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을 좀 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며 잊고 있었다. 그 후에도 몇 번이나 어떤 영화를 볼까하고 고를 때 또 고민을 했다. 그러다 이번에 누군가의 추천이 있었고 어떤 영화를 고를까하다 발견하고서는 망설이지 않고 봤다. 몰랐는데 감독이 <시네마 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였다. 거기에 음악도 그 유명한 엔니오 모르꼬네였다. 그 사실을 알았다면 선택에 있어 좀 더 빨리 보게되지 않았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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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올드먼(제프리 러쉬)는 미술 감평사이자 미술 옥션을 진행하는 유명한 인물이다. 그가 어떻게 감정을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진가가 달라진다. 진품 여부도 미세한 차이를 통해 발견한다. 모조품을 만드는 사람이 자신의 특징을 넣는 순간 진품이 안 된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남의 작품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표현할 수 없는 꼴과 형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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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작가가 여러 편을 만들었다면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작가만의 특유한 맛이 있다. 가끔 시치미 뚝 떼고 작품을 출시해서 같은 사람이라는걸 모르는 케이스도 가끔 있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어느 날 올드먼에게 클레어(실비아 혹스)가 연락을 한다. 물려받은 작품이 주택에 있는데 감정한 후에 경매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클레어는 광장공포증이 있어 밖을 나가지 않는다. 올드먼과 만나려 할 때마다 같은 핑계로 만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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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로 올드먼이 그를 직접 만나려 하다 그런 질병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때부터 둘은 묘한 긴장감과 밀당을 하게 된다. 서로 만나지는 않고 통화로 이야기한다. 주택에서도 밀실에서 클레어가 올드먼을 쳐다보며 이야기 할 뿐이다. 서로 사무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조금씩 상대방이 하는 행동에 대해 이해를 한다. 올드먼은 결벽증이 있다. 항상 장갑을 끼고 물건을 함부로 만지지 않는다. 미술 작품을 보호한다는 결벽증이 그렇게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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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먼은 더구나 지금까지 애인이 있던 적이 없었다. 다만 그에게는 수많은 애인이 있었다. 본인 주택에 아무도 모르는 밀실에 그동안 꾸준히 경매로 저가에 낙찰받은 명화들이 있었다. 명화들은 전부 여인이다. 여인이 자신의 애인이다. 그런 올드먼이 조금씩 조금씩 클레어에게 빠져든다. 그의 마음을 조금씩 허물어버리는 클레어에게 처음에은 측은지심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며 그녀를 직접 보고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클레어는 분명히 예쁘고 매력적이다. 여기서 그 점은 분명히 보너스가 될 수 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질 때 외부적인 요인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나 매력에는 생김새가 포함된다. 상대방을 보고 전체적인 느낌이 중요한 요소다. 올드먼은 클레어를 본 적이 없지만 그에게 감정이 생긴다. 그것은 그와 함께 나눈 이야기였다.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이야기를 하며 상대방에게서 매력을 느끼고 공통점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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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남자와 여자가 만났을 때 상대방의 모습은 분명히 중요한 요소는 맞지만 절대적이진 않다. 영화 속 나이를 볼 때 나이도 중요하지 않다. 그 점에 있어 문화적인 관습이나 편견인지 몰라도 대부분 연상남자와 연하남자에서 남자의 나이가 엄청 많을 때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 보인다. 그 반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저항감이 있지 않나 생각은 한다. 둘은 서로 직접 만나지 않고 상대방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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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상대방의 감정 공유다. 클레어는 올드먼 덕분에 밀실에서 나올 수 있다. 올드먼은 지금까지 결벽증으로 살아가던 인생을 자신도 모르게 탈출한다. 처음과 달리 사람과 악수할 때도 장갑을 끼지 않고 한다. 중간에 클레어가 도와 달라고 할 때 평소 깔끔하던 모습을 벗어던지고 달려간다. 여기서 또 다시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 사랑은 진실인가. 사랑은 진실을 가장하고 할 수 있는가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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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의도적으로 접근한 후에 사랑하게 된다. 그 이후 사랑하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는 완성한다. 과연, 그럴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사랑이란 감정이다. 두 사람이 만나 결합을 했을 때 사랑이 가짜라는 걸 모를 수 있을까. 그러긴 힘들다. 이미 결합한 후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모르겠으나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눌 때 이를 숨기기는 힘들다. 흔히 말하는 여러 사람에게 만날때마다 감정을 집중할 수는 있을지언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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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진 모든 걸 잊거나 빼았겼다고 하면 사랑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럼에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려줬고 추억을 선사한다면 되는 것일까. 이 부분은 아마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듯하다. 누군가는 그거면 되었다 할테고, 누군가는 그런 것은 지나가는 것일 뿐이라 할 수도 있다. 정답은 없다. 클레어는 분명히 올드먼을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어떤 일이 있고, 벌어진다고 해도 말이다. 그 말을 난 믿는다. 상황이 둘을 갈라놓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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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너무 가득해서 더 깊게 내용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마지막에 시계 태엽이 가득한 곳에서 올드먼은 앉는다. 그곳은 시간이 가는 것일까, 멈춘 것일까. 모든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이 흥겹게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 줌 아웃되면서 올드먼은 음악과 시계 태엽이 돌아가는 그 곳에 앉아 있는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일까.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영화일까. 진품과 모조품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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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밀실에 있는 작품을 보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