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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 - 살기 위해 뛰던 그들, 이번엔 살리기 위해 뛴다.
12  쭈니 2018.01.23 14:32:44
조회 272 댓글 1 신고



감독 : 웨스 볼

주연 : 딜런 오브라이언, 토마스 생스터, 카야 스코델라리오, 이기홍

개봉 : 2018년 1월 17일

관람 : 2018년 1월 21일

등급 : 12세 관람가



이렇게 이 시리즈도 끝이 났다.


2014년 9월 18일. 흥미로운 소재의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모든 기억이 삭제된 채 거대한 미로에 갇힌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메이즈 러너]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실 이 영화엔 스타급 배우가 출연하지 않습니다. 주연을 맡은 딜런 오브라이언, 카야 스코델라리오는 낯설었고, [나니아 연대기 : 새벽 출정호의 항해]의 윌 폴터와 [러브 액츄얼리]의 아역 배우 토마스 생스터, 그리고 한국계 배우인 이기홍만이 [메이즈 러너]에 대한 제 호기심을 약간 자극시켰을 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리암 니슨의 [툼스톤]을 제치고 [메이즈 러너]를 기대작 1순위로 점찍었습니다. 소재가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피와 함께 [메이즈 러너]를 재미있게 관람했습니다.

2015년 9월 16일. [메이즈 러너]의 두번째 이야기인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이 개봉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미로를 탈출한 소년, 소녀들. 하지만 미로 밖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미스터리한 조직 위키드는 소년, 소녀들을 실험에 이용하려합니다.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이 흥미로웠던 것은 정체불명의 플레어 바이러스로 인류의 대부분이 크랭크라 불리우는 좀비 비슷한 존재가 되었다는 설정입니다. 위키드는 플레어 바이러스의 백신을 만들기 위해 어린 소년, 소녀들에게 희생을 강요합니다. 그럼으로써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은 [메이즈 러너]에서 제시된 의문점들을 모두 풀어냈습니다. 

2018년 1월 17일 [메이즈 러너]의 마지막 이야기인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가 개봉했습니다. 이번 영화 역시 저와 구피는 개봉 전부터 기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메이즈 러너]가 개봉할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합류하지 못했지만,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에서부터 [메이즈 러너] 시리즈에 합류한 웅이 또한 [메이즈 러너]의 마지막 이야기에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오류로 아쉽게도 전편의 복습을 하지 못했지만 극장에서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를 재미있게 즐기는데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습니다.


쾌속으로 달리는 기차와도 같이

[메이즈 러너] 시리즈 역시 종착역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리고 그 종착역의 끝에선 난 

또 한편의 시리즈가 끝났다는 진한 아쉬움을 느껴야만했다.



소년, 소녀들을 무엇을 위해 뛰는가?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제목 그대로 미로에서 뛰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입니다. 1편인 [메이즈 러너]는 그러한 영화의 제목을 가장 잘 반영합니다. 소년, 소녀들은 그리버라는 정체불명의 괴물을 피해 미로를 뛰어다니며 탈출구를 찾아냅니다. 그렇다면 미로를 빠져 나온 다음에는 문제가 해결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위키드의 실험실은 소년, 소녀들에게 빠져 나가야 하는 또 다른 미로가 됩니다. 그렇게 위키드의 실험실을 빠져 나간 후에도 소년, 소녀들 앞엔 좀 더 거대한 미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년, 소녀들를 위험에 빠뜨리는 존재 또한 그리버에서 위키드로, 그리고 크랭크로  살짝 변형될 뿐입니다. 소년, 소녀들을 살기 위해 미로 속을 뛰어다닙니다.

하지만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는 다릅니다. 앞선 영화에서 소년, 소녀들을 미로의 정체를 알지 못한채 무작정 살기 위해 뛰었습니다. 그러나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에서 소년, 소녀들은 자신들을 위협에 빠뜨리는 미로의 정체를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떻게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지도 깨닫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또 뜁니다. 이번엔 살기 위해서가 아닌, 살리기 위해서...

영화의 첫 오프닝 장면에서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일행은 위키드의 기차를 급습합니다. 기차 안에는 위키드의 실험에 강제 동원된 소년, 소녀들이 갇혀 있었습니다. 토마스 일행의 목표는 그러한 소년, 소녀들을 구하는 것, 그리고 그 속의 민호(이기홍)를 구하는 것입니다.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의 전체적인 구성은 민호를 구하기 위한 토마스 일행의 모험담입니다. 기차에서 민호 구하기에 실패한 토마스 일행은 민호가 붙잡혀 있는 위키드의 본거지 최후의 도시에 잠입합니다. 그리고 최후의 도시에서 민호와 함께 탈출하는 것이 토마스 일행의 최종 목적입니다. 민호를 살리기 위한 소년, 소녀들의 질주. 이것이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가 이전 시리즈와 다른 점입니다.


민호를 구하기 이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옳은 선택일까?

하지만 유불리를 따지는 이성적 판단보다는

"너 없인 아무데도 안 가!"와 같은 감성적 판단이

영화에선 더 매력적이다.



트리샤의 판단을 옳았던 것일까?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에서 우리가 한가지 더 관심있게 살펴봐야할 것은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에서 토마스 일행을 배신하고 위키드의 편에 선 트리샤(카야 스코델라리오)입니다. 플레어 바이러스로 인하여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를 잃은 트리샤는 위키드가 추진하고 있는 플레어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만이 유일한 희망이라 믿었고, 그렇기에 백신 개발을 위해 소년, 소녀들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위키드에 대항하는 저항군의 비밀 기지를 위키드에 발설했고, 그로인하여 저항군에 속한 아이들은 잡히거나 죽음을 당해야 했습니다. 민호가 위키드에 잡힌 것도 트리샤의 배신 때문입니다.

토마스가 민호를 구하기 위해 위키드의 본거지에 잠입하기로한 이상 토마스와 트리샤는 다시한번 마주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트리샤를 사랑하면서도 배신한 트리샤를 증오할 수 밖에 없는 토마스는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위키드가 트리샤를 이용해서 저항군 비밀 기지를 공격했듯이, 토마스 일행은 트리샤를 이용해서 철통 수비를 자랑하는 위키드 기지에 잠입해야합니다. 트리샤를 인질로 잡아야 한다는 계획에 토마스는 주저하고, 그러한 토마스를 뉴트(토마스 생스터)는 나무랍니다. 그리고 이 부분부터 '결과를 위해 방법은 무시해도 되는가?' 라며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가 던진 화두가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에서 결론내어집니다.

분명 위키드는 플레어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겠다는 좋은 의도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위키드는 결과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트리샤는 실제 플레어 바이러스 백신의 발견 직전까지 도달합니다. 하지만 플레어 바이러스 백신을 악용하려는 이들은 암세포처럼 위키드 안에서 자라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결과를 위해 수단을 무시했던 위키드가 암세포를 키운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수단이 잘못되었다면

그 안에는 결과를 악용하려는 암세포가 자라날 수 밖에 없다.

잘못된 수단 자체가 암세포를 키워내는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위키드의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


위키드는 최후의 도시를 둘러싼 거대한 장벽을 만들어 놓습니다. 그들은 플레어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기 위한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둘러대지만, 장벽 밖의 사람들은 플레어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점점 위키드에 대한 불만을 키워나갑니다. 그리고 영화 후반 결국 폭동이 일어나고 장벽은 무너집니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거대한 권력에 대한 폭동은 갈등해소의 단초를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헝거게임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에서는 폭동은 모두 함께 죽는 공멸을 의미합니다.

모든 인간 사회가 플레어 바이러스로 무너지고, 남아 있는 것은 거대한 장벽이 둘러 싸인 위키드의 최후의 도시 뿐입니다. 장벽 밖의 사람들은 장벽 안으로 들어가야만 살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키드는 쉽사리 장벽 밖의 사람들에게 장벽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습니다. 그랬다가는 서로 장벽 안으로 들어오겠다며 아귀다툼이 벌어질 것이고, 최후의 도시도 장벽 밖과 다름이 없는 무정부 상태가 될테니까요. 어쩌면 장벽 밖의 사람들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위키드가 개발한다는 플레어 바이러스 백신을 기다리며 하루 하루 죽음을 싸우던 그들은 결국 폭발합니다. 내가 살 수 없다면 차라리 모두 함께 죽자는 심정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장벽 밖의 사람들이 느꼈을 절망적인 상황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마지막 희망은 위키드가 플레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서 장벽 밖의 사람들에게도 나눠주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공멸을 선택했고, 그와 동시에 가느다랗게 남아 있던 희망마저 스스로 짓밟아 버립니다. 폭동으로 인하여 전쟁터가 되어 버린 최후의 도시는 토마스 일행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이 됩니다. 


위키드의 장벽이 무너지고, 장벽 밖의 사람들은 최후의 도시를 전쟁터로 만든다.

그 순간 나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그들은 절망에 빠져 아무런 목적없이 분노를 표출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폭동으로 인하여 잠시 미뤄졌던 파멸이 본격화된다.



마지막답게 관객을 위한 선물을 안겨주고 끝내다.


위키드의 계획은 물거품이 됩니다. 수 많은 소년, 소녀들을 희생시켰지만, 내부에 자라난 암세포를 막아내지 못하고 결국 플레어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마지막 정착지를 찾아냅니다. 그들만의 천국. 그것이 해피엔딩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습니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2014년 시작한 [메이즈 러너]는 2018년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시리즈의 마지막편답게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는 관객을 위한 선물을 꽤 많이 준비해두었습니다. 일단 위키드에 붙잡힌 민호의 잠재의식 속에서 그리버를 끄집어 낸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메이즈 러너] 시리즈에서 가장 섬뜩했던 것은 그리버이기에, 시리즈가 끝나기전 그리버의 위력적인 모습을 다시한번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크랭크도 소환됩니다. 민호를 구하기 위해 최후의 도시로 향하던 토마스 일행이 터널 안에서 크랭크의 공격을 받는 장면은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의 짜릿하면서도 무서웠던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메이즈 러너]의 발암 캐릭터 갤리(윌 폴터)도 반가웠습니다. 물론 그가 살아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조금 억지스러웠긴 하지만, 그래도 갤리의 예상하지 못했던 등장은 깜짝 선물이었습니다. [메이즈 러너]에서 갤리가 죽임을 당할때 속시원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또 반갑더군요. 그리고 잰슨의 최후도 딱 제가 예상했던대로라서 통쾌했습니다. 이렇게 관객이 원했던 선물과 동시에 몇몇 캐릭터를 죽음으로 내몰면서 여운도 남겼습니다. 저로써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결말이었습니다. 


한 편의 시리즈 영화가 끝날 때마다 나는

모든 의혹이 풀린 것에 대한 속시원함과

다시는 이 시리즈를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교차한다.

2014년 9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나를 행복하게 했던 [메이즈 러너] 시리즈도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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