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마이 마니아

대중문화 마니아 리스트
이 세상 모든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영화를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닌,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
마니아 칼럼(대중문화) 즐겨찾기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 예상 못 한 교훈으로 소소한 웃음을 주다.
12  쭈니 2018.12.11 14:23:12
조회 529 댓글 0 신고

 

감독 : 라세 할스트롬, 조 존스톤
주연 : 매켄지 포이, 키이라 나이틀리, 헬렌 미렌, 모건 프리먼

디즈니는 명실 상부한 할리우드 최강의 제국이다. 2016년부터 할리우드 배급사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올리고 있으며, 2018년에도 압도적인 흥행 성적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디즈니라도 매번 성공만 거두는 것은 아니다. 2018년 디즈니는 꽤 적잖은 흥행 실패를 맛보았는데,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 [시간의 주름],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2018년 디즈니 최악의 실패작은 따로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호두까지 인형과 4개의 왕국]이다. [호두까지 인형과 4개의 왕국]은 2018년 디즈니가 배급한 영화 중 최악의 흥행 성적을 올린 불명예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 영향 때문일까?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개봉을 기다리던 나는 CGV 단독 개봉이라는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하긴 국내 개봉조차 하지 못한 [시간의 주름]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내가 웬만하면 가지 않으려는 CGV에서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을 봐야 한다는 것은 큰 곤욕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을 보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을...
사실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의 흥행 실패는 내게 의외였다. 이 영화는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연출작이다. 라세 할스트롬은 1985년 스웨덴 영화 [개 같은 내 인생]으로 명성을 얻은 후, 할리우드에서 [길버트 그레이프], [히치 이야기], [디어 존], [세이프 헤이븐] 등의 영화를 만들었다. 의심의 여지없이 그의 주특기는 탄탄한 드라마이다. 이후 조 존스톤 감독이 재촬영을 맡았는데, 그는 특수효과 감독 출신답게 [애들이 줄었어요], [쥬만지], [쥬라기 공원 3], [울프맨], [퍼스트 어벤져] 등 특수효과가 눈에 띄는 영화들로 커리어를 이어온 감독이다. 본의 아닌 두 감독의 협업은 드라마와 특수효과가 조화를 이루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게 심어줬다.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의 평가는 오히려 그 반대가 되고 말았다.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의 원작은 독일 작가 E.T.A 호프만이 1816년 발표한 동화 <호두까기 인형>이다. 우리에겐 차이콥스키의 발레극으로 더 잘 알려진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로셀마이어 아저씨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마리의 모험담이다. 마리는 생쥐 마왕의 저주를 받은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머리 일곱 달린 생쥐 마왕을 물리치고, 저주가 풀려 인형 나라의 왕자로 돌아온 '호두까기 인형'의 청혼을 받아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이 공연되고 (심지어 내가 유일하게 본 발레극도 <호두까기 인형>이다.)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수도 없이 만들어졌다. 그렇기에 디즈니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 대신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든다. 마리의 딸 클라라(매켄지 포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클라라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남겨준 크리스마스 선물인 핀 텀블러를 열 수 있는 황금 열쇠를 찾아 마법 세상 속으로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영화가 꾸며 졌다.
클라라가 도착한 마법의 세계는 어머니인 마리가 만들어놓은 살아 움직이는 마법의 장난감 세상이다. 그 속에는 네 개의 왕국이 존재하는데 꽃의 왕국, 눈송이의 왕국, 사탕의 왕국, 그리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네 번째 왕국인 즐거움의 왕국이다. 즐거움의 왕국의 마더 진저(헬렌 미렌)은 마리가 없는 틈을 타서 마법 세상을 차지하려 하고, 마더 진저(헬렌 미렌)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황금 열쇠뿐이다. 하지만 황금 열쇠는 생쥐인 마우스링크에 의해 마더 진저의 손에 들어갔고, 클라라는 즐거움의 왕국으로 가서 황금 열쇠를 되찾아 어머니가 이룩한 마법 세계를 지켜야만 한다. (이후 스포 포함)

 


 

 

 

일단 [호두까지 인형과 4개의 왕국]은 볼거리가 풍성하다. 마법 세계의 비주얼은 과연 디즈니 영화답다는 생각이 절로 나오게끔 만든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는 꽃의 왕국, 눈송이의 왕국, 사탕의 왕국이 너무 잠깐 나왔다는 점이다. 조금 더 제작비를 쏟아부어 이 환상적인 왕국에서의 즐거운 시간에 러닝타임을 할애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상적인 세 개의 왕국이 잠깐 비춰준 것과는 달리 어둡고 음침한 즐거움의 왕국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많은 쥐 떼가 뭉쳐 괴물 같은 생쥐 마왕이 되어 클라라를 위협하고, 그로테스크한 마료시카 인형들이 클라라를 공격한다. 클라라를 호위하는 것은 호두까기 인형인 필립 호프만(제이든 포오라-나잇) 대위뿐이다. 즐거움의 왕국에서 클라라가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인 핀 텀블러를 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법 세계를 구할 수 있는 황금 열쇠를 되찾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영화의 반전이 일어난다. 사실 마법 세계를 차지하려는 음모를 지닌 것은 마더 진저가 아닌 사탕의 왕국의 여왕 슈가 플럼(키이라 나이틀리)이었던 것이다. 이 반전이 놀라웠던 이유는 <호두까기 인형>의 메인 빌런인 생쥐 마왕이 사실은 선하다는 설정 때문이다. 생쥐 마왕이 마더 진저의 편에 서있는 이상 마더 진저가 빌런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는데,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은 원작의 설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선과 악을 뒤집어 버렸다.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을 본 내 느낌은 디즈니 영화답게 너무 교훈적이라는 것이다. 이 영화의 교훈은 마더 진저와 슈가 플럼의 존재에서 드러난다. 마더 진저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생강을 뜻한다. 과연 어린이 관객 중에서 생강을 좋아하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성인이 된 나 역시도 가끔 음식에 들어간 생강을 씹으면 곧바로 뱉어버릴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생강은 비록 맛이 없지만 몸에는 좋다. 이는 마더 진저 역시 마찬가지이다. 겉보기엔 악당처럼 보이는 마더 진저는 사실 마법 세계를 지키려는 선한 편이다. 생강과 마더 진저는 겉보기와는 달리 착한 영웅인 셈이다.
그와 반대되는 것이 슈가 플럼이다. 슈가 플럼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설탕, 사탕을 의미한다. 과연 달콤한 사탕을 싫어하는 어린이가 있을까? 하지만 사탕은 분명 맛있지만 몸에는 좋지 않다. 너무 많이 먹으면 충치뿐만 아니라 비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슈가 플럼도 마찬가지인데 클라라를 반겨주고 그녀가 마법 세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챙겨주는 슈가 플럼은 사실 클라라를 이용해서 황금 열쇠를 차지하여 양철 병사들을 양산하려는 음모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겉보기에는 선해 보이지만 사실은 사악한 악당인 셈이다.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을 본 후 극장 밖을 나서며 나와 아내는 아들에게 이 영화의 교훈을 설명하며 오늘 저녁식사에는 몸에 좋은 생강을 듬뿍 넣은 음식을 만들어야겠다며 놀렸다. 아들은 울상을 짓는다. 물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 역시 생강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암튼 확실한 것은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은 큰 즐거움을 안겨주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화려한 볼거리와 예상하지 못한 교훈으로 우리 가족을 웃게 해준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2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마니아 혜택/신청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