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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스런 키스] - 분명 시대착오적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솔직히 재미는 있더라.
12  쭈니 2019.06.17 13:19:39
조회 273 댓글 0 신고

감독 : 프랭키 첸

주연 : 왕대륙, 임윤

현대판 '신데렐라'?

프랑스의 작가 샤를 페로가 민담으로 전해내려오는 것을 1697년 동화집 <옛날 이야기>에 수록하며 처음 출판된 '신데렐라'는 1950년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계모와 두 언니 밑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신데렐라'가 요정의 마법으로 왕자의 무도회에 참가하고, 결국 왕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콜레트 다울링은 신분이 낮은 여성이 신분이 높은 남성을 만나 결혼함으로써 한순간에 신분이 상승한다는 '신데렐라'의 내용을 인용하여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심리 용어를 만들어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남성에게 의탁하여 안정된 삶을 꾀하려는 여성의 심리상태를 일컫다. 결국 현대에 와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신데렐라'는 스스로의 능력으로 사회적 성공을 이루려 하지 않고, 남성에게 의존하려는 자존감 낮은 여성의 대명사가 되고 만 것이다.

이렇게 '신데렐라'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면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의미 또한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신데렐라'는 로맨스 소설, 영화가 자주 사용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만의 로맨틱 코미디 [장난스런 키스]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장즈수(왕대륙)를 짝사랑하는 위안샹친(임윤)의 사랑 성공기를 다룬 이 영화는 요즘에도 이런 영화가 통할까 싶을 정도로 시대착오적 내용을 담고 있지만, 별생각 없이 영화를 보다 보면 의외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와 모든 것이 평범한 여자

장즈수는 완벽한 남자이다. 명문 두난고에서 천재 중의 천재만 모인다는 A반에서도 결코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이며, IQ가 200에 달하고, 그것도 모자라 얼굴까지 잘 생겼다. 기업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 부자이고,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을 테니 장래까지 창창하다. 이쯤 되면 동화 속 왕자가 결코 부럽지 않다.

그와는 달리 위안샹친은 평범하다 못해 오히려 평균 이하이다. 아버지의 희생으로 어렵게 두난고에 입학했지만 둔재 중의 둔재만 모인 F반 소속이고, 학교 근처에 얻은 집이 무너지며 노숙자 신세까지 되고 만다. 어렵게 아버지의 옛 친구의 도움으로 대저택에 얹혀살게 되었는데, 운 좋게도 그곳이 바로 장즈수의 집이다.

장즈수와 위안샹친의 첫 만남부터 우연의 연속이다. 어쩌다 보니 두 사람은 첫 키스를 하게 되었고, 그날 이후로 장즈수를 향한 위안샹친의 덕질이 시작되었는데, 또다시 우연에 의해 장스수와 같은 집에 살게 되었으니 이것은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난스런 키스]는 이렇게 모든 것이 평범한 여자 위안샹친이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 장즈수를 만나 사랑에 성공한다는 어찌 보면 너무 단순한 내용이다.

위안샹친은 장즈수에게 모든 것을 맞춰야 하나?

[장난스런 키스]는 영화 자체가 1부와 2부와 나뉜 듯하다. 1부는 아버지의 기대에 맞춰 우등생의 삶을 살던 장즈수가 자신을 짝사랑하는 위안샹친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길이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1부는 장즈수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2부는 대학에 들어간 장즈수와 위안샹친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내용인데, 장즈수는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의사로서의 꿈과 아버지가 원하는 회사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현실 앞에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꿈을 선택하고, 그 꿈을 응원해준 위안샹친의 사랑도 받아들이게 된다.

분명 해피엔딩이다. 그런데 위안샹친의 입장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자. 위안샹친의 아버지는 가난하지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투자해서 위안샹친을 명문 두난고에 보냈다. 그런데 위안샹친은 두난고에서 공부 대신 장즈수 덕질에 여념이 없다. 위안샹친은 대학도 장즈수를 따라갔고, 장즈수가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자 자신은 간호사가 되어 장즈수를 돕겠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나왔듯이 위안샹친은 간호사로서 자질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결국 위안샹친은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장즈수를 위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시대착오적 로코지만 재미는 있다.

결국 장즈수는 적성에도 맞지 않는 간호사가 되어 자신을 위해 그토록 안간힘을 쓰고 있는 위안샹친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장즈수는 자신만을 위해 노력하는 여자 위안샹친을 만났고, 위안샹친은 그토록 원했던 장즈수의 사랑을 획득했으니 그야말로 모두에게 해피엔딩이다. 분명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는...

로맨틱 코미디는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영화적 재미로 삼는 장르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난스런 키스]는 여성 관객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준다. 장즈수처럼 완벽한 남자가 평범한 나의 사랑을 받아준다는 것, 그것 자체가 '신데렐라'를 기반으로 한 사랑의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반대로 [장난스런 키스]는 남성 관객의 판타지도 충족시켜 준다. 요즘처럼 여성의 자의식이 강한 시대에 나만을 바라보고, 나만을 위해 노력하는 여자라니... 그런 여자와 결혼하면 편하지 않을까? 어쩌면 내가 [장난스런 키스]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판타지가 충족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장난스런 키스]의 원작은 1990년부터 1999년까지 연재된 타다 카오루의 일본 만화이다. (타다 카오루가 1999년 3월 사망하며 미완결로 남았다고 한다.) 이후 일본, 대만, 한국, 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일본에서는 3부작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장난스런 키스'는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야기답게 [장난스런 키스]는 2시간 동안 별생각 없이 보고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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