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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사라졌다] - 내 예상을 완벽하게 빗나간 신선함
12  쭈니 2018.02.27 16:22:37
조회 626 댓글 1 신고



감독 : 토미 위르콜라

주연 : 누미 라파스, 윌렘 대포, 글렌 클로즈, 마르완 켄자리

개봉 : 2018년 2월 22일

관람 : 2018년 2월 25일

등급 : 15세 관람가



올해의 영화 제목상


아마도 이 영화의 원제인 '일곱 자매들'로 개봉했다면 저는 누미 라파스 주연의 B급 액션영화라며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수입사는 '일곱 자매들'이라는 심심한 제목보다는 '월요일이 사라졌다'라는 호기심을 팍팍 자극하는 제목으로 바꾸었습니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니... 월요병이라는 직딩에겐 치유가 불가능한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제겐 두 눈이 반짝거릴만한 제목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영화의 예고편과 정보를 꼼꼼히 챙겨봤고, 1가구 1자녀의 산아제한법이 시행중인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일곱 쌍둥이가 하나의 이름으로 벌이는 독특한 액션에 마음이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월요일이 사라졌다]에 관심을 가진 것은 비단 저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토요일 늦게까지 막노동에 가까운 업무를 한터라 일요일만큼은 쉬고 싶었던 제게 웅이는 "[월요일이 사라졌다]라는 영화, 재미있겠던데요."라며 간절한 눈빛을 보냅니다. 야속한 구피는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저와 웅이를 외면했고,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CGV 단독 개봉이기에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간대가 그다지 넉넉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웅이가 보고 싶다고하니 온 몸이 방망이로 두들겨 맞은 듯한 근육통 속에서도 저는 극장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학생인 웅이도 월요일은 사라지길 바라는 요일이었나봅니다. 일요일 저녁이면 저와 마찬가지로 좌절 모드에 빠져드는 웅이에게 저는 "학생이 학교가는 것을 싫어하면 어떻해!"라며 잔소리를 해대지만, 저 역시 웅이 나이땐 그랬는걸요.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일요일 저녁이면 다음날 회사가기 싫어서 웅이처럼 좌절 모드에 빠져드니, 이래저래 [월요일이 사라졌다]라는 제목은 저와 웅이에겐 최고의 영화 제목이었던 셈입니다.


영화를 보며 가장 불쌍했던 것은 먼데이였다.

일곱 쌍둥이중 첫번째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그녀의 인생은 월요일에만 이뤄진다.

그런 면에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새터데이와 선데이였다.

그녀들은 일주일이 항상 토요일과 일요일의 반복이었을테니...



내 예상을 완벽하게 빗나가버린...


일단 저는 [월요일이 사라졌다]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솔직히 이 영화는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진행되어서 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카렌 셋맨(누미 라파스)의 이름으로 함께 생활하던 일곱 쌍둥이중 첫째인 먼데이가 영화의 제목 그대로 사라지자, 남은 자매들이 힘을 합쳐 먼데이를 구하고, 산아제한법을 만든 니콜렛 케이먼(글렌 클로즈)의 음모를 밝혀낼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한 와중에 각기 개성이 다른 일곱 쌍둥이의 특기가 발휘되고, 일곱명의 카렌 셋맨은 완벽한 팀 플레이를 통해 제게 액션 쾌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예상을 한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월요일이 사라졌다]에 기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월요일이 사라졌다]에는 일곱명의 카렌 셋맨이 벌이는 완벽한 팀 플레이가 없습니다. 물론 사건의 시작은 예상했던대로 먼데이가 사라지면서부터입니다. 하루가 지나고나서도 먼데이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튜즈데이는 화요일 아침 평소와 똑같이 출근을 하여 먼데이의 행방을 쫓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정부의 산아제한국 요원들에게 붙잡힙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카렌 셋맨의 집에는 산아제한국 요원들이 급습하고 그 와중에 선데이가 총에 맞아 죽음을 당합니다. 이제 남은 카렌 셋맨은 네명 뿐입니다.

이쯤되면 남은 네명의 카렌 셋맨은 밖으로 뛰쳐나가 본격적으로 니콜렛 케이먼과 산아제한국에 대항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들은 그냥 집에 남아 있습니다. 갈 곳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는 수요일이 되자 웬즈데이만 밖으로 내보냅니다. 그러면서 카렌 셋맨은 산아제한국 요원에 의해 한명씩 제거됩니다. 이렇듯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일곱명의 카렌 셋맨의 속 시원한 팀 플레이 대신 차례로 한 명씩 죽임을 당하는 카렌 셋맨 잔혹사를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테렌스 셋맨(윌렘 데포)는 일곱명의 카렌 셋맨에게 집에서 숨는 법만 가르쳐줬다.

그렇기에 그녀들은 정체가 밝혀질 경우 다른 은신처로 피하지 않고 그냥 집에서 숨는다.

그녀들의 선택 때문에 커렌 셋맨이 한명씩 제거되는 장면은 그래서 안타까웠다.  



각기 개성이 다른 카렌 셋맨, 누미 라파스의 인생 캐릭터이다.


비록 제가 기대했던 것들은 [월요일이 사라졌다]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엔 저를 사로 잡는 요소들이 꽤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1인 7역을 해낸 누미 라파스의 매력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지금까지 루미 라파스가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누미 라파스가 스타덤에 오른 스웨덴 스릴러 [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는 얼굴에 피어싱을 한 사회 부정응 여성 리스베트 살렌데르를 연기했고, [프로메테우스], [차일드 44], [스파이 게임]에서도 변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누미 라파스는 대개 강렬한 영화에서 여성적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월요일이 사라졌다]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저를 사로 잡습니다. 먼데이는 차가운 완벽주의자이고, 튜즈데이는 조금은 맹해 보이기도합니다. 웬즈데이는 복근이 돋보이는 걸크래쉬이고, 써스데이는 반항적입니다. 프라이데이는 은둔형 천재의 모습이고, 새터데이는 섹시한 외모에 순수한 내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데이는 굉장히 평범해서 특징이 없어 보이기까지합니다. 이 모든 캐릭터를 누미 라파스라는 단 한명의 배우가 그것도 한 편의 영화에서 모두 해낸 것입니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이렇게 누미 라파스의 칠색조와 같은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도저히 쌍둥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들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달랐고, 그 다름을 각기 다른 매력으로 표출해냅니다. 이건 웬만한 연기력가지고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누미 라파스가 해냈습니다. [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 이미 그녀의 연기력은 눈여겨 봤지만, [월요일이 사라졌다]를 통해 이젠 연기력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력까지 지닌 배우로써의 진가가 발휘된 것입니다.


일란성 쌍둥이들은 외모도 성격도 서로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외모도, 성격도 완전히 다른 일곱명의 카렌 셋맨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설정이 가능했던 것은 누미 라파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책임감이 강한 먼데이와 반항적인 써스데이 (이후 영화의 반전이 공개됩니다.)


일곱명의 카렌 셋맨. 이게 말이 쉽지, 당사자들에겐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일곱명의 카렌 셋맨에겐 자신의 이름과 같은 요일에만 외출이 허용됩니다. 그리고 그녀들 개인의 인생도 없습니다. 밖에서 겪은 일은 카렌 셋맨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행한 것이고, 집에 돌아오면 나머지 자매들과 경험을 공유해야합니다. 만약 이러한 규칙이 하나라도 흐트러지면 그녀들은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딱 한번 이 규칙이 흐트러진 적이 있습니다. 반항적인 성격의 어린 써스데이가 자신의 요일이 아닌데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싶어 몰래 밖에 나간 것입니다. 다행히 남에게 들키지 않고 써스데이는 무사히 집에 돌아오지만 사고를 당해 손가락 하나가 잘린 상태였고, 그로 인하여 나머지 여섯명의 카렌 셋맨의 손가락도 잘려야만 했습니다. 써스데이의 사고 때문에 손녀들의 손가락을 잘라야만 했던 테렌스 셋맨은 "네가 언니로써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가장 먼저 먼데이의 손가락을 자릅니다.

아마도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했을 것입니다. 일곱명의 카렌 셋맨은 사춘기를 거쳐 여성으로 성장하며 자신만의 인생을 간절하게 원했을 것입니다. 원하는 공부를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직장도 갖고,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가정도 꾸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특히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것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안으로 삼켜버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책임감이 강한 먼데이는 끊임없이 동생들에게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는 길은 카렌 셋맨으로 인생을 공유하는 것 뿐이라고 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하지만 반항적인 써스데이는 이건 사는 것이 아니라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투덜거립니다. 이렇게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먼데이와 써스데이는 결국 후반부에 가서 부딪히게 됩니다.


 할아버지의 집에서 일곱명의 카렌 셋맨은 안전했다.

하지만 그녀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직장에서 돈을 벌며 사회 생활을 해야만한다.

집을 나서는 순간, 단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위기의 연속임을

테렌스 셋맨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누가 카렌 셋맨을 밀고했을까?


먼데이는 사라졌습니다. 튜즈데이는 산아제한국에 끌려갔습니다. 그리고 산아제한국 요원의 습격으로 선데이는 죽었습니다. 이로써 누군가 카렌 셋맨이 한명이 아니라는 것을 밀고했다는 사실이 명확해집니다. 처음엔 카렌 셋맨때문에 승진에서 누락된 직장 동료 제리(팔 스베르 하겐)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됩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그가 알았을까요? 웬즈데이는 제리를 추궁하다가 제리의 죽음을 목격하고 산아제한국 요원에게 쫓기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웬즈데이는 사살됩니다. 이로써 제리가 범인이 아님이 밝혀집니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스릴러 영화로도 꽤 정교한 짜임새를 갖추고 있습니다. '누가 카렌 셋맨을 밀고했나?'라는 수수께끼가 밝혀지는 과정이 무리없이 진행됩니다. 제리가 알고 있는 카렌 셋맨의 비밀은 먼데이가 은행 자금으로  니콜렛 케이먼에게 거액의 비밀 후원금을 보낸 사실일 뿐입니다. 왜 먼데이는 산아제한법을 지지하는 니콜렛 케이먼에게 후원금을 보낸 것일까요? 이 사실에 혼란스러워하는 카렌 셋맨들에게 산아제한국 요원 아드리안 놀즈(마르완 켄자리)가 느닷없이 찾아옵니다. 그는 분명 일곱명의 카렌 셋맨중 누군가와 사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모든 퍼즐이 정확하게 맞춰집니다.

먼데이가 출근전 화장실에게 구토를 한 것, 학교와 직장을 공유할 수는 있지만, 결혼 생활까지 공유할 수는 없다는 사실, 그리고 결혼 적령기에 도달한 그녀들의 나이까지... 사라진 먼데이가 카렌 셋맨을 밀고했다는 것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믿고 싶지 않았던 저는 이 모든 것이 아드리안과 결혼하여 뱃속의 아기와 행복한 생활을 꿈꿨던 먼데이의 욕망이 불러온 참사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애초에 테렌스 셋맨의 규칙이 무너지면 카렌 셋맨은 위험해질 수 밖에 없지만,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꿈꾸는 순간 테렌스 셋맨의 규칙은 무너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니콜렛 케이먼은 아기를 낳아본 적이 없는 미혼의 여성일 것이다.

그렇기에 한명의 자식만 선택해야한다는 산아제한법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부모에게 자식은 하나이건, 열이건 모두 소중하다.

30년을 동거동락한 자매들을 배신할만큼...



희생없는 구원은 과연 가능할까?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써스데이가 튜즈데이, 아드리안과 함께 니콜렛 케이먼의 음모를 막아내는 것으로 끝을 냅니다. 자매를 배신한 먼데이는 죽었고, 먼데이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했던 그녀의 뱃속 쌍둥이 아기는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튜즈데이는 새 이름을, 써스데이는 카렌 셋맨의 이름으로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갈 것입니다. 이만하면 해피엔딩이 아닐까요?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뭔가 찝찝합니다. 그것은 니콜렛 케이먼의 음모는 막아냈지만, 산아제한법이 탄생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산아제한법은 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그로인한 식음료의 부족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인류는 유전자 조작 식품으로 이 위기를 모면하려 했지만 오히려 유전자 조작 식품의 부작용으로 사람들이 쌍둥이를 낳기 시작하면서 문제는 더 커집니다. 결국 인류가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인구증가를 통제하는 것 뿐입니다. 니콜렛 케이먼은 1가구 1자녀로 통제하고 남은 자녀들을 냉동시켜 좀 더 살기 좋아진 먼 미래에 해동시키는  산아제한법을 시행한 것입니다. 얼핏 산아제한법은 최선의 선택인 듯이 보입니다. 인구의 폭발적 증가에 따른 식음료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냉동된 아이들은 환경이 좋아진 미래에서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니콜렛 케이먼은 모두를 속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냉동된 것이 아니라 태워져 폐기되고 잇었던 것입니다. 써스데이가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사람들에게 공개함으로써 니콜렛 케이먼은 몰락합니다. 하지만 산아제한법이 폐기되며 인구 증가에 따른 식음료 부족 문제는 결국 미해결 상태로 남아버립니다. 그렇기에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결코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무고한 희생없이 인류를 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하는 새로운 시작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영화가 끝나고 찝찝했지만 여운 또한 남았습니다.


난 인구 증가에 따른 식음료 부족 문제에 대해 해결 방법이 제시되고

영화가 깔끔하게 끝을 맺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 놓고 끝맺음했다.

니콜렛 케이먼의 방식과는 달리 무고한 희생이 없는 해결 방법이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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