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한 여인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모습을 범인과 함께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의 스릴감이 어찌나 강렬한지, 이거 장르가 공포야? 내가 잘못 알고 온 건가? 싶을 정도로
깜짝깜짝 놀라며 손에 땀을 쥐게 하였다.
그러나 영화는 초반에 에너지를 다 쏟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점점 힘이 빠지는가 싶더니 나중에 가서는 허무하기까지 하였다.

현실 속에 팽배하고 있는 집단이기주의를 비판하는 것이 기획의도라고 들은 것 같은데
그런 의도였다면 이야기의 전개에 개연성이 있어야 했고, 인물들의 행동들에 설득력이 있어야 했다.
대한민국 국민의 대다수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내 주위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인 것이다.
이 설정 속에 관객들이 몰입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두메산골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 새벽 두시가 모든 사람들이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을 시간도 아닌데,
CCTV도 있을 테고, 차량의 블랙박스도 있을 텐데...
동네 좀도둑 잡는 것도 아닌데, 수사하는 과정이 이렇게 허술하나 싶고,
상훈의 상황이 공감되야 하는데, 저 정도면 충분히 얘기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 오히려 갑갑하고,
서스펜스가 작위적으로 느껴지며 영화에 대한 흥미가 급감했다.

상훈이 산으로 가면서 영화로 산으로 갔다고 누군가 표현했던데
정말 딱 맞는 표현인 듯.... 산사태가 웬 말이냐고... 산사태를 내고 싶었으면, 다른 상황으로 내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지며, 이 와중에 이성민 배우의 열연에 박수를 보내고 싶더라는...
엄청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좋은 작품 속에서 그 빛을 발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이성민 배우의 팬으로서 안타까웠다.

동료들과의 늦어진 술자리로 새벽녘에 귀가한 상훈은
살려달라는 비명소리를 듣고 베란다밖으로 내려다 보다가
어떤 남자가 여자를 살인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재빨리 몸을 숨겼지만 살인자는 상훈의 아파트 층수를 확인한다.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고...

사건의 현장에서 자기집이 얼마나 잘보이는지 확인하는 상훈
분명히 자기의 얼굴을 제대로 봤으리라 확신하며 극심한 불안감에 빠져든다

아파트 사람들은 흉흉한 사건으로 인해 안좋은 소문이 생길까 염려하며
사건의 수사에 전혀 협조를 하지 않는다.
상훈역시 모른다고만 대답하는데....

아래층에 살던 여자도 범인을 목격했었는데, 그 여자도 범인인으로부터 살해를 당한다.
그 형장을 목격한 상훈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더욱 입을 다물게 된다.

"요즘 누가 남의 일에 끼어 들어요 봐도 못 본척, 들어도 못들은척 다 그런거지뭐"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말에 수긍할것입니다.
사소한 일에 괜히 참견했다가 봉변을 당하기도 하는 세상인데
하물며 살인사건이라니....
영화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질문을 던지는데
자신있게 대답할수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정도인것 같은데, 사실 영화를 보다보면
메시지가 희석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강렬한 서스펜스와 스릴을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영화[목격자]였습니다.
작품으로서는 그러했지만 영화속에서의 상황이나, 사람들의 모습들이
현실이 될수도 있고, 유사한 일들을 뉴스속에서 봐왔기에
섬뜩했음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