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 그들이 없는 언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위한 길고도 외로운 싸움
★★★☆
▣ 이명박 대선 캠프의 언론 특보 '구본홍'씨가 사장으로 임명되는 YTN
역시 낙하산 인사로 수장의 자리에 오른 MBC의 김재철 사장
2008년,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신임사장으로 '구본홍'씨가 임명됩니다. 그는 이명박 대선캠프의 언론 특보였던 인물로 이 임명을 명백한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라 생각한 YTN 구성원들은 격렬하게 저항합니다. 이는 MBC의 사장으로 임명됐던 '김재철'씨 역시 마찬가지였었는데 언론인들은 공정하고 객관성이 지켜지는 언론의 투명성을 위해 의도가 보이는 낙하산 인사를 반대했지만, 그 투쟁의 결과는 20여명에 달하는 언론인들의 해직과 수많은 사람들에게 내려진 중징계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1980년대 이후로 처음이라는 초유의 사태였었고요.
하지만 처음에는 이런 강력한 징계들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던 사람들, 그러나 3달이 넘게 이어지면서 점점 장기화된 투쟁은 무려 7년간의 시간을 거쳐 지난 2014년 YTN 해직 무효 소송 대법원 선고를 통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YTN에서 그때 당시 해직된 사람들 가운데 3명의 해고는 무효이지만 3명의 해고는 정당하다는 그 판결 말이죠. <7년 - 그들이 없는 언론>은 바로 이 투쟁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언론이 왜 이토록 언론의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려주고 있습니다.
▣ 한 사람이 언론을 어떤식으로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작금의 현실
작금의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혼돈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이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특정 언론 하나가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자정 작업(자정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이 시작되기는 커녕 5년간 꼭두각시 신세의 그 분과 한 명의 개인에 의해서 농락당했을 끔찍한 시간들이 계속해서 이어졌을 것인데, 그래도 투철한 기자 정신의 사명감으로 뭉친 이들로 인해 막장드라마보다도 더 막장스러운 일들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이는 모두 한 명의 사람에서 비롯된 변화이기도 했습니다. 과거 종편이 처음으로 도입됐을때만 해도 반대의 목소리가 굉장히 컸었지만 손석희씨가 JTBC의 사장 자리에 앉으면서 JTBC의 보도 프로그램은 현재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프로그램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인데, 이와 반대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영화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YTN과 MBC의 경우였습니다.
▣ 바른 말을 하는 언론인들을 탄압하고 입을 막았으며 그렇게 국민들의 눈까지
가리려고 했던 이들, 그렇게 망가진 언론은 복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길고도 외로운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
정권 요직의 인물들과 연결이 되었던 그 낙하산 인사는 그들 입맛에 맞는 방송을 위했던 것으로, 그 실체가 명백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권력을 쥔 그들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충성심 강한 사람들을 방송국의 수장에 앉히며 언론을 손아귀에 넣었고, 바른 말을 하려는 언론인들을 탄압하고 그들의 입을 막으면서 국민들의 눈까지 가리려고 했던 것인데 그렇게 망가져버린 언론은 지금도 복귀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 시점의 공중파 뉴스와 기자들은 '기레기'라는 비난을 받으며 국민들에게 야유 받는 신세가 되어버렸고요.
때문에 다시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운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 당시 몇몇 언론들은 '전원 구조'라는 어처구니 없는 오보를 내기도 했던 것일텐데, 이는 정부의 의중과 다른 말을 하는 것이 두려웠고 기자 정신과 비판 의식은 사라져버린,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그저 대변인의 역할만 자청하고 있는 참담한 현실의 극치라고도 할 수 있는 최악의 오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실이기에 당연히 언론이 해야하는 일을 하는 것이 칭송받고 또 동시에 그런 옳은 말을 하는 사람들의 안위를 걱정해야만 하는 이상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도 같고요.
이렇듯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길고도 외로운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그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현실의 이야기는 무거운 돌멩이처럼 가슴 위에 올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는 앞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 맞을까요? 하루 빨리 이 비정상적인 세상이 조금이나마 정상적인, 상식이 통하는 세상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