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섹스 그리고 약간의 반전이 들어간 적은 제작비로 만든 저렴하고 싸구려 티가 잔뜩 묻어나는 이탈리아 지알로 영화는 어떤 식으로 보든 그다지 높은 평가는 어렵지만 그런 영화가 때로는 보고 싶기도 해 (에드위그 페네치가 보고 싶어서) 간만에 찾아보게 됐다.

괜히 뭔가 있어 보이려고 하는 것 같은 긴 제목이지만 영화를 다 본다면 그럭저럭 알맞은 제목이기도 한 ‘너의 죄악은 밀실, 오직 나만이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에로틱 스릴러면서 (살인이든 섹스든) 자극을 최대한 내세우는 지알로 영화의 구성을 잘 지켜주고 있다.

지알로 영화답게 이 영화도 뭔가 음산한 분위기를 만들며 걸핏하면 살인이 있고 섹스로 채우고 있다. 그러다가 반전을 만들어내며 사건이 해결된다. 다만 이 영화는 그 반전에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검은 고양이’를 덧대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었다. 그건 나쁘지 않았다. 저걸 그런 식으로 활용하면서 반전을 만들 줄은 생각 못했다.

이탈리아의 한적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섹스 그리고 배신과 복수의 사중주는 엄청난 긴장과 짜릿한 전율은 부족하지만 그럭저럭 볼만하게 해주고 있고 딱히 납득시킬 생각도 없이 영화의 군데군데를 섹스 장면으로 채워 넣고 있다(그냥 틈만 나면 보여준다).

가학적 남성과 그런 폭력적 성향의 남성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 그리고 갑작스럽게 등장한 매혹적인 (문란한 혹은 자유분방한 성생활의) 여성이 등장하고 있고 이성애든 동성애든 섹스에 관해서는 (당시로서는) 다룰 것 다 다뤄내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볼만한 영화가 아니고 짜임새도 정교하지 않아 대충 보게 만들지만 뜻하지 않게 덜미가 잡히는 부분에서는 꽤 참신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지알로 영화는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람 죽이고 벗은 몸 보여주고 섹스 하는 장면들로 채우다가도 막판에 있는 반전이 있어 딴짓하면서 보다가도 끝부분은 눈여겨보게 된다.

이번에도 그 반전 때문에 어수선하고 싼티나지만 그래도 적당하게 즐기게 해준다. 눈요기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