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거절을 재정의하라
거절을 재정의하라
(마윈 알리바바 CEO)
이제 50대 초반에 불과한 마윈은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에서도 최고 부자 중 한 명으로 통한다. 그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CEO다. 그의 성공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로지 자수성가로 이뤄낸 것이기에 더욱 빛이 난다. 그리고 이런 그 역시 누구보다 많은 거절의 아픔을 경험했다.
마윈의 삶은 거절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는 중학교 시험에 무려 세 번이나 떨어졌으며, 대학교 시험에도 세 번이나 낙방했다. 하버드 대학교 지원에서는 열 번이나 떨어지는 수모를 겼었다. 하지만 그는 절망하기보다 자신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라 여기며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무엇보다 마윈에게 충격을 준 거절은 따로 있었으니, 중국 맥도날드에 지원했을 때의 일이다. 중국의 경제가 발전하자 미국 맥도날드가 중국에 진출하게 되었고, 이 소식을 들은 마윈은 당장 맥도날드에 입사원서를 보냈다. 이때 맥도날드는 스물네 명의 지원자 중 스물세 명을 뽑았는데, 단 한 명의 낙오자가 바로 마윈이었다. 이뿐이 아니었다. 마윈은 경찰관 모집에도 응시했으나 떨어졌고, 창업 후에도 무수한 실패를 맛보았다. 알리바바는 거절과 실패, 좌절과 절망을 겪은 끝에 마윈이 이룬 거대한 성공이었던 것이다.
정말 미스터리한 일이다. 누구는 단 몇 번의 거절만으로도 깊은 상처를 입는데, 누구는 수십 번, 수백 번의 거절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다시 우뚝 서다니 말이다. 도대체 이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거절의 본질을 파고들고, 그 뿌리를 뽑아버려야 한다.
마윈의 경우 너무도 많은 거절을 당하다보니 어느새 거절에 익숙해져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오히려 그때의 거절과 실패가 성공에 한몫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였다는 것이다. 마윈의 이야기는 거절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거절을 당했던 아픔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마음을 ‘거절감’이라고 표현해보자. 그런데 왜 거절당했던 아픔은 늘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걸까? 아픔이 오면 괴로움이 생기고 두려움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픔이 왜 왔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윈의 경우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거절과 실패의 아픔을 겪었던 것이고, 그래서 그 부족한 점을 보완했더니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렇다. 마윈은 거절과 실패를 단순히 상처나 좌절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바로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봤던 것이다.
다음은 근대 가장 위대한 발명가로 손꼽히는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했을 때의 일화다. 에디슨은 등불을 대신할 발명품으로 전구를 생각하고는 발명에 박차를 가했다.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필라멘트의 발명이 핵심이었다. 문제는 빛을 내기 위해 필라멘트의 재료로 어떤 것을 써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이에 에디슨은 가능한 재료를 모두 적용하며 실험을 해내가기 시작했다. 무려 90가지 재료를 썼는데도 반응이 없자 조수가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이 발명이 불가능하다고 단념한 모양으로, 에디슨에게 이것은 불가능한 실험임을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그러나 에디슨의 생각은 정반대였다.
“우린 90번의 실패를 한 것이 아니라 빛을 낼 수 없는 재료가 90가지인 것을 알아낸 것뿐이네.”
이후에도 필라멘트를 발명해내고야 말겠다는 에디슨의 의지는 계속되었다. 하지만 100번을 넘어, 1,000번, 2,000번의 실패가 이어졌다. 이 정도라면 이제 포기하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에디슨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2,400번째의 실험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드디어 필라멘트에서 빛이 번쩍하고 일어난 것이다. 그렇게 에디슨은 마침내 전구를 발명해냈다.
너무도 유명한 일화지만 굳이 이 에피소드를 꺼낸 이유는 이것이 바로 거절의 철학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도 조수와 에디슨의 반응은 달랐다. 에디슨은 이것이 실패의 이유를 알아내고 성공으로 갈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거절은 좌절과 실패를 안겨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안 되는 이유를 알려주어 되도록 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란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안 되는 이유를 알려주는 것.’
이것은 거절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는 거절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안 되는 이유를 알려주는 것’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 앞에 거절이 다가올 때 절대 불쾌하게 생각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나아가 거절을 통하여 내 모순(약점,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바로 잡으면 다시 성장할 수 있다.
거절은 사람을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가는 힘이 있다. 그런데 이때 어떤 사람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방법의 발견으로 위기를 이겨낸다. 이 또한 거절의 발전적 개념이 가져다주는 결과이다. 거절을 통하여 거절당한 이유를 분석하고 발견하여 발전의 재료로 삼으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 거절이 가지고 있는 발전적 개념들이란 사실을 당신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제 당신에게 있어 거절은 더 이상 피하고 싶은 존재가 아닌 받아들이고 싶은 존재로 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