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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 홉스 & 쇼] - 차별화와 동질감이 균형잡힌 스핀오프
12  쭈니 2019.08.19 18:01:35
조회 120 댓글 0 신고

감독 : 데이빗 레이치

주연 : 드웨인 존슨, 제이슨 스타뎀, 이드리스 엘바, 바네사 커비

빈 디젤이 없는 '분노의 질주'라고?

2001년 9월에 국내 개봉한 [분노의 질주]는 처음엔 그렇고 그런 액션 영화처럼 보였다. 내용은 1991년 국내 개봉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키아누 리브스, 패트릭 스웨이지 주연의 [폭풍 속으로]를 노골적으로 따라 했고, 빈 디젤, 폴 워커라는 주연진도 낯설기만 했다. 그나마 [드래곤하트], [데이라잇]을 연출한 롭 코헨 감독의 이름이 있었기에 나는 극장으로 향했고, 큰 기대 없이 영화를 맞이했다.

하지만 [분노의 질주]는 엄청났다. 영화를 관통하는 스트리트 레이싱의 어마어마한 스피드와 영화를 휘어잡는 빈 디젤의 카리스마는 그야말로 내 입을 쩌억 벌어지게 만들었다. 나는 [분노의 질주]를 보며 새로운 감각의 액션 영화가 탄생했다며 흥분했었다. 그리고 [분노의 질주]를 향한 내 흥분은 2002년 10월에 국내 개봉한 [트리플 엑스]로 이어졌다. 롭 코헨 감독과 빈 디젤이 다시 손을 잡은 이 액션 영화는 빈 디젤이라는 이름을 내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시켜 놓았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2003년 9월에 국내 개봉한 [분노의 질주 2]에서는 빈 디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없었고, 빈 디젤이 없는 '분노의 질주'는 앙꼬 없는 찐빵이라 외치며 나는 [분노의 질주 2]를 외면했다. (같은 이유로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를 나는 보지 않았다.)

내 외침이 통했던 것일까? 빈 디젤은 2009년 4월에 국내 개봉한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로 돌아왔다. 이후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나의 최애 액션 영화 시리즈가 되었다. 특히 폴 워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의 유작이 된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을 보면서는 액션 영화를 보며 처음으로 눈물을 짓기도 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가 개봉했다. 그런데 이 영화엔 빈 디젤이 안 나온다. 과연 나는 빈 디젤이 없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빈 디젤의 빈자리는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이 메꾼다.

빈 디젤은 누가 뭐래도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간판스타이다. 그가 없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분노의 질주 2]와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로 이미 확인되었다. 하지만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는 빈 디젤이라는 안전한 선택보다는 조금은 위험하지만 시리즈의 확장을 더 원했다. 그리고 그렇게 위험한 선택 뒤에는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이라는 걸출한 두 액션배우가 버티고 있다.

드웨인 존슨이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처음 출연한 것은 2011년 4월에 국내 개봉한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였다. 당시 루크 홉스(드웨인 존슨)는 냉철한 정부 요원으로 도미닉(빈 디젤)과 브라이언(폴 워커)을 뒤쫓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2013년 5월에 국내 개봉한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에서부터는 도미닉과 브라이언의 조력자로 등장한다.

흥미롭게도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은 악당 쇼 가문이 처음으로 등장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의 빌런 오웬 쇼(루크 에반스)는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의 동생으로 데카드 쇼는 동생의 복수를 위해 2015년 4월에 국내 개봉한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에서 도미닉과 브라이언을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몰아붙인다. 하지만 데카드 쇼 역시 2017년 4월에 국내 개봉한 [분노의 질주 : 더 익스트림]에서 '분노의 질주' 패밀리의 일원이 된다.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는 루크 홉스와 데카드 쇼의 케미를 눈여겨본 제작진이 스핀오프로 기획한 영화로, 만약 이 기획이 성공한다면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확장성은 마치 MCU처럼 무궁무진하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액션에 SF까지 가미되다.

자! 도미닉은 없다. 하지만 도미닉만큼이나 우락부락하고 터프한 홉스와 쇼가 버티고 있다. 이 어마 무시한 두 근육질의 사나이와 맞설 상대는 누굴까? 의외로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의 빌런은 한때 데카드 쇼의 동료였던 브릭스턴(이드리스 엘바)이다. 물론 이드리스 엘바는 MCU에서 헤임달을 멋들어지게 연기한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가 맞지만 그래도 액션 영화에서 잔뼈가 굵은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과 비교해서 너무 약해 보인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사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도미닉을 가장 극한 상황으로 몰아간 빌런은 [분노의 질주 : 더 익스트림]의 첨단 테러 조직의 리더 사이퍼(샤를리즈 테른)였다. 사이퍼는 첨단 장치들을 이용해서 도미닉을 협박했고, 결국 도미닉이 동료를 배신하고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게끔 만들었다. 사이퍼가 위력적이었던 것은 바로 그것이다. 힘대힘으로 맞붙는다면 사이퍼는 도미닉의 대결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이퍼에겐 힘보다 더 막강한 첨단이 있었던 것이다.

브릭스턴도 마찬가지이다. 브릭스턴이 일대일로 루크 홉스, 혹은 데카드 쇼와 맞붙는다면 백전백패는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그에겐 첨단 장비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계 몸이 있었다. 기계를 통해 강화된 브릭스턴의 육체는 총알조차 튕겨 나가게 만들고,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여 최적의 공격을 산출하는 기능까지 장착되어 있다. 이건 뭐 인간이 아닌 '터미네이터', '로보캅'이다. 잠깐, 이 영화의 장르가 액션이 아니었던가? 맞다. 하지만 브릭스턴을 통해 SF가 가미된 것이다. 이러한 SF적 설정은 기존의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차별화된 것으로 영화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분노의 질주'이다.

자! 이쯤 되면 이 영화의 제목에 왜 굳이 '분노의 질주'를 붙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빈 디젤도 없고, SF가 가미된 이 영화는 기존의 '분노의 질주'와 완전히 다른 독립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가 '분노의 질주'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영화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바로 이 영화의 본질이 바로 가족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분노의 질주]는 가족의 이야기였다. FBI요원인 브라이언은 폭주족으로 위장하여 도미닉 패밀리에 잠입한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도미닉의 여동생 미아(조다나 브류스터)와 사랑에 빠지면서 가족과도 같은 도미닉을 체포해야 하는 자신의 상황으로 인하여 딜레마에 빠진다. 결국 브라이언은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에서 FBI를 그만두고 브라이언을 탈옥시키며 본격적으로 도미닉의 가족이 된다. 이후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점차 도미닉 패밀리를 늘려 갔고, 그들은 비록 피로 맺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보다 더 끈끈한 정을 발휘하며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갔다.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도 결국은 가족의 이야기이다. 가족과 의절한 채 홀로 어린 딸을 키우며 살아가던 루크 홉스와 여동생 해티(바네사 커비)와 관계가 소원해진 데카드 쇼는 브릭스턴이라는 최악의 적과 맞서기 위해 결국 가족의 힘으로 똘똘 뭉친다. 특히 영화 내내 계속된 루크 홉스와 해티 쇼의 러브 라인은 홉스와 쇼 가문이 결혼으로 인한 가족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 브라이언이 미아와의 사랑을 통해 도미닉의 가족이 된 것처럼 말이다.

이런 스핀오프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는 강화 인간이라는 SF적 소재를 통해 기존의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차별화를 선언한다. 그러면서 가족의 재구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기존의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의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이건 굉장히 영리한 전략이다. 너무 차별화에만 힘을 쏟으면 아무리 스핀오프라고 해도 굳이 '분노의 질주'라는 제목을 갖다 붙일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렇다고 너무 기존 시리즈의 공식을 답습한다면 빈 디젤의 빈자리만 크게 느껴질 것이다.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는 그 중간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며 성공적인 스핀오프를 탄생시켰다.

영화 마지막에 첨단 무기로 무장한 브릭스턴 일당에 맞서 루크 홉스의 가족들이 고전적인 무기를 들고 맞서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브릭스턴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기계 몸으로 대체하는 인간의 인위적 진화를 신봉하는 자이다. 그런 그에 맞서 오히려 아주 오래전 방식으로 맞서는 홉스 패밀리의 모습은 색다른 액션을 선사함과 동시에 인간의 진화가 기계화된 비인간화가 될 수 없음을 역설하고 있다.

액션과 SF 그리고 가족 드라마와 코미디까지 뒤범벅이 된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를 정신없이 즐기다 보니 이 영화의 감독이 궁금해졌다. 알고 보니 [존 윅], [아토믹 블론드], [데드풀 2]를 연출한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더라. 어쩐지 [존 윅]의 피 칠갑 액션, [아토믹 블론드]의 세련된 영상미, [데드풀 2]의 배꼽 잡는 유머가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더라니... 이제 빈 디젤의 '분노의 질주'와 더불어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가 쏘아 올린 스핀오프 시리즈의 무궁한 확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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