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으로 남은 오슨 웰슨의 유작.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 영화에 참여했던 이들이 폭풍 같던 나날을 회상한다. 천재의 마지막 열정과 토혼을 회고한다.”

참고 : https://namu.wiki/w/%EC%98%A4%EC%8A%A8%20%EC%9B%B0%EC%8A%A4

Orson Welles

1915.05.06 – 1985.10.10 

어제 사망한 오슨 웰스는 평생 그래왔듯이

여러 편의 작품에 관여하고 있었습니다

전도유망했던 감독 인생이 막을 내렸습니다

그는 '시민 케인'을 만든 거장이었고

'우주 전쟁'으로 미국을 죽음의 공포에 빠뜨렸었죠

오슨은 태어나자마자 천재로 불렸습니다

두 살에 글을 읽었고 열 살에 셰익스피어를 연기했죠

안타깝게도 그의 말년은 초년의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점점 일을 줄었고 체중이 엄청나게 불었죠

완성하는 영화가 없었습니다

세계적인 감독이 주인공이라 자전적 영화로 추측됐던

'바람의 저편' 역시 미완성으로 남겨졌습니다

오슨 웰스

만약 영화광이라면 흔히 말하는 시네필 Cinephile 이라고 자부하고 생각한다면 오슨 웰스를 모른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알고 있어야 하는 이름이고 알아야 하는 이름이다. 더 솔직히 말한다면 알고 있어야만 하는 이름이다. 반드시.

영화에 대해서 말할 때 수많은 거장을 말하게 될 때 과연 오슨 웰스를 빼놓고 말할 수 있을까? 쉽진 않을 것 같다. 히키콕을 뺄 수 없듯 구로사와 아키라를 뺄 수 없듯 그도 빼놓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고? 그는 최고고 최고였고 최고니까.

이처럼 칭송으로 가득한 오슨 웰스지만 그의 경력을 그리고 삶을 들여다보면 영광보다는 좌절과 비운이 더 도드라졌고 그 스스로도 만족스럽기 보다는 애석하고 아쉬움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말할 것이다. 안타까움과 한숨으로 절로 나오는 삶이었다.

지금은 찬사로 가득하지만 살아생전에는 온갖 냉대만이 있었다. 느닷없이 영화계에 등장해 만든 첫 연출작인 ‘시민 케인’은 글자 그대로 완전무결한 영화였고 그의 이름은 불멸의 이름이 되었지만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선 이후 항상 놀라운 작품을 만들었어도 제작사는 불만과 의심했고 흥행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배우로도 활동해 좋은 모습도 보여줬지만 언제나 홀대 받았고 만들고 보여주고 싶은 것 많았어도 부족한 지원으로 항상 어렵기만 했다.

재능을 제대로 발휘된 적 얼마 없었다. 너무 많은 재능을 줬기 때문일까? 그게 아니면 제대로 쓰질 못했기 때문일까? 여러 가지로 애석하고 불운한 사람이었다.

오슨 웰스는 ‘시민 케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영화가 너무나 걸작이고 모든 것이 완벽한 작품이라 그 이후의 영화가 묻히게 되었지만 ‘위대한 엠버슨 가’도 훌륭했다 생각하고 그 이후의 ‘스트레인저’나 ‘상하이에서 온 여인’, ‘멕베스’, ‘오셀로’, ‘악의 손길’ 등 ‘시민 케인’ 이후 항상 그보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단지 ‘시민 케인’만으로 그를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의 마지막 영화 ‘바람의 저편’을 어떤 식으로 만들었는지에 관한 (만들려고 했는지에 관한) 다큐멘터리 ‘오슨 웰스의 마지막 로즈버드’는 지루할 틈 없이 흥미롭기만 했다. 그리고 슬프고 안타까웠다.

바람의 저편

오슨 웰스는 ‘바람의 저편’을 자신의 마지막 영화라 생각했고 이 영화를 통해서 자신의 영화 세계를 완성시키려 했다. 다만 ‘시민 케인’ 등 이미 걸작으로 평가받는 영화들과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전작 ‘거짓의 F’에 이어지는 다큐와 영화가 뒤섞인 방식으로 만들려고 했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구석들이 있지만 뭔가 기대하게 되는 영화이기도 했다. 아쉽게 미완성이 되었지만.

이 다큐는 그가 어떻게 ‘바람의 저편’을 만들었고 (만들려 했고)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완성의 꿈을 잃지 않던 모습과 ‘시민 케인’으로부터 시작해 ‘바람의 저편’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영화를 만들었는지 되짚고 있다.

기존의 모든 것이 빈틈없이 채워진 영화들에서 점점 실험적으로 변화되어가는 과정과 함께 늙고 살이 쪄가는 모습이 더해지고 있고 가장 가까이서 그를 지켜보고 있던 이들을 통해 오슨 웰스가 어떤 사람이었고 ‘바람의 저편’은 어떤 영화였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오슨 웰스 자신이 반영된 자전적인

풍자와 냉소 그리고 분노가 깃들어진

그렇지만 결국 만들어지지 못한

‘바람의 저편’이 무슨 영화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다큐는 한편으로는 거장의 마지막 영화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걸 만들기 위해 했던 온갖 애달픈 노력과 항상 오해(놀림)받았고 그런 취급에 넌더리 난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이기도 했다.

이제는 숭배의 대상이지만 생전에는 온갖 기구함으로 가득했던 그의 삶을 알 수 있는 다큐였다. 끝끝내 자신의 영화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그의 삶을 지켜봐야 하는 유감으로 가득한 다큐이기도 하다.

참고 : 이런 다큐에 꼭 등장하는 피터 보그다노비치는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그에게 큰 관심이 없다가도 여러 다큐에서 등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꽤 궁금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