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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부터 슬픔까지 정말 잘 만든 추천 영화 아이 캔 스피크
9  썬도그 2017.09.28 14:29:12
조회 343 댓글 0 신고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개봉 첫 주 1주일 동안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선택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소재 때문입니다. 이미 예고편에서 다루고 있고 많은 기사들이 후반 장면을 소개하고 있기에 많은 분들이 이 영화가 군위안부 할머니가 주인공인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소재를 다룬 영화는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소재 자체가 어둡다 보니 식구들과 가벼운 영화를 보려고 하는 분들에게 주저하게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본 <아이 캔 스피크>는 어두운 영화가 전혀 아니였습니다. 또한, 후반 반전을 알고 봐도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도깨비 할머니로 불리는 민원인 김옥분 할머니

새로운 구청으로 발령 받은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는 김옥분 할머니(나문희 분)의 존재를 모르고 민원을 받습니다. 김옥분 할머니는 도깨비 할머니로 불릴 정도로 매일 같이 민원을 넣는 악성 민원인입니다. 20년 간 무려 8천 건이 넘는 민원을 넣어서 구청에서도 아주 유명한 할머니입니다. 법을 위반하는 것을 그냥 두지 않고 민원 처리합니다.

 

이것도 모른 채 민재는 김옥분 할머니에게 대기표를 끊으라고 하죠. 법의 수호신 같은 김옥분 할머니를  법과 질서를 소중히 여기는 원리원칙 주의자 민재가 담당합니다. 김옥분 할머니는 시장에서 수선 집을 하면서 시장 재개발의 비리를 고발합니다. 그러나 구청 직원들은 그런 할머니의 주장을 애써 무시합니다. 그렇게 잦아들지 않는 김옥분 할머니의 민원은 영어 앞에서 멈춥니다. 


민재 주임 영어 좀 가르쳐 줘!

김옥분 할머니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합니다. 영어 학원을 끊었지만 젊은 사람들이 주로 듣는 영어 강의에 방해가 된다면서 영어 학원에서 돈을 돌려주며서 나가 달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구청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무료 영어 강의는 너무 수준이 낮아서 들을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영어 학원에서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오는데 민재 주임이 유창한 영어로 원어민 영어 강사와 대화하는 모습을 봅니다.

 

그렇게 옥분 할머니는 민재 주임에게 달라 붙어서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하면서 귀찮게 하지만 민재는 매번 거부를 합니다. 이에 옥분 할머니는 산더미 같은 민원 서류를 내밀면서 이전처럼 민원을 내겠다고 반 협박을 합니다. 민재는 영어 테스트 시험을 통과하면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테스트 시험에 떨어지고 그렇게 옥분 할머니의 영어 배우기는 멈추는 듯 합니다.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고등학생 동생과 사는 민재는 퇴근 길에 동생이 수선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갑니다. 거기서 옥분 할머니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동생은 옥분 할머니가 생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에 저녁상을 차려줬더니 자주 찾아왔던 것이고 그걸 알게 된 민재는 자기가 먼저 영어를 알려드리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그렇게 민재 주임과 옥분 할머니의 영어 배우기가 본격 가동됩니다. 

 


자식이 없는 할머니와 엄마 아빠가 없는 형제의 유사 가족의 뭉클함

옥분 할머니는 가족도 자식도 없습니다. 미국에 사는 남동생이 있는데 영어를 모르니 전화를 걸어도 그냥 끊어 버립니다. 남동생과 영어로 대화하고 싶어서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옥분 할머니가 추석에 홀로 지내자 부모님이 없는 민재 형제가 음식 재료를  사들고 가서 함께 추석을 지냅니다. 이렇게 세 사람은 유사 가족이 됩니다. 할머니 품을 모르고 자란 두 형제와 자식이 없는 옥분 할머니가 만든 가족 풍경을 보고 있자니 한 쪽 가슴에서 뜨거운 뭉클함이 올라오네요. 그러나 민재가 미국에 있다는 옥분 할머니의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충격적인 말을 듣고 영어 강의도 중단이 됩니다. 

 

 

1시간 내내 눈물이 흘러 내렸던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신파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신파 영화는 아닙니다. 신파는 작위적인 이야기 진행과 함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어 가는 영화를 신파 영화라고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신파가 거의 없습니다. 

 

누구보다 인위적이고 관객의 눈물을 짜내기 위해서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고 주인공이 눈물을 펑펑 흘려서 이래도 안 울래?라는 영화가 절대로 아닙니다. 소재가 민감한 소재인 것은 맞지만 그걸 과장되거나 길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특히 옥분 할머니의 지워버리고 싶은 과거를 담은 영상 컷은 길지 않았지만 그 시절의 절규와 같은 고통을 잘 담았습니다. 길게 담았다면 저도 고개를 돌려서 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감독도 연출을 하면서 이런 거부감을 잘 알기에 아주 짧지만 강하고 적절한 고통의 무게를 잘 담았습니다. 

 

작위적이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영화 후반 1시간 내내 눈물을 흘리면서 봤습니다. 1시간 내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쉽지 않고 중간에 이제 그만 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면 신기하게도 영화는 다시 밝은 톤으로 전환을 합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눈물을 자극하기 위한 장면들을 배치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1시간 내내 흘렸던 눈물 대부분은 김옥분 할머니의 기구한 삶 때문입니다. 할머니의 그 삶 자체가 눈물을 자박자박 흐르게 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옥분 할머니의 어머니 묘소에서 아무 죄도 없고 오히려 피해자인 자신에게 부모와 가족 마저도 자신을 버렸다는 그 사실입니다. 그렇게 평생 가족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의 과거를 말하지 못하고 살았던 그 한 많은 세월을 말하는 장면은 가장 굵은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슬픔 만큼 웃음도 많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강력 추천

세상이 슬픈데 영화관에서도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는 이 영화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크게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코미디입니다. 영화 초반부터 중반까지 코미디 톤을 유지하고 후반에는 엄중한 역사 속의 깊은 슬픔을 끄집어 내긴 하지만 그런 소재의 중압감에서도 코미디 톤은 살아 있습니다. 따라서 영화 전체가 우울한 톤이 아닌 밝습니다. 이 밝은 톤 덕분에 눈물도 맑은 눈물로 느껴집니다. 

 

이는 연출자가 선택한 포장법으로 보입니다. 웃음과 슬픔은 이음동의어라는 것을 잘 아는 감독인지 웃음을 통해서 맑은 눈물을 선보입니다. 감독은 김현석 감독으로 선동렬 영화인줄 봤다가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담은 영화였던 <스카우트>를 연출한 감독입니다. 이번에는 대중의 외면을 받지 않고 제대로 대접을 받는 것 같네요. 좋은 영화이자 잘 만든 영화입니다.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에 대한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민재 주임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할 때의 절묘한 표정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 어떻게 저런 절대 공감의 표정이 나올까? 할 정도로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뭐 워낙 연기를 잘하시는 분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절정의 연기를 담습니다. 아마 올해 국내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배우 나문희가 받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영화 <아이캔 스피크>는 눈물샘을 자극하지만 그 눈물이 맵고 짜지 않습니다. 올 추석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좋은 영화입니다.  올해 본 영화 중 TOP5에 들어갈만한 영화입니다.  관객 반응도 무척 좋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과 눈물이 관객석을 가득채웠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무겁고 슬픈 소재 위에 웃음을 뿌려서 슬픔과 웃음이 더욱 짙어지게 만들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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