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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특수요원] - 톡톡튀는 소재를 평범하게 재활용하다.
11  쭈니 2017.04.13 17:44:11
조회 158 댓글 3 신고

 

 

감독 : 김덕수

주연 : 강예원, 한채아, 조재윤, 남궁민, 김민교

개봉 : 2017년 3월 16일

관람 : 2017년 4월 12일

등급 : 15세 관람가

 

 

비정규직 시대를 관통하는 코미디 영화?

 

전세계를 무대로 맹활약하는 첩보영화는 많습니다. 미국의 CIA, 영국의 MI5 등, 그들은 세계 평화를 위해 멋진 활약을 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위해 거대한 음모를 꾸미기도합니다. 그렇다면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우리나라의 첩보기관은 국가정보원, 줄여서 국정원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변해가는 세계 정세에 정보를 수집해서 대한민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국정원의 임무입니다. 하지만 실제 국정원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며 국내 정치에 깊숙히 관여하고, 특정 정당이 정권을 잡는데 기여하는 일을 합니다.

그러한 국정원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2012년 대선이었습니다. 당시 국정원은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보수정당을 몰래 지지했고, 그러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며 망신을 당했습니다. 물론 국장원의 지원을 받은 보수정당의 정치 공세로 인하여 이 사건은 조용히 묻혔지만, 특정 정당이 정권을 잡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 국정원의 현주소를 보며 저는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기대한 이유는 영화의 주인공인 장영실이 국가안보국 댓글요원이라는 설정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비정규직입니다. 다시말해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실태와 국정원의 댓글부대라는 한심한 작태를 꼬집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강예원, 한채아라는 그다지 믿음직하지 못한 여배우가 투톱을 맡았어도 저는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보기 위해 oksusu의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을 했습니다.

 

 

 

국가안보국 댓글요원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하다.

 

만년알바인생 장영실(강예원)은 35살의 나이에 국가안보국의 비정규직 댓글요원으로 취업합니다. 그녀는 정규직 전환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결국 정리해고 1순위 신세가 됩니다. 그러던 그녀에게 기회가옵니다. 국가안보국의 박차장(조재윤)이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5억원의 예산을 사기당하고,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된 장영실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하게됩니다. 5억원의 돈을 찾아오면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겠다는 박차장의 약속과 함께...

하지만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한 것은 장영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청의 미친X로 악명이 높은 나정안(한채아)도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했있었고, 서로의 정체를 알게된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합동수사를 벌이게됩니다. 하지만 장영실의 목표는 박차장이 뜯긴 5억원을 몰래 되찾아오는 것이고, 나정안의 목표는 보이스피싱조직을 일망타진하는 것이니, 두 사람의 목표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나정안과 장영실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일하며 조직의 중간간부인 양실장(김민교)과 사장인 민석(남궁민)에게 접근하면서 자연스럽게 우정을 쌓아갑니다. 하지만 국가안보국의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나정안을 배신할 수 밖에 없는 장영실, 그리고 장영실의 배신으로 인하여 죽을 위기에 빠진 나정안. 이제 그녀들의 진짜 활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단 코미디 영화로는 실패다.

 

사실 저는 [비정규직 특수요원]에 큰 기대를 하고 영화를 봤습니다. 비록 극장에서는 놓쳤지만 워낙 소재가 좋았고, 제 블로그 이웃 중에서 이 영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는 분이 계셨으며, 김덕수 감독의 전작인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역시 나름 괜찮게 봤기 때문에 [비정규직 특수요원]에 대한 제 기대감은 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저는 굉장히 많이 이 영화에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일단 영화가 웃기지 않습니다. 10년동안 그직 활동을 하면서 각종 자격증으로 스펙을 쌓은 장영실이 의외의 순간에 활약하는 장면은 웃겼지만, 그러한 웃음은 단편적일 뿐입니다. 뭔가 영화 전체적인 상황과 연기력으로 웃겨야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강예원의 코믹 연기는 영 시들해보이고, 한채아는 그와는 반대로 터프한척 오버연기로 일관합니다. 애초부터 강예원과 한채아의 연기력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연기력이었습니다.

게다가 영화의 상황도 억지스러웠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잡기 어려운 것은 점조직으로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인데, 아예 대놓고 거대한 콜센터를 운영하며 정부조직까지 털어먹는다는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이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했으면서도 조직의 우두머리를 잡기위해 시간을 끈다는 설정도 납득이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사기를 당하는 일반인들은 어쩌라는 것인지... 

 

 

 

톡톡 튀는 소재를 평범하게 재활용하다.

 

국정원의 댓글알바라는 소재는 활용할 생각조차 없어보였고, 비정규직에 대한 풍자는 수박겉핥기에 불과했으며, 영화 마지막 액션 장면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민석이 갑자기 사이코패스가 되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며 갑자기 민석에게 캐릭터를 부여하려는 시도는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차라리 좀 더 일찍, 그리고 깊이 민석과 장영실의 러브라인을 조성시키며 민석의 캐릭터를 완성했다면 마지막 반전도 꽤 그럴듯했을텐데...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그래도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코미디 영화이면서 웃기지는 않았어도, 대한민국 아빠들의 달라진 역할에 대한 가벼운 고찰이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코미디 영화이면서 웃기지 않으면서도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과 비정규직 사회에 대한 가벼운 고찰조차도 없습니다.

게다가 죄책감 때문에 자살한 은정(김성은) 사건은 왜 갑자기 나오는 것인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일해서라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애환을 담고 싶었다면 크나큰 착각입니다. 그들은 그저 사기꾼에 불과합니다. 영화를 보고나니 장영실이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벌인 사기행각과 그에 대한 피해자(할머니의 병원비를 사기당할뻔한 할아버지는 제외)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갑자기 안타까워졌습니다. 정말 잘만 가다듬으면 더 재미있는 코미디, 첩보영화가 될 수 있었는데... 그러한 아쉬움이 영화가 끝나고 한참까지 남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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