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차 세계대전과 우드로 윌슨 대통령
1차 세계대전과 우드로 윌슨 대통령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하고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프린스턴대학의 교수를 거쳐 대학 총장까지 역임했다. 총장으로서 많은 개혁을 추진하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한 그는 태프트와 루즈벨트의 분열로 공화당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민주당 대표로 대통령에 당선된다.
윌슨은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주로 내정에 집중하기를 원했지만, 미국은 이미 더 이상 세계와 격리되어 지낼 수 없는 제국이었다. 특히, 뒷마당인 남미에서 미국의 역할을 절대적이었다. 윌슨 내각의 첫 공식 회의 의제는 멕시코 문제였다. 이 회의에서 윌슨은 정부의 외교 정책 원칙을 천명했다. “상호 협력은 법을 근거로 한 정의로운 정부가 존재할 때만 가능하며, 그렇지 않은 정부와는 불가능하다. 정의로운 정부란 통치를 받는 사람들의 동의를 근거로 하며 법치와 공적 양심과 동의 없이 자유는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 원칙이 지켜지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파나마 운하의 완성이 다가오면서 윌슨은 재차 자신의 외교 원칙을 천명했다. 그는 파나마 운하가 전 세계의 무역발전과 자유의 확산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전임자들이 미국의 제국주의를 실제 영토까지 취하는 제국주의로 확장한 것을 거부하며 “미국은 인권, 국가의 공익이 경제적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미국은 앞으로 단 한 치의 땅도 정복으로 확장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미 제국은 다른 지역의 제국과는 다를 것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그 무렵 바다 건너편에서 또 다른 위기와 혼란의 시작을 알리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세계 제1차 대전은 악마에라도 홀린 듯 순식간에 유럽 전역으로 퍼져갔다. 유럽 전역이 서로 뒤엉켜 전쟁을 했지만, 대서양이라는 완충지대를 두고 있던 미국은 유럽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미국의 여론은 전쟁을 처음 일으킨 독일에 부정적이었다. 유럽의 전쟁으로 윌슨도 자신이 이상적으로 추구했던 외교 원칙을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윌슨은 중립을 강조했지만, 한편으로는 유럽의 평화를 위해 하우스 대령을 비밀 특사로 파견했다. 하우스는 영국, 프랑스, 독일 측 인사들과 줄줄이 의견을 교환했다. 하지만 평화 협정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었다. 1915년 5월 7일, 독일의 U보트가 아무 경고 없이 루시타니아호에 두 발의 어뢰를 발사했고, 사망자 중 128명이 미국인이었다. 루즈벨트 前대통령은 당장 전쟁을 선포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윌슨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는 군중 앞에서 연설하며 “우리는 싸우기에 너무도 명예롭다.”라고 했다. 이 표현은 100명이 넘는 미국인이 죽은 사건에 대해 너무도 무책임한 소리로 들렸다. 독일인에 대한 미국인의 증오는 점점 커졌다.
독일은 잠수함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미국인의 사망이 이어졌다. 유럽의 사태가 악화되자 윌슨은 매파와 비둘기파 모두에게 비난을 받았다. 여론이 윌슨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자 윌슨도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윌슨은 본격적인 전쟁 준비를 위해 우선 국민을 설득해야 했다. 그는 전쟁 참여 여부를 떠나 미국이 더는 안전한 섬처럼 세상과 떨어져 살 수만은 없으며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재선에 성공한 윌슨은 1917년 3월 31일 의사당에서 양원 합동 연설을 했다. “인권을 위해 우리는 한 당사자로 나서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모든 힘과 자원을 활용하여 독일과의 전쟁을 끝내야 합니다. 세상은 민주주의를 위해 안전해야 합니다.” 17세기 초, 영국의 식민지로 출발했던 미국이 이제 유럽을 구하기 위한 전쟁에 나섰다.
이 무렵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레닌은 중앙 유럽 국가들과 협상에서 몇 가지 중요한 원칙들을 제시했는데, 전쟁 중에 무력으로 점령한 지역에 대한 영토권 부정, 강제로 병합된 국가의 독립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선언을 접한 윌슨은 레닌이 제시한 원칙에 자기 생각을 가미한 선언서를 준비했다. 바로 여기서 유명한 윌슨의 14개 원칙이 정리되었다. 영국 로이드 수상은 이를 ‘자결의 원칙’이라고 불렀다.
제1조부터 제4조의 내용은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내용으로 공개적 외교, 해상의 자유, 경제 장벽의 제거 및 무기 감축의 내용이었다. 제5조부터 제13조는 해당 국가에 적용하는 원칙들이었고 마지막 제14조는 국제리그의 결성 원칙이었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평화협상의 기준이 되었고, 3.1운동에도 영향을 미친 <윌슨의 14원칙>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어지는 승전, 베르사유 조약, 국제연맹 등의 이야기는 책에서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