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알바생 실수로 토요일 오후 10시 영화를 일요일 오후 10시로 예매해서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당시는 안 봐도 상관 없는 영화라고 생각했으나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이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를 스킵해도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다니"라는 긴 한 숨이 나왔습니다. 

감히 2014년에 나온 액션 영화 중에 TOP3에 들어갈만한 영화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크게 웃었던 영화였습니다. 기존 슈퍼히어로물에 지쳐 있었던 저에게 팀 플레이 액션의 짜릿함과 티격태격하는 잔망스러운 잔소리 같은 유머가 마음을 아주 상쾌하게 해주었습니다. 여기에 80년대 히트곡들이 배경으로 깔려서 80년대에 10,20대를 지나온 중년들까지 사로잡았습니다. 이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가 새로운 멤버를 보강한 후 2017년 다시 돌아왔습니다.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의 재미 요소는 꽤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를 아직 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재미 요소를 소개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가오갤은 마블 유니버스에 동참하는 시리즈로 곧 어벤져스 시리즈에서도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1. 웃기다

웃깁니다. 어벤져스 시리즈도 꽤 유머가 많은 액션 영화이지만 '가오갤' 시리즈는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가벼운 농담같은 유머가 자박자박 깔려 있습니다. 특히 같은 팀원끼리 으르렁 거리면서도 위급할 때는 살갑게 도와주는 모습이 시종일관 유머를 이끌어냅니다. 

2. 80년대 문화 코드

많은 슈퍼히어로물들이 젊은 취향을 많이 넣어서 40대 이상 중장년들은 가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오갤'은 다릅니다. 80년대를 10대나 20대를 보낸 40대, 50대 분들에 익숙한 팝송들이 나옵니다. '가오갤'1편에서 10cc의 I am not alone이 나올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올드팝이 나오다니! 이렇게 80년대 히트곡들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주인공인 '스타로드'가 80년대에 지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지구 태생이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스타로드가 가지고 다니는 소니 워크맨에서 나오는 믹스테이프인 어썸 뮤직 노래들은 영화 전체를 흥겹게 합니다. 가오갤2에서는 어썸뮤직 볼륨2가 나옵니다. 

3. 진한 우정

어벤저스가 슈퍼히어로 집단체로 나오지만 진한 우정이 진득하게 베어 나오지는 않습니다. 이는 X맨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가오갤은 서로 티격태격하지만 마치 가족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스타로드와 로켓, 드랙스는 매일 티격태격하지만 츤데레 같은 사이입니다. 여기에 엄마 같은 가모라와 묵직함을 보이던 그루트가 2편에서는 귀여움을 담당합니다. 특히 2편에서는 1편보다 더 진한 우정이 펼쳐집니다. 진한 우정 밭에 피어나는 웃음꽃. 가오갤은 유쾌, 상쾌, 통쾌한 시리즈입니다. 여기에 80년대 히트곡들은 중년들을 설래게 합니다. 

더 진해진 스토리 가오갤2

가오갤2는 전편처럼 유쾌한 노래가 흐르면서 시작합니다. 2편에서는 E.L.O의 mr. Blue Sky입니다. 당연히 이 노래도 70년대 히트 팝송으로 요즘도 CF등에서 자주 사용하는 스테디셀러 곡입니다. 이 음악에 맞춰서 스타로드가 아닌 귀요미 '그루트'가 춤을 춥니다. 배경에서는 가오갤 멤버들이 문어 괴물과 싸우지만 그루트는 춤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그렇습니다. 능청스러움이 만랩입니다.  

감옥 동기인 가오갤 멤버들은 전 우주에서 용병으로 활약합니다. 소버린 행성에 도착할 문어 괴물을 물리치고 사례로 가모라의 여동생인 네뷸라를 넘겨 받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마무리 될 줄 알았지만 사고뭉치 너구리 롸켓이 소버린이 소중히 여기는 배터리를 훔칩니다. 이에 소버린 여왕은 가오갤 모두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그렇게 가오갤은 소버린의 분노를 피해서 달아나다가 정체모를 사내에 도움을 받습니다. 

이 정체모를 사내는 '에고'로 '스타로드'의 아버지입니다. '에고'는 작은 신이라고 할 정도로 창조력을 가진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자를 합성하고 만들고 조절할 수 있는 강력한 물리력으로 스스로 행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버지를 만난 '스타로드'는 아버지 행성에서 부자 간의 정을 마음껏 만끽합니다. 

가모라와 스타로드의 러브 라인은 여전히 유효하고 롸켓과의 티격태격도 여전합니다. 달라진 점은 사람의 감정을 읽는 맨티스와 네뷸라와 가모라 자매 사이의 이야기가 진해졌습니다. 여기에 예상 못한 스토리의 반전이 있습니다. 특히 욘두의 대활약은 이 영화의 숨은 주인공이 아닐까 할 정도로 큰 역할을 합니다. 스토리가 무척 진해졌습니다. 1편보다 더 진한 우정은 가족애까지 느끼게 합니다.   

여전한 유머로 시종일관 미소가 가득

롸켓과 스타로드와의 입씨름과 드랙스와 맨티스의 얼굴 지적질과 이름 농담 등등 영화 전체에 유머가 가득합니다. 그렇다고 박장대소하는 유머는 아니고 피식 거리는 웃음이 대부분입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농담을 하는 이들의 유쾌함은 가오갤 시리즈가 인기 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꼬마 그루트가 귀요미 역할까지 하면서 웃음과 귀여움이 동시에 충족됩니다. 

웃기는 액션 영화 시리즈는 꽤 있긴 합니다. 그러나 가오갤 시리즈는 능청스러움이 있습니다. 영화 후반에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순간에도 스카치 테이프 농담을 할 때는 '역시 가오갤이구나'라고 다시 한 번 느껴지네요.  

추상적 액션이 많아진 점은 아쉽다

가오갤은 액션만 보면 다른 슈퍼히어로물보다는 거대하지 않습니다. 특히, 지구가 배경이 아닌 우주가 배경이라서 현실감도 높지 않습니다. 대신 우주라는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어서 화려한 구조물이나 아름다운 액션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가오갤2는 영화 하이라이트에 추상적인 공간에서 액션을 해서 그런지 감흥도가 1편보다는 못합니다. 행성 내부에서 거대한 싸움을 하는데 공간 자체가 낯설고 구체적이지 않아서 화려하지만 재미가 높지는 않습니다. 대신 1편보다 화려한 색을 가득 이용하는 모습은 색다름을 제공합니다. 

액션의 아쉬움은 욘두가 책임집니다. 욘두의 화려한 액션과 멋짐이 영화 후반의 아쉬움을 메웁니다. 

전격Z작전을 아는 세대를 위한 뮤직비디오

어썸뮤직 볼륨2에 담긴 음악은 1편 보다 아는 노래가 적어서인지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80년대 문화 코드가 많이 보입니다. 영화에서 '스타로드'는 어렸을 때 친구들이 아버지가 어디 있냐고 물을 때 마다 "내 아버지는 '데이빗 핫셀호프'야"라고 대답을 합니다. 10,20대 분들은 데이빗 핫셀호프! 이 배우를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30대 분들도 잘 모를 정도로 80년대 인기 미국 드라마인 '전격Z작전'으로 인기를 얻고 인기가 훅 꺼진 배우입니다.

'전격Z작전'은 80년대 중반 한국에서도 방영한 미국 드라마로 말하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동차가 탐정인 주인공과 함께 여러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탐정물입니다. 당시 키트를 너무 좋아해서 가장 좋아하는 요일이 토요일이 아닌 '전격Z작전'이 방영하던 월요일일 정도로 '전격Z작전'을 좋아했습니다.

가오갤2에서 스타로드는 데이빗 핫셀호프를 호출합니다. 실제로 영화에서 약 10초 정도 깜짝 등장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여기에 70,80년대 히트곡이나 80년대 인기 미드인 '치어스' 등을 거론하면서 수시로 80년대 문화 코드를 새겨넣습니다. 이는 다른 액션 영화와의 차별성입니다. 우주를 누비는 가오갤 전사들이지만 주인공인 스타로드의 마음의 고향은 지구 그것도 80년대 지구입니다.

이 80년대를 추억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가오갤은 더 의미있고 더 진한 재미로 다가옵니다. 가오갤 1편을 보고 2편을 봐야 하나? 라는 질문에 1편을 보고 보면 더 재미있지만 안 보고 2편을 봐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큰 지장은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다만, 제대로 보려면 1편을 꼭 챙겨 보고 2편을 보실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왕 보시려면 제대로 보셔야죠. 

역시 가오갤은 가오갤입니다. 정말 이렇게 유쾌한 액션물이 최근에 있었나요? 아! 데드풀이 있긴 하네요. 데드풀로 비교하자면 데드풀은 진한 성인 농담이고 가오갤은 10대들도 같이 웃을 수 있는 가벼운 농담 같은 영화입니다. 온가족이 함께 봐도 즐거운 가오갤2입니다

추가 : 마블 영화 답게 쿠키 영상이 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5개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가오갤씨 농담도 잘하셔! 웃음과 액션의 화려한 조합, 여기에 진한 우정은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