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경찰> - 아저씨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감독님
<저의 리뷰는 관점에 따라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저씨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감독님
엄마랑 영화를 보기로 해서 보긴 보야겠는데 가장 무난했던 <돈>은 친구랑 봤고 <우상>, <악질경찰>중 뭘 볼까하다가 둘다 엄마랑 안맞을것 같고 엄마는 <우상> 보고 싶다는데 갑자기 <악질경찰> 보고 싶다 하고 그냥 다음에 재밌는걸로 확실히 보자 하다가 그냥 <악질경찰> 선택해서 보고 왔다. 알바 면접갔다가 살이나 빼란식으로 돌려 말하기 시전 당하고 기분 안좋았는데 그래도 엄마랑 간만에 영화 보러가니 새롭다. 한달에 한편은 꼭 봐야지 봐야지 하는데 그게 힘드네
창고 영화. 개봉을 하지 못하고 묵혀 있다가 개봉하는 영화를 부르는 말. 창고 영화중에 흥행한 작품이 있을까? 물론 영화가 세상에 못나오는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다 그런 이유가 있는것 같다라는 말까지 같이 나오는건 영화에 문제가 있는것 같다. 이 영화도 그렇다. 도대체 뭘 본건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달리는데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거지? 그래 제목은 <악질경찰>이야. 그럼 경찰의 나쁜 모습을 진득히 보여주거나 할줄 알았는데 이게 나쁜 모습인건 알겠는데 그래서 뭐 어쩌잔거지 도대체? 심지어 영화 중간에 갑자기 나타나는 세월호 이야기는 영화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밑도 끝도 없이 세월호 소재를 같다 붙히면 의미를 부여해서 영화를 봐야되는건지 그냥 그렇게 보면 되는건지 혼란이 생긴다.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것 같긴 한데 그냥 내가 볼땐 이 영화 자체에는 어울리지 않았던 이야기였고 흔하더라도 그냥 한 경찰의 모습에만 집중 했더라면 흐름이 끊기거나 소재와 설정이 따로 노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이선균 이라는 배우에게 과하다는 느낌을 처음 들게 한 영화 <악질경찰>. 조화가 전혀 되지 않은 혼합스러운 작품에 혼란스러운건 관객들 뿐일것 같다.
어디서 많이 본것 같다. <아저씨> 이후 히트작이 없는 고생 꽤나 하셨을듯한 이정범 감독님의 신작이다. 물론 그 뒤 <우는 남자> 하나 밖에 안찍으셨고 그 작품이 망해서 이번 작품에 심열을 기울이셨겟지만 내가 <우는 남자>를 안봐서 그런지 몰라도 <아저씨> 라는 영화에서 벗어나질 못하신것 같다라는 생각을 감히 해보게 된다. 아니 벗어나지 못한게 맞을지도 모른다. 한 남자, 한 소녀. 왠지 모르게 느낌이 비슷한 두 영화를 비교하기엔 <악질경찰>이 너무 심각하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자신의 대표작에서 벗어나지 못한 감독님의 한계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해보게 된다. 끼워맞추기 일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 안다. 감정 변화마저 비슷해버리니. 청소년 관람 불가라서 액션 같은 볼거리라도 남아 있겠지 하고 끝까지 집중해서 보지만 거친 욕설만 난무하다 끝나는, 화끈한 액션 따위는 없었던 한 소재를 끼얹어 특별한 척 하고 싶었던, 제 2의 B급 아저씨, 아니 창고영화
- 아저씨는 정말 운빨이였을지도
- 창고영화는 정말 믿고 걸러야 되는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