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그래서 난 내가 되기로 했다
그래서 난 내가 되기로 했다
우리는 모두 세상의 규칙에 적절히 맞춰 가기 위한 내 모습과 진짜 내 모습을 가지고 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진정한 자기 모습을 드러내거나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특히 회사나 학교에서와 같은 단체 생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어떤 문제데 대해 대다수의 사람과 다른 생각과 의견 혹은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경우에도 남의 눈치를 보면서 드러낼지 말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대개 우리가 불행해지는 경우는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진짜 내가 알고 있던 나처럼 행동하지 못하게 될 때다.
<어떻게 나로 살 것인가>의 저자이자, 세계 최고의 라이프 코치로 극찬 받는 ‘로렌 헨델 젠더’는 우리의 인생이 행복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가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그녀가 자신의 책에서 했던 말을 잠시 살펴보자.
“나 자신을 속인 모든 거짓말이 나를 외롭게 만들었다. 나를 지키기 위해 했던 온갖 거짓말은 결과적으로 우리의 삶을 외롭게 만든다. 우리가 가면을 쓰고, 비밀을 만들고, 핑계를 대고, 거짓말을 할 때마다 스스로의 행복, 자존감, 자부심을 그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의 많은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실제로 자기 자신이 아닌 행동을 하거나, 원치 않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타인의 생각과 시선을 너무도 의식해서 하게 되는 실수다. 자신의 삶에 만족감이 높은 사람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애써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지 않는 말들은 사실상 타인에게도 해롭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그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이었던 랄프 왈도 에머슨은 “끊임없이 너 스스로를 다른 무언가로 만들려고 하는 세상에서 너 자신이 되는 것은 정말 위대한 성취다.”라고 얘기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가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행복은 ‘내가 되는 것’에서 온다. 그것은 가면을 벗고 진짜 나와 마주할 때 가능한 일이다.
대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실제 자기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나는, 내가 만들어 놓은 사회 속 가면의 모습보다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가면 뒤에 자기 자신을 감추면 감출수록 자존감의 상처는 더 커지게 마련이다. 가면 뒤의 얼굴에 어떠한 흉터가 있더라도, 그 흉터 또한 나 자신이다. 회복이 불가능한 흉터라면 그냥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태도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가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을 때 가능한 얘기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고, 어디에 살고 싶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생각해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러한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좀 더 나은, 좀 더 원하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온전히 나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이전에 해야 할 일은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경험을 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나 자신을 알려면 끝을 맺지 못한다 하더라도 다양한 것들,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들 혹은 관심 가는 것들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알아 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어떤 게 나다움인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어떤 옷을 입고 사는 것이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갈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 조금씩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일들을 통해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가야 한다. 그러니 행복을 되찾으려면 가면을 벗고 진짜 나와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조금은 부족한 진짜의 나를 사랑해야 한다.
인간에게 가장 큰 행복은
발초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 에라스무스(네덜란드 인문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