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연지기란, '도의(道義)에 근거(根據)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마음'을 뜻한다. <공작>은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첩보 영화지만 이들이 생각하는 각자의 도의(道義)가 끊임없이 부딪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숨 막히는 이들의 생각과 말을 통하여 자신이 바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듯, 알려주지 않음으로 인해 한반도의 꿈을 표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공작>은 첩보영화임과 동시에 정치 영화이며, 심리 영화다. 스파이 영화에서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목적을 계속해서 숨기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공작>은 서로 다른 생각을 통한 통일을 꿈꾸기 때문에 이 충돌이 보다 다르게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모든 캐릭터들이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이 충돌하는 것은 그 신념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게 다가온다. 다른 것을 포용하고 서로가 그것을 인정할 때, 서로에게 보다 관대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데, <공작>에서는 그 다름을 회피하듯 받아들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서로의 입장 속에 공통점을 찾아 그것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느낌이 강한 것이다. 즉, 서로의 입장을 서로가 알게 되었을 때, 이들은 그 다름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는 것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는다. 은연중 내면의 계획과 외면의 계획이 다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느끼며, 그 계획을 새로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새로운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게 다가오기 때문에 이들의 목적이 정당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공작>은 정치적으로도 이들의 화합을 잘 이룰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 것을 볼 수 있다. 과연 이들이 서로를 향해 적대를 드러내고 있지만 진정한 적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이들은 서로를 향해 다가갔지만 더 멀어질 수밖에 없고 다시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것을 느꼈음에도 계속해서 다가가려고 하는 것은 오로지 단 하나, 한민족이라는 것 때문이다. 
 남북 영화가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은 오랜만이다. 총을 겨누고 있지 않지만 겨누고 있고 대화를 하지만 대화를 하고 있지 않은 모호한 입장을 끊임없이 표출을 하면서 이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이들이 궁극적으로 생각하는 '도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각자 생각하는 도의에서 공통점을 찾았을 때, 이들은 보다 빠르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 공통점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은 이들이 생각하고 믿는 사상이 다르기 때문인데, 그 사상보다는 도의를 위해 계속 전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