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 워’ 당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발탁되어

대단한 활약을 펼쳤던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

그에게 새로운 수트를 선물한 ‘토니 스타크’는 위험한 일은 하지 말라며 조언한다.

하지만 허세와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피터 파커’는

세상을 위협하는 강력한 적 ‘벌처’(마이클 키튼)에 맞서려 하는데…

아직은 어벤져스가 될 수 없는 스파이더맨

숙제보다 세상을 구하고 싶은 스파이더맨

그는 과연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news.nhn?section=main&office_id=140&article_id=0000033698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news.nhn?section=main&office_id=140&article_id=0000033695

참고 : https://namu.wiki/w/%EC%8A%A4%ED%8C%8C%EC%9D%B4%EB%8D%94%EB%A7%A8:%20%ED%99%88%EC%BB%A4%EB%B0%8D

세상이 변하고 있어

우리도 변해야지

전 슈트 없인 아무것도 아니에요

슈트 없이 아무것도 아니면 더욱 가지면 안 돼

넌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몰라

토니 스타크는 무슨 돈으로 그 타워를 샀을까?

다른 장난감들도

힘 있는 부자 놈들은 지들 멋대로 살지

우리 같은 사람들 너와 나 같은 사람은 안중에도 없어

도로 공사며 전쟁이며 우리가 다 하는데 우린 안중에 없어

우린 놈들이 먹다 흘린 부스러기나 먹고 살지

세상이 그래

너도 무슨 말인지 알 거다

당분간 조금 더 땅에 붙어 있게요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평범한 사람들을 도와야죠

노동자 계급 히어로다운 소신이 맘에 들어

수다

익살

재치

소동극

실망과 상처 그리고 실패와 좌절 이후의 성장

‘데드풀’을 10대 청소년용 영화로 만든다면 이런 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스파이더맨 – 홈커밍’이지만 그런 단순한 평가 말고 조금은 다른 것들을 생각해보면서 ‘스...’를 즐기게 됐다.

‘스...’은 한 평론가의 글처럼 마블의 영화에서 인턴(비정규직) 제도의 단면을 보는 것이 조금은 생소한 기분이 들었고(물론 부정적으로 보여주려고 하진 않는다. 조금은 비틀고 있을 뿐이다), 토니 스타크가 마치 (피터 파커의) 아버지처럼 굴거나 비정규직 직원들을 착취하는 악덕 자본가처럼 보여주는 모습들이나 세상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책임감 운운하지만 제일 무책임해 보이는 모습들은 전형적으로 못난 어른들의 모습이라 이런 설정을 과연 앞으로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 흥미를 느끼게 된다.

더 나아가서 토니 스타크라는 거대 자본가의 횡포로(그게 토니 스타크가 계획적으로 한 것이든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본의 아닌 것이든) 직접적인 피해를 받아 분노로 가득한 채 잘못된 선택을 하는 아드리안 툼즈의 모습에 안쓰러움도 느끼고 가족과 자신을 따르던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 속에서 점점 범죄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게 되고 더 큰 범죄를 계획하는 모습에, 그걸 막으려고 하는 피터 파커와의 다툼에서 자본가의 횡포에 어떤 적절한 대응이 아닌 한편으로는 범죄로 치닫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대로 된 인식 없이 옹호와 칭송을 하는 모습에 현실을 뒤틀어 보여주지만 씁쓸한 진실을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

한쪽은 자본가를 증오하고 다른 한쪽은 자본가에 열광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노동계급들의 다툼으로 끝맺는다. 반복되기만 했던 어리석음을 ‘스...’에서 다시 확인한다.

그래서인지 토니 스타크 보다는 오히려 아드리안 툼즈의 모습에게 더 심정적인 공감을 하지만 그것이 올바른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에는 피터 파커의 모습에 집중하고 그의 순수함에 그리고 이런 저런 시행착오와 성장을 지켜보게 된다.

마치 우화처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처지의 사람들(줄여서 계급)끼리 갈등하고 다투고 있지만 그런 갈등의 진짜 원인에는 무관심하게 등 돌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토니 스타크는 그것을 보면서 우려하거나 시끄러운 난동을 뒷정리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식의 이해가 맞을까? 토니 스타크가 원인제공자라고 해도 아드리안 툼즈와 피터 파커의 격차를 생각한다면 그들은 한 테두리에 놓아두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이해는 애초부터 너무 일방적인 이해인 것 같다.

그래도 이 생각을 조금 더 밀어붙여서 우리는 실제로도 ‘스...’처럼 아드리안 툼즈와 같은 처지에 관심을 갖으려고 하기 보다는 토니 스타크에게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닐까? 마블이 어디까지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시궁창 같은 현실을 꽤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블은 항상 지금 현재를 재미난 방식으로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도 생각해보니 원래 피터 파커는 항상 금전적으로 곤궁했고 자신의 처지에 결정권을 쥔 사람들(‘스...’에서 토니 스타크나 데일리 뷰글 편집국장 J. 조나 제임슨과 같은 이들)에게 쩔쩔매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피터 파커는 전형적인 소시민이고 노동계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가장 정이 가는 슈퍼 히어로이고.

영화로 만들어진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가장 연령대를 낮춘 ‘스...’는 언제나처럼 뉴욕이 배경이고 혼잡스럽고 시끌벅적한 뉴욕의 중심부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10대의 어리숙하고 아직은 모자란 구석으로 가득한 모습을 잘 살려낸 여러 우스꽝스러운 장면들 이후 ‘스...’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고 스파이더맨의 좌충우돌로 가득한 활약(사고뭉치의 온갖 사건일지와도 같은 활약)과 그동안 8년이 넘도록 보안의 허점이 있었으며 그게 점점 문제를 커져가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던 토니 스타크 및 어른들의 무지에 대한 어린 피터 파커의 깨우침-맹활약은 어린 소년이 주목받고 싶은 마음으로 온갖 소동을 만들지만 점점 책임감을 알게 되고 더 강해지고 성숙한 청년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토니 스타크(혹은 해피와 같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하는)로 대변되는 어른들이 얼마나 젊은이들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평가하는지 반성하게 하고 어째서 세상을 살아갈수록 현명해지기 보다는 편견으로 가득해지게 되는지 고민해보게 된다.

‘스...’의 세계관에서 어른들은 무관심하고 무책임하다. 이런 방식이 전형적인 세계관이고 어쩌면 사실이기도 한 세계관이지만 ‘스...’는 이미 접했던 것을 반복하면서도 그 반복이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특별하지 않지만 진부하지도 않다.

과정과 결과 그리고 결론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그것 말고는 많은 이들이 언급하듯 ‘스...’의 세계관에서는 무척 정치적 사회적 인종적인 올바름이라는 희한한 경험을 해보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온 세상에서 인종차별과 인종혐오가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서로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특별한 갈등이 생겨나지 않는 것인지 ‘스...’가 너무 현실에서 멀어진 환상으로 가득한 것인지 헷갈려지게 된다.

이런 생각들이 떠올려지는 것을 제외한다면 ‘스...’는 대중들이 즐길 수 있을 재미에 충실하다.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상황을 만들고 있고 위기에 빠져들고 벗어나고 있다.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스...’은 계속해서 갑작스럽게 극단적인 상황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비좁은 아파트에서 숙모와 함께 살고 있는 피터 파커가 짝사랑하는 소녀 리즈의 대저택에 놀러갔을 때 경험하게 되는 경제적 격차나 목숨 건 숙적이 짝사랑하는 소녀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되는 상황 등 신나고 경쾌한 영화이면서도 최악의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만들기도 해서 웃음기로 가득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가혹하기도 한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다른 슈퍼 히어로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스파이더맨은 특히나 더 극단적인 경험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그것 말고는? 스파이더맨이 뭔가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나설 때마다 온갖 사고를 치면서 파손과 파괴 및 훼손에 대한 아무런 배상도 안 한다는 뻔뻔함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짓굳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마블 영화는 지금까지 항상 재미있게 만들어내고 있었고 이번에도 재미를 잃지 않고 있다. 성인들을 위한 ‘데...’이 성공했듯이 10대 청소년을 위한 ‘스...’ 또한 성공적이다. 과연 앞으로는 어떻게 만들어갈지 관심이 가게 된다. 

그나저나 어쩌다가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을 아예 빼버린 것일까? 너무 반복적이라서? 누구나 이제는 알고 있는 사실이라?

세상이 변하고 있고 다들 변해야 한다고 하지만 ‘스...’를 보면 딱히 변하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다. 다만 지금 시대에 맞게 조금은 다른 식으로 풀어내고 있을 뿐인 것 같다.

참고 : 펑크 록 밴드 라몬즈 Ramones 의 음악을 비롯해서 1970년대 음악을 아주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스...’의 쾌활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만 2010 - 2020년대 청소년들은 실제로는 40 – 50년 전의 록음악 보다는 힙합 음악을 즐겨 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 온갖 현란한 힙합 음악이 들려졌다면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묘한 역설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