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한 <애프터매스>는 '위버링겐 상공 공중 충돌'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사실 이 사건은 하나의 요소일 뿐 이후 벌어지는 남은 자들의 이야기에 집중을 하는데, 이들에게 닥쳐온 사고는 지극히 우연히 일어난 사고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우연과 우연이 겹쳐서 일어난 사고이기에 특정한 누군가를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이 유족들에게는 가장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또한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판단이 있기에 잘못을 따지려고 하는 것이 없는 것도 문제다.
 한순간에 모든 가족을 잃게 된 로만은 불행에 빠지고 비난할 상대를 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로 바뀌게 된다. 그 누구도 로만에게 사과를 하지 않기 때문에 로만은 더욱 비참해지고 힘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애프터매스>는 우연히 일어난 사고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자신들의 책임이 아닌 것처럼 포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상 로만에게 있어서 진심 어린 사과를 듣지 못한 채 스스로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에서 더욱 큰 좌절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고통을 로만을 대표적으로 하여 모두의 상황과 동일시할 수 있는데, 문제는 그 사고와 가장 밀접한 존재인 제이콥은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노력이 보이는 것은 물론, 그 사고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연이 겹치게 되면서 가해자는 명확하지 않고 피해자만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었던 이들에게는 그 화살이 스스로에게 가게 되고 결국은 스스로가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로만은 사과에 집착을 하게 되는 것이고 누군가 나서서 자신을 위로해주었으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애프터매스>는 로만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감과 동시에 제이콥의 상황과 심정도 같이 흘러가기에, 더욱 힘겹게 다가오는 부분이 존재한다. 두 캐릭터 모두 서로 힘들어하는 것이 너무나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고 그 힘든 것은 누가 더 크다고 할 것 없이 힘들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 힘든 것을 딛고 일어나야 하는 것은 맞지만 죄책감과 괴로움이 상당히 클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고 할 수도 없는 것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더욱 힘들게 다가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