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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레이더] - 라라 크로프트가 여전사가 되기까지 좀 더 기다림이 필요하다.
12  쭈니 2018.03.13 10:55:43
조회 305 댓글 2 신고



감독 : 로아 우다우그

주연 : 알리시아 비칸데르, 월튼 고긴스, 도미닉 웨스트, 오언조

개봉 : 2018년 3월 8일

관람 : 2018년 3월 10일

등급 : 12세 관람가



안젤리나 졸리가 없는 라라 크로프트를 어떻게 맞이해야할까?


2001년 저는 파격적인 액션 영화 [툼 레이더]를 만났습니다. [툼 레이더]는 유명 게임을 원작으로한 영화로, 이 영화가 제게 파격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여전사 라라 크로프트(안젤리나 졸리)의 압도적인 카리스마 때문이었습니다. [툼 레이더] 이전에도 여전사가 주인공인 영화들이 간간히 있었지만, 이 영화처럼 압도적인 영화는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라라 크로프트와 안젤리나 졸리에 열광고 2년후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가 개봉했을 때도 어김없이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갔더랬습니다. 아쉽게도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의 흥행 실패로 더이상 안젤리나 졸리의 라라 크로프트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는사이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고,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이후 15년 만에 라라 크로프트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한 것입니다.

15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가 않습니다.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가 개봉했던 2003년 8월만 하더라도 저는 결혼한지 4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새신랑이었고, 웅이는 태어나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렇기에 안젤리나 졸리가 또다시 라라 크로프트를 연기하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길 바랄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가 개봉했을 당시 안젤리나 졸리는 이십대 후반이었지만, 지금은 40대 초반입니다. 세월이 참 무상하죠?

그렇다면 15년 만에 리메이크된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는 과연 어느 배우가 맡았을까요? 그 주인공은 알리시아 비칸데르입니다. 오해는 말아주세요. 저는 알리시아 비칸데르를 좋아합니다. [엑스 마키나]에서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에이바가 A.I. 임을 잘 알면서도 빠져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니쉬 걸]에서는 또 어떻고요. 사랑하는 남편의 성적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가슴아프게 지켜보며 보호해주는 게르다를 연기한 그녀는 이 영화를 통해 제88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함으로써 연기력도 인정받았습니다. 이렇게 제가 알리시아 비칸데르를 좋아하지만 그러한 저 역시도 그녀가 연기한 라라 크로프트를 받아들이는데엔 시간이 제법 필요했습니다.


라라 크로프트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알리시아 비칸데르

하지만 그녀는 막강한 카리스마의 여전사가 되기엔

너무 갸냘프고, 너무 우아하다.



이건 내가 원하는 라라 크로프트가 아니다.


[툼레이더]의 예고편에서 갸날픈 체형의 우아한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액션을 보며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이건 아니잖아."를 외치고야 말았습니다. 제 기억 속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라라 크로프트는 온데간데없고, 지적인 외모를 지닌 엘리트 여성이 활을 들고 설치고 있었으니까요. 그 순간 제 머릿속은 복잡해졌습니다. "혹시 새로운 라라 크로프트는 액션 히어로가 아닌 '인디아나 존스' 식의 지적 고고학자는 아닐까?" 라는 것이 제 최종 결론이었습니다. 어찌되었건 새로운 옷을 입은 라라 크로프트를 만나기 위해 저는 웅이와 함께 토요일 아침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툼레이더]를 보는 내내 '이건 아닌데...'라며 속상해 해야만 했습니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 크로프트에겐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커녕 미숙함만 보였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첫 시작부터가 그러합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툼 레이더]의 첫 시작에서 훈련용 로봇을 박살내며 관객 앞에 첫 선을 보입니다. 하지만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 크로프트는 킥봉싱 상대에게 박살나며 첫 선을 보입니다. 이러한 첫 인상은 영화 내내 계속됩니다.

도심속 자전거 경주의 일종인 여우쫓기에서도 한눈을 팔다가 경찰에 붙잡히고, 7년전 실종된 아버지 리차드 크로프트(도미닉 웨스트)의 메시지를 받은 후에는 자료를 없애라는 아버지의 간절함을 무시하고 오히려 자료를 들고 악당의 소굴로 찾아가는 멍청함도 보여줍니다. 물론 아버지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기에 아버지의 실종 단서를 없앨 수 없었던 심정은 이해가 되었지만 만약 그렇다면 자료를 머릿 속에 기억한 후 아버지가 남긴 자료는 모두 없앴어야 했습니다. 악당과 마주할때도 총은 내버려두고 활을 들고 설치는 모습이라니... 영화를 보며 "뭐야, 쟤 왜 저렇게 멍청해?"라며 좌절해야만 했습니다. 이건 15년 동안이나 기다린 내가 원한 라라 크로프트가 아닙니다. .


기관총으로 무장한 악당에 맞서

고작 활, 곡갱이등 원시적인 무기로 대항하는 라라 크로프트

용감하다고 해야하나? 멍청하다고 해야하나?



원작에서 달라진 부분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툼레이더]는 기본적으로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는 부분에서 같은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는 판타지적 성격이 강했습니다. 1편인 [툼 레이더]는 9개의 행성이 일렬이 되면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빛의 트라이앵글의 조각을 찾기 위한 모험인데, 캄보디아에서의 모험엔 고대 석상이 살아나 사람들을 공격하기도합니다.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는 알렉산더 대왕의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킨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판도라의 상자를 찾기 위한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툼레이더]는 판타지적 요소를 현실에 맞게 구축했습니다. 일본에서 죽음의 여왕이라 불리웠던 히미코는 실제로 일본 고대 야요이 시대의 야마타이국의 여왕으로 추대되어 일본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 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실존 인물입니다. 영화에서 히미코는 사람들을 몰살시키는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영화 후반부엔 히미코가 바이러스 보균자임이 밝혀짐으로써 히미코의 힘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며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에서는 알렉스 웨스트(다니엘 크레이그)가 라라 크로프트와 동료이자 적으로 미묘한 썸 연기를 했고,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에서는 테리 세리단(제라드 버틀러)이 알렉스 웨스트의 역할을 이어받았습니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툼레이더]도 라라 크로프트에게 남자 동료를 안겨주는데, 그 역할은 중국인 선장 루 렌(오언조)입니다. 하지만 왜 그가 목숨을 걸고 라라 크로프트를 도와주는지에 대해선 설명이 부족합니다. 최소한 알렉스 웨스트와 테리 세리단은 세속적인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루 렌은 중반부터 맹목적으로 라라 크로프트를 도와줄 뿐입니다. 


중국에서의 흥행은 이제 할리우드 흥행전략의 필수조건이다.

아무리 그래도 일본의 섬을 가는데 왜 홍콩 배를 섭외하고

술에 찌들어 살던 망나니 루 렌이 왜 갑자기 정의의 사도가 된단 말이냐.



그녀는 이제 막 여전사가 되려고 할 뿐이다.


솔직히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툼레이더]에 대해서 악평을 쏟아내기로 마음 먹는다면 저는 [툼레이더]의 영화 이야기 전체를 가득 채울 수도 있습니다. 일단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 크로프트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이 영화의 하나에서부터 아홉(열까지가 아니라)까지 모든 것이 실망스러웠습니다. 7년동안 잘 숨어지내다가 갑자기 히미코의 무덤문 앞에 대책없이 나타나 스스로 인질이 되는 리차드 크로프트도 짜증나고, 달랑 활 하나 들고 나타나 마티아스 고긴스(월튼 고긴스)의 협박을 고분고분 받아주는 라라 크로프트도 짜증났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생각이 살짝 바뀌었습니다. 라라 크로프트가 전당포에서 아버지의 유품인 목걸이를 되찾으면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쌍권총을 장착하는 모습이 그려짐으로써 비로서 라라 크로프트가 우리가 알던 여전사가 되기로 결심했음을 선포합니다. 다시말해 이 영화의 라라 크로프트는 아직 여전사가 되기 전으로 로아 우다우그는 일부러 라라 크로프트에게 미숙함의 옷을 입힌 것입니다. 아마도 2편이 제작된다면 그제서야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 크로프트는 강인한 여전사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하겠죠.

그렇기에 저는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 크로프트에 실망하긴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로아 우다우그 감독은 애초에 안젤리나 졸리의 라라 크로프트를 넘을 수 없다면 애써 안젤리나 졸리의 라라 크로프트를 따라가려 하지 말고, 차라리 처음부터 조금씩 성장해가는 라라 크로프트를 보여주는 편이 낫다고 여긴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탁월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 크로프트는 비록 1편에선 미숙했지만, 2편에선 좀 더 여전사의 면모를 갖춰 나가며 관객과 함께 성장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2편을 예고하는 후반 장면이 있기에

나는 미숙함이 철철 넘치는 라라 크로프트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부디 2편에선 좀 더 여전사의 면모를 갖춘 라라 크로프트로 성장하길...   



부디 2편이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툼레이더]를 본 후 집으로 돌아와 웅이와 함께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와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를 연달아 봤습니다. 확실히 오래전 영화인만큼 특수효과의 정교함은 많이 떨어지더군요. 특히 [툼 레이더]에서 캄보디아 고대 석상이 살아나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에선 웅이도, 저도 실소를 터트렸습니다.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는 흥행 실패작답게 허술한 전개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젤리나 졸리의 섹시 파워만큼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아마도 로아 우다우그 감독의 [툼레이더] 역시 그런 면에서 걱정이 많았을 것입니다. 어정쩡하게 안젤리나 졸리의 섹시 파워를 따라했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 분명했기에 차라리 안젤리나 졸리의 라라 크로프트의 이미지와 정반대인 알리시아 비칸데르를 캐스팅하는 모험을 감행한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툼레이더]에서는 그 모험이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이릅니다. 본격적으로 라라 크로프트의 활약이 그려질 2편에선 로아 우다우그 감독의 모험 성과가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2편이 제작되어야 겠죠? 그런데 그 부분이 불안합니다. [툼레이더]의 북미 개봉일은 3월 16일로 우리나라보다 일주일 늦게 개봉됩니다. 그렇기에 [툼레이더]의 흥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몇몇 매체에서 [툼레이더]의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을 예상했는데 북미 첫 흥행성적은 2,200만 달러, 최종 흥행성적은 5,500만 달러로 예상했다고합니다. 이 정도면 거의 폭망 수준입니다. 만약 이 예상대로라면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 크로프트를 다시는 볼 수 없겠죠. 진정한 여전사가 된 모습은 보여주지도 못한채 미숙한 모습만 남긴채 불명예 퇴장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 크로프트에게 다시한번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부디 2편이 제작되어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 크로프트가

실망스러웠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아직 포기는 이르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여전사가 되기로 결심한 이상 한번 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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