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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 스컬 아일랜드] - 영화를 보며 재미를, 쿠키영상을 보며 환희를 느끼다.
12  쭈니 2017.03.13 17:21:51
조회 379 댓글 0 신고

 

 

감독 : 조던 복트-로버츠

주연 : 톰 히들스턴, 브리 라슨, 사무엘 L. 잭슨, 존 C. 라일리

개봉 : 2017년 3월 8일

관람 : 2017년 3월 11일

등급 : 12세 관람가

 

 

몬스터버스는 이미 시작되었다.

 

토요일 아침 저희 가족은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그날은 구피, 웅이와 함께 [콩 : 스컬 아일랜드]를 보기로 약속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콩 : 스컬 아일랜드]는 저희 가족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대작입니다. 1976년작 [킹콩]은 물론, 2005년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을 재미있게 본 저는 [킹콩]을 새롭게 리메이크한 [콩 : 스컬 아일랜드]를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2월 18일 [그레이트 월]을 본 이후 한달 가까이 영화를 보지 못했던 웅이도 [콩 : 스컬 아일랜드]는 오랜만에 극장에서 블록버스터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저는 영화 시작과 동시에 [콩 : 스컬 아일랜드]와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에 중점을 두고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이 두 영화는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던 신비의 섬, 스컬 아일랜드(해골섬)에서 거대한 킹콩이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이라는 동일한 소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킹콩]이 전반부는 스컬 아일랜드에서, 후반부는 뉴욕에서 진행되는 것과는 달리, [콩 : 스컬 아일랜드]는 스컬 아일랜드에서 영화의 대부분이 진행됩니다. 그것은 '킹콩'이 뉴욕을 초토화시키고, 빌딩 꼭대기에서 비장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킹콩' 영화의 전통적인 하이라이트가 [콩 : 스컬 아일랜드]에는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킹콩' 영화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하이라이트가 없는 대신 [콩 : 스컬 아일랜드]는 거대한 몬스터버스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입니다. 몬스터버스란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인 워너 브라더스가 레전더리 픽처스와 손잡고 거대 괴수들이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세계관 구축을 일컫는 것으로, 이미 2014년 개봉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로 프로젝트 가동은 시작되었습니다. [콩 : 스컬 아일랜드]에서는 엔딩 크레딧 이후 쿠키영상을 통해 [고질라], [콩 : 스컬 아일랜드]를 아우르는 몬스터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 

 

 

 

요즘은 여러 캐릭터를 하나의 세계관에 묶는 것이 유행이다.

 

여러 캐릭터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는 것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시초라고 할수 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큰 성공을 거두자 마블의 경쟁사인 DC는 뒤늦게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를 발표했었습니다.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는 [맨 오브 스틸]을 시작으로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을 통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습니다. 2016년에는 [수어사이드 스쿼드], 올해는 [원더우먼]이 개봉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의 정면대결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유니버설이 클래식 몬스터들인 프랑켄슈타인, 드라큘라, 늑대인간, 투명인간, 미이라 등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통합하는 유니버설 몬스터 유니버스를 발표했습니다. 애초에 유니버설 몬스터 유니버스는 2014년 게리 쇼어 감독의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을 첫 영화로 공표했었습니다. 루크 에반스가 강인한 군주이자 위대한 영웅이었던 드라큘라 백작이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흡혈귀가 되어야 했던 사연을 담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흥행성적이 아쉬웠고, 결국 유니버설은 2017년 개봉예정인 [미이라]가 유니버설 몬스터 유니버스의 시작이라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톰 크루즈가 주연으로 캐스팅된 [미이라]를 시작으로 지킬 박사(러셀 크로우), 프랑켄슈타인(하비에르 바르뎀), 투명인간(조니 뎁)의 단독 영화가 줄줄이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다른 유니버스 영화의 정보는 줄줄이 꿰고 있지만, 솔직히 몬스터버스 프로젝트는 [콩 : 스컬 아일랜드]를 보고나서 처음 알았습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를 봤을 때만해도 '고질라'와 '킹콩'이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일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콩 : 스컬 아일랜드]의 쿠키영상은 제게 더욱 경이로웠습니다. 몬스터버스는 2019년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스], 2020년 [고질라 VS 콩]의 개봉이 예정되어 있다고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고질라]가 연상되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비록 [콩 : 스컬 아일랜드]를 보면서도 몬스터버스의 존재를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저는 [콩 : 스컬 아일랜드]과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가 굉장히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는 일본의 대표적인 괴수인 '고지라'를 미국에서 리메이크한 두번째 영화입니다. '고지라'의 첫번째 미국 리메이크는 1998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에 의해서입니다. 당시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감독이었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고질라]를 연출하는데 있어서 '문제는 크기'라고 주장하며 인류를 위협하는 거대 괴수 '고질라'와 인간의 대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고질라]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첫 흥행 실패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고질라]의 흥행실패 요인은 여럿이 있겠지만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고지라'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것이 가장 컸습니다. '고지라'는 거대한 괴수가 맞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의 수호신이기도 했습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이러한 '고지라'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했고, 그 결과 [고질라]에서는 인류를 위협하는 괴수가 '고질라'가 아닌 무토임을 밝힙니다. 영화 후반 '고질라'와 '무토'가 같은 편이라며 공격하려하는 미해군의 함장 월리엄 제독에게 세리자와(와타나베 켄) 박사는 '고질라'는 무토에 의해 무너진 자연의 군형을 맞춰줄 것이라며 막아섭니다.

[콩 : 스컬 아일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하를 죽음으로 몰고간 '콩'을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패카드(사무엘 L. 잭슨) 중령에게 콘라드(톰 히들스턴)과 위버(브리 라슨)는 '콩'을 죽이면 안된다고 막아섭니다. '콩'은 스컬 아일랜드 주민들의 수호신으로 만약 '콩'을 죽인다면 스컬 아일랜드의 지하 깊은 곳에 사는 스컬 크롤러를 막을 천적이 없어지는 셈입니다. '고질라'와 마찬가지로 '콩'도 인류의 수호신으로 위상이 격상된 셈입니다.

 

 

 

이성을 잃은 전쟁광에게 승리 혹은 패배뿐이다.

 

[콩 : 스컬 아일랜드]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콩'의 위상이 격상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콩'이 기존의 '킹콩'과 비교해서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커젔다는 것도 눈여겨봐야합니다. 이는 '콩'과 '고질라'의 대결을 염두에 둔 조치인 듯 보입니다. 기존의 '킹콩'으로는 '고질라'와의 대결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콩'외에도 [콩 : 스컬 아일랜드]의 여러 캐릭터 중에서 패카드를 좀 더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패카드의 첫등장은 미국이 베트남전 철수를 선언하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환호하는 부하들을 허망하게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그는 베트남전에서 미국의 승리를 위해 목숨을 내걸고 싸웠지만, 결국 반전 여론에 밀려 철수를 맞이하게 됩니다. 패카드가 반전 사진기자인 위버를 경멸에 찬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의 입장에서는 베트남전 패배는 적군 때문이 아닌 미국내 반전 여론 때문이고, 그러한 반전 여론은 위버와 같은 언론인이 조성한 것이니까요.

전쟁, 그리고 승리에 대한 갈망은 스컬 아일랜드에서 '콩'에게로 향합니다. 그에게는 더이상의 이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콩'을 죽이겠다는 결심만 남은 셈입니다. 그러한 전쟁광 패카드의 모습은 [어벤져스]의 수장인 닉 퓨리(사무엘 L. 잭슨)를 떠오르게합니다. 의도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무엘 L. 잭슨을 패카드 중령으로 캐스팅한 것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한 [콩 : 스컬 아일랜드]의 당찬 도전장일지도 모르겠네요.

 

 

 

몬스터버스가 앞으로 나아갈 길

 

[콩 : 스컬 아일랜드]는 영화의 쿠키영상을 통해 몬스터버스가 시작을 관객에게 발표했습니다. 2014년 [고질라]가 개봉되었을 때만해도 '고질라'와 '고질라' 세계관의 괴수인 라돈, 킹 기도라, 모스라 등으로 [고질라] 시리즈를 구성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킹콩'을 '고질라'의 세계관에 합류시킴으로써 몬스터버스로의 세계관 확충이 이뤄진 것입니다. 이는 전 세계의 다른 거대 괴수들도 몬스터버스의 세계관 안에 들어올 수 있음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서 '용가리'와 같은...('용가리'가 몬스터버스에 합류하면 좋겠지만 그냥 제 기대일 뿐입니다.)

현재로써는 몬스터버스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고질라 VS 콩]입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마블의 여러 슈퍼 히어로를 팀으로 만든 [어벤져스]로 흥행 대박을 터트렸듯이,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의 궁극적인 목표가 DC의 슈퍼 히어로가 팀을 이룬 [저스티스 리그]가 [어벤져스]보다 더 높은 흥행수익을 올리는 것이듯이, 결국 몬스터버스의 성공여부도 [고질라 VS 콩]이 쥐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이로써 저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세계관에 푹 빠질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콩'이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위버와 안타까운 사랑을 나누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지 않는 것이 조금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영화의 쿠키영상에서 '콩'이 '고질라'의 세계관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나서 마음 속으로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나저나 영화가 끝나자마자 극장 밖으로 나가버린 분들은 이러한 최고의 쿠키영상을 놓치고 말았네요. 아직 [콩 : 스컬 아일랜드]를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꼭 기다렸다가 쿠키영상까지 챙겨보시길... 10여분을 기다린 보람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패카드 중령은 '콩'을 공격하며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겠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고질라]에서도 그랬듯이 몬스터버스는

인간 또한 지구에 머물다가는 여러 개체중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줄 것이다.

인간은 상대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괴수들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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