤, 케빈 하트, 니콜 키드먼

oksusu 서비스 종료에 대처하는 나의 방법

나는 아직도 영화를 보는 가장 최적의 방법은 '극장에서 보기'라고 생각하는 옛날 사람이다. 하지만 보고 싶은 모든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현실을 일찌감치 깨달았고, 극장에서 놓친 영화를 보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이 비디오를 애용했다. 우리 동네 비디오 대여점에서 나는 언제나 VIP 고객이었다. 비디오 대여점 사장님이 "이 영화 비디오는 몇 개를 받아야 할까요?"라고 내게 상담을 했을 정도로...

비디오 대여점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에서 잠시 불법 다운로드의 유혹에 빠지기도 했지만 곧바로 합법적으로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이른바 굿 다운로더의 길에 들어섰다. 처음엔 hoppin을, 2016년 hoppin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에는 oksusu를 애용했다. 그런데 oksusu 마저 9월 18일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공지가 떴다. oksusu에서 프리미어 월정액에 가입해놓고 극장에서 놓친 영화를 알뜰하게 챙겨보던 나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oksusu의 공지에 따르면 wavve로 갈아타라고 한다. 그런데 wavve에 들어가 보니 oksusu 프리미어 월정액을 대체할만한 영화 콘텐츠가 부족하다. 단골 동네 비디오 대여점이 폐업했을 때의 당혹감이 또다시 밀러 온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시대의 흐름이 이따위인걸... 일단 oksusu 프리미어 월정액 기간이 종료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영화를 챙겨봐야겠다.

[언터처블 : 1%의 우정]의 할리우드판 리메이크

원래대로라면 [업사이드]는 추석 연휴에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에 이어 볼 영화였다. 이 영화의 장점은 검증이 된 영화라는 것이다. [업사이드]는 2012년 3월에 개봉해서 국내에서 깜짝 흥행을 기록했던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영화이다. [언터처블 : 1%의 우정]은 무일푼 흑인 백수와 전신마비 백인 백만장자의 우정을 그린 영화로 적당한 웃음과 적당한 감동을 갖춘 가족 영화이다. 당연히 [업사이드]도 그러한 원작의 미덕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 동안 [업사이드]를 보지 못했다. [업사이드]는 oksusu 프리미어 월정액 영화이니 언제든지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oksusu의 서비스 종료가 확정된 마당에 더 이상 [업사이드] 관람을 미룰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아들과 함께 보려던 애초의 계획을 무시하고 월요일 저녁 나 혼자 [업사이드]를 보게 되었다.

일단 영화는 무지 재미있다. 물론 [언터처블 : 1%의 우정]에서 더스틴 호프만을 닮은 프랑수와 클뤼제와 오마 사이의 브로맨스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업사이드]의 브라이언 크랜스톤과 케빈 하트의 브로맨스도 나를 만족시켰다. 특히 케빈 하트의 묵직한 듯 가벼운 코믹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내 웃음을 이끌어냈다. 그가 왜 할리우드 최고의 코미디 배우인지 알 것 같더라.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의 올바른 인식

솔직히 [언터처블 : 1%의 우정]은 내게 영화의 메시지를 통해 깊은 울림을 안겨줬던 영화이다. 영화는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을 지적하는데, 배려라는 이름으로 일반인들이 장애인을 동정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것 또한 차별이라고 영화는 역설한다. 영화에서 드리스(오마 사이)와 필립(프랑수와 클뤼제)이 최고의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드리스는 필립을 전혀 동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있는 그대로 그를 허물없이 대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며 오래전 내게 "나를 그냥 다른 사람과 똑같이 대해줬으면 좋겠어. 난 몸이 조금 불편할 뿐, 너희들과 똑같은 사람이거든."이라고 충고했던 장애인 친구가 생각났었다.

[업사이드]도 마찬가지이다. 델(케빈 하트)은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톤)이 전신마비 환자이든 말든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는 그저 일자리가 필요했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러한 델의 무신경한 태도 때문에 필립의 비서인 이본(니콜 키드먼)은 못마땅하게 생각하지만 필립은 다르다. 델의 무신경한 태도는 오히려 필립에게 자신이 처한 장애에 대한 비관을 떨치고, 자신이 남보다 조금 불편할 뿐, 똑같은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

영화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델과 필립이 우정을 나누면서 서로를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상황을 그린다. 필립을 동정하지 않는 델의 태도가 오히려 필립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듯이, 델은 필립 덕분에 가족을 책임감 있게 부양할 수 있는 떳떳한 가장이 되어간다. 진정한 우정이란 이렇게 서로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케빈 하트 덕분에 실컷 웃을 수가 있었다.

[업사이드]는 [언터처블 : 1%의 우정]과 비교해서 코믹한 부분이 상당히 강화되었다. 그것은 당연히 케빈 하트의 공이 크다.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인지도가 높은 편이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최고의 흑인 코미디언으로 널리 알려진 케빈 하트는 [업사이드]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십분 발휘한다.

특히 필립의 배뇨관을 갈아주는 장면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웃음을 터트렸다. 거실에서 있던 아내가 무슨 영화를 보는데 이렇게 시끄럽게 웃냐고 물을 정도로 말이다. [언터처블 : 1%의 우정}에서도 나왔던 필립의 수염을 가지고 치는 델의 장난도 내 웃음보를 터트렸다. 과연 나라면 전신마비가 된 친구의 수염을 깎아주며 그런 장난을 칠 수가 있을까? 아마도 델의 그러한 무신경한 장난이 오히려 필립 입장에서는 편안했을 것이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듯 필립과 델은 좋아하는 음악도 다르다. 필립은 오페라를 좋아하고, 델은 소울을 좋아한다. 영화 후반부 소울이 여왕인 아레사 프랭클린이 그래미 어워드에서 부른 오페라 곡 'Nessun dorma 네순 도르마'는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람도 우정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언터처블 : 1%의 우정]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델과 필립의 진정한 우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업사이드]는 그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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