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 한 가운데 따로 세워진 교회. 신기하게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의 냉혹함과 비정의 이미지와는 달리 근엄하게 설교를 하고 있다. 이 고요함은 도중에 뛰어든 한 사나이로 의해 깨어진다. 갑자기 목사를 향해 권총의 방아쇠가 당겨진 것이다. 도망치던 목사는 지나던 한 젊은이의 차에 실려진다. 이것은 두 사람의 기막힌 인연 젊은 라이트풋은 자동차 도둑, 클린트 이스트우드, 썬더 볼트는 지난 날의 악명높은 강도, 이 두사람은 또다시 옛날 실력들을 발휘하여 현금 강도를 하게 되고.”

당신이 좋을 뿐이에요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우린 잘 어울릴 거예요

젊음은 마음먹기에 달렸죠

어디로 가는 거야?

난 준비됐어

글쎄, 할 일이 없을 땐

무작정 가고 보는 거야

있잖아...

범죄자란 생각은 들지 않아

뭔가를, 훌륭한 걸 이룬 것 같아

내 자신이 자랑스러워

영웅 같은 기분이 들거든

마이클 치미노

마이클 치미노처럼 찬사와 (찬사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악명이 뒤따르는 감독이 있을까? 아마 없으리라 생각된다. 찬사가 묻힐 정도고 악명만 기억날 정도로 그의 이름은 밝음과 어둠이 항상 함께한다. 그리고 그늘이 항상 더 짙다.

디어 헌터

마이클 치미노를 말할 때 ‘디어 헌터’를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 영화 중 최고작으로 항상 꼽히는 영화고 흥행과 비평 모두 만족스러웠던 영화였다. 마이클 치미노는 이 영화로 천재 소리를 듣게 되었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총아가 되었다.

천국의 문

그러나 곧이어 만든 ‘천국의 문’은 제목과 정반대로 지옥의 문이 되었고 여전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엄청난 실패를 맛보게 되었다. 얼마나 심각한 실패였으면 제작사가 부도날 정도였으니까. 이 영화만으로 그렇게 된 것인지 그게 아니면 좀 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승승장구하던 마이클 치미노는 이 영화의 실패로 철저히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대도적

‘대도적’은 항상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마이클 치미노의 첫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고 있고 젊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그보다 더 젊은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가는 영화였다.

‘디어 헌터’를 생각한다면 특별할 것 없고 대단할 것 없는 영화지만 그럭저럭 볼만하고 제프 브리지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특히 눈여겨보게 되는 영화였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냥 클린트 이스트우드였다.

두 도둑 혹은 사기꾼

썬더볼트와 라이트풋이라는 아리송한 각자의 이름

그들은 우연하게 만나고 

계획 없이 도망치다 우연히 도둑질을 계획한다.

계속해서 이동을 하며 여행을 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여러 상황을 겪게 되는 이야기 구성 때문에 일종의 로드 무비라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어울리는 것 하나 없는 주인공 둘이 이런 저런 사건들을 통해서 서로에게 우정을 느끼게 된다는 점에서는 버디 무비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과거에 성공했던 금고 털이를 새로운 상황에 맞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더해져 하이스트 / 케이퍼 무비로 분류해도 틀리진 않을 것이다.

이처럼 ‘대도적’은 여러 장르가 뒤섞여져 있고 그것들이 잘 어울려지도록 안정감 있는 연출을 하면서 여유 있고 느긋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나른한 분위기와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진행 그리고 갑작스러운 비극이 더해져 조금은 당황스러운 마무리를 내놓고 있다.

사람들에 따라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구석들 찾을 수 있겠지만 이런 영화에 큰 애정이 없어서인지 웃기려 하다가 갑작스럽게 진지하려고도 하는 들쭉날쭉한 방식이 익숙하지 않기만 했고 마지막 마무리는 좀 뜬금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의도한 결과물이라면 어떤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성공했다 말할 수 있어도 마음에 드는 진행이 아니라 그냥 그렇기만 하다.

이 영화 다음이 ‘디어 헌터’라는 것을 떠올리면 엄청난 도약이 어떤 식으로 이뤄진 것인지 궁금해지게 된다. 이것만 봐서는 전혀 ‘디어 헌터’를 생각할 수 없었으니까. 

1970년대 혹은 1980년대까지 시대에 냉소적이고 별의별 반영웅으로 가득하던 시절에 어울리는 영화였고 그 시절을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