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등장한 대형지뢰 PMC 더 벙커, 강력하게 비추천하는 영화
연말에 가족들과 연인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아서 영화를 선택한 후 팝콘과 음료수를 사면 4인 가족 기준 10만원에 가까운 돈을 쓰게 됩니다. 이 10만원에 가까운 돈 결코 저렴한 돈이 아닙니다. 이 돈으로 호프집에서 맛있게 치맥을 할 수 있고 삽겹살 파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돈을 재미없는 영화에 투자하면 얼마나 속이 쓰릴까요? 돈도 돈이지만 2시간을 투자하는 내 시간은 돈으로 환산이 되지도 않습니다.
강력하게 비추천하는 영화 PMC 더 벙커
12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오후 5~9시 사이 상영하는 모든 영화를 5천원에 볼 수 있습니다. 평일 영화 관람료가 1만 2천원이나 되는 비싼 가격 때문에 보지 못했던 영화를 2편이나 몰아봤습니다.
PMC 더 벙커는 영화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한 분이 볼만하다고 하는 글 한줄만 보고 그냥 봤습니다. 그리고 후회했습니다. 영화 시작한지 30분이 지나자마자 영화가 심상치 않다고 느껴졌다가 1시간이 지나자 절망에 빠졌고 나머지 1시간은 속으로 쌍욕을 하면서 봤습니다.
보지 마세요. 절대 보지 마세요. 강력하게 비추천합니다. 가끔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지만 제 주변이나 같이 관람을 한 관람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쓴소리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왜 이 영화가 재미없냐. 그것도 대부분의 사람이 재미없냐고 하는지 소개하겠습니다.
1. 색다른 그러나 과도한 카메라 워킹이 정신 사납다.
영화 PMC 더벙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을 가진 영화입니다. 2024년 북한이 핵개발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시대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이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미국 대통령을 보위하기 위해 미국 CIA는 북한 핵개발에 관련된 고위급 장성을 위장 납치해서 지지율을 끌어 올릴 생각을 합니다.
그럼 어떻게 납치하냐? 남북한 국경지대인 DMZ에 북한이 뚫어 놓은 땅굴을 개조한 거대한 비밀회담장소에서 위장 납치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직접 하면 국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용병 군사 집단인 PMC를 투입합니다. PMC는 전 세계에서 군대 대신 전투를 하고 경호를 하는 등 국가가 나서서 하기 어려운 일을 높은 돈을 받고 전투를 합니다.
이 PMC 중 에이헵(하정우 분)이 리더인 블랙리자드 팀이 DMZ 지하벙커에 투입됩니다. CIA는 이들을 속이고 작전을 하달합니다. 그러나 애초의 말과 다르다면서 블랙리자드팀은 이를 거부하려고 합니다. 그때 비밀 회담 장소에 북한의 서열 1위인 '킹'이 카메라에 잡힙니다. 아주 높은 현상금이 붙어 있는 '킹' 에이헵은 CIA에 내가 저 '킹'을 생포해서 넘기면 현상금을 주고 CIA는 자신들의 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하라고 제안을 하고 CIA는 승락합니다.
그렇게 '킹'을 생포하는 작전이 성공하지만 블랙리자드 팀 안에 배신자가 나오면서 킹이 총을 맞고 죽어갑니다. 또한 에이헵도 의족이 부러지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초반에는 나름 긴장감이 있었지만 에이헵(하정우 분)이 움직이지 못한 상태가 되자 영화는 PC방 모드로 전환이 됩니다.
우리가 이 영화에 바라는 것은 액션입니다. 그런데 액션이 좀 난감합니다. 먼저 하정우는 죽어가는 킹을 의료키트를 이용해서 살리는 미션과 자신의 동료들의 머리와 공같이 생긴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뿌려주는 수 많은 모니터를 보면서 전투 관제도 해야 합니다. 이는 마치 PC방에서 다른 사림이 하는 FPS 게임을 중계하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직접 보여주는 영상보다는 모니터를 통해서 보는 장면이 더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싸구려 전투 게임을 지켜보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주인공은 다쳐서 움직이질 못하니 하정우의 뛰어난 액션을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한 숨을 쉬게 합니다.
여기에 액션 장면도 그냥 평범하게 담은 것이 아닌 외국인 배우 어깨와 머리에 달린 액션 캠이나 빠르게 움직이는 공 같이 생긴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대부분입니다. 이 1인칭 시점 캠은 저 같이 익숙한 분에게는 보는데 큰 불편이 없지만 처음 접하고 FPS 게임을 거의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화면 앵글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서 멀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액션이 꽝입니다. 액션에도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는데 시종일관 1인칭 액션캠으로 보다보니 액션에 몰입하기 보다는 그냥 전투 현장을 중계하는 느낌입니다. 이러다보니 나중에는 니들끼리 싸워라 난 관심없다 식으로 방관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액션에 기승전결이 있냐? 넣으려고 한 듯 한데 제대로 실패합니다. 그놈의 낙하산 이야기는 나중에 입을 막고 싶더군요.
2. 이선균의 들리지 않는 말
북한 서열 1위 킹의 주치의인 윤지의(이선균 분)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립니다. 처음에는 저만 안 들리나 했는데 모든 관객이 안 들린다고 합니다. 안 들리리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이선균의 동굴 목소리의 딕션이 아주 좋지 못합니다. 여기에 북한 어투까지 섞으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더군요
여기에 총격과 시종일관 나오는 날카로운 배경음이 이선균의 목소리를 잡아 먹습니다. 정말 편집을 하면서 이 문제를 발견 못했을까요? 시종일관 들리는 날카로운 음악 소리는 귀를 거슬리게 하고 이선균의 말을 잡아 먹네요
3. 어설픈 남북 동포애?
김병욱 감독의 전작인 <더 테러 라이브>는 밀폐된 방송국 앵커 부스에서 테러범의 위협을 받는 과정을 밀도 높게 그렸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하정우 보다는 김병욱 감독이라서 선택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여기에 어설픈 남북 동포 모드가 후반에 작동합니다. 이 남북동포 모드는 상당히 성기고 투박하고 둔탁합니다. 강력하게 비추천 하는 영화로 별 1개도 아까운 영화입니다. 절대 보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