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그림을 잘 그릴 필요는 없다.
얼마나 좋은 내용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만화가 예쁜 그림으로 그려야 더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새벽을 여는 루의 노래>는 내 눈에는 그림을 별로다.
충분히 예쁘게 그릴 수도 있었을텐데
아마도 그걸 원한 것은 아니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인어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인어라고 하면 어딘지 예뻐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아리따운 모습을 갖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인어는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을 간직한 인어다.
특이하다는 표현이 이상할 수 있지만 노래에 반응한다.

생각해보면 인어와 관련된 이야기에는 항상 노래가 곁들여진다.
디즈니의 <인어공주>만 해도 뮤지컬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경쾌한 음악이 나오면 인어 루가 노래를 따라한다.
게다가 바닷속에서 나와 지느러미가 다리가 되어 춤까지 춘다.

어쩌면 내용은 일본에서 쇠락해가는 어촌에 대한 이야긴도 모른다.
어떤 식으로 쇠락해가는 어촌을 살릴 것인가.
청년은 사라지고 노인층은 늘어나고 있다.

먹고 살 것이 점점 사라지며 힘든 실정이다.
관광객들을 모집할 수 있는 방법 중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인어가 노출되자 이를 기회로 사람을 모아 돈을 벌려는 층이 생긴다.

아이들은 그저 음악이 좋아 밴드를 했고 이에 반응한 인어와 친구가 될 뿐이다.
이를 이용하려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속여 인어가 분노한다.
뻔하다고 하면 뻔한 내용이다.
그래도 아이들은 좋아할 내용이고 작화였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솔직히 다소 집중이 덜 되었다.
아이가 아닌 내가 보려고 봤던 영화였는데 다 보니 그런 느낌이었다.
아이들은 네편, 내편이 없고 친하게 지내면 된다.
그게 이 영화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인 듯하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루가 노래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