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하루 전 우연치 않게 코엑스에서 열리는 메가토크 예매에 성공하여,

하루일찍 관람하게 되었다. 평소에 연기력과 작품선정에 있어 항상 코드가 맞는

‘유재명’·‘이성민’ 두 배우의 주연 영화로 영화의 스토리나 소재에 상관없이

믿고보는 배우들을 보고 영화관람을 선택하게 되었다. 영화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역시 믿고 보는 배우들이라는 수식어는 괜히 있는 게 아님을 다시 한번 보여준 영화였다.

＊ 해당 부분부터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쫄깃한 스릴러 대신 징글징글한 스릴러!

<비스트>의 소재는 추적 스릴러로써 여타 공포영화나 스릴러 영화들과는 별반 다르지

않게 보이지만, 비스트만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스릴러’의 속도조절이다.

보통 스릴러라고 한다면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쫄깃함과 흥미진진함이 기본적인데,

비스트에서는 이 스릴러의 속도를 질질 끌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오히려 애태우게 했다.

긍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징글징글한 것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고, 부정적으로 표현하자면

고구마를 몇 개를 동시에 먹은듯한 답답한 전개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비스트>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게 되었고, 스릴러의 속도 조절은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는 부분에서는 신선하였지만, 결과적으로 관객은 ‘적응’ 보다는 ‘외면’을 선택하였다.

■ 서론이 빠진 채 본론과 결과만 있는 스토리

이번 비스트의 특징이자 최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의 스토리나 인물관계를

보게 된다면 비스트가 2편이고 1편이 따로 존재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인물들 간의 관계는 왜 저렇게 치고받고 싸우는지 등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 매끄러운 흐름이

아닌 뭔가 놓치고 이해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원인을 지워버리고 결말만을 향해 보여주는 

느낌이 강했다. 메가 토크에서 감독님이 왜 인물관계도가 이렇게 되었고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지 않았다면 나 역시도 결말을 봤음에도 이해가 안 갔을 것이다. 감독님의

의도는 관객들이 예측하고 맞춰가길 원했다고 했지만, 과거에 관하여 예측할만한 이야기나

단서를 예측 가능케 하도록 흘리지 않았기에 이보다 불친절할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니아층이 아닌 이상에는 이런 이야기들을 찾아보지 않는 게 당연한 부분인데, 러닝타임

동안 이야기들을 다 풀어놨으면 비스트를 이해하는 데에 조금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한다.

■ 배우들의 연기력 하나만큼은 정점에 달했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분위기가 상당히 묵직하고 무거웠다. 대사 한마디가 배우들의 연기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만큼 영화와 연기는 변화무쌍하였다. 스토리는 매우 아쉬웠지만, 

배우들의 살 떨리는 연기력이 단점을 조금이나마 상쇄시켰던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아쉬웠다면 아마 중간에 졸거나 잤을 것 같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이 영화에서 가장 빛이 나고 한 줄 평을 한다고 하여도 배우들의 연기력을 제일 손꼽을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러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주·조연의 경계선 

없이 모두가 연기력 하나로 단합된 영화일 정도로 상상 이상의 연기력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