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윌 헌팅>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
★★★★☆
" It's not your fault "
< ▲ 이 작품에 출연했을 당시만 해도 맷 데이먼은 무명에 가까운 배우였지만
이 작품 이후로 그는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
<굿 윌 헌팅>은 어떤 영화인가? <굿 윌 헌팅>은 제70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맷 데이먼과 벤 에플렉에게 각본상을, 로빈 윌리엄스에게 남우조연상을 선사한 작품으로 헐리우드의 소문난 절친인 맷 데이먼과 벤 에플렉의 빛나는 우정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1998년 작품은 故 로빈 윌리엄스가 떠난지 2주년을 맞아 그를 추모하기 위해 재개봉이 이뤄졌습니다.
어린 시절의 가혹한 학대에서 비롯된 아픈 기억으로 강력한 방어기제를 만들게 된 '윌'
반항적이고 폭력적인 그 방어기제는 윌을 두터운 껍질 속에 가둬놓고 있었는데..
< ▲ '필즈상'을 수상한 대학 교수에게도 1년이나 걸렸던 어려운 수학 문제였지만
'윌'(맷 데이먼)에게는 그냥 평범하고 쉬운 문제에 불과했습니다 >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받았던 경험은 '윌'(맷 데이먼)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 아픈 기억은 윌로 하여금 강력한 방어기제를 만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윌의 그 방어기제는 반항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분출되면서 스스로를 두터운 껍질 속에 가둬놓고 있습니다. 때문에 오랫동안 함께 했던 친구들이 아닌 그외의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못했었던 그는 누굴 사랑하는 것도, 사랑 받는 것에도 익숙하지 않은 인물로 성장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윌에게는 그 누구도 갖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모든 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천재성이었죠. 그러나 그런 천재성 역시 그의 두터운 방어기제에 둘러 쌓여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윌을 둘러싸고 있는 두터운 껍질을 억지로 깨려고 하면 할수록 더더욱 움츠려 들던 윌
하지만 '숀' 교수(로빈 윌리엄스)는 다른 이들과 달랐습니다
< ▲ 사랑하는 것도, 사랑 받는 것도 익숙치 않았던 '윌' >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대한 동화는 아마 다들 알고 계시겠죠? 엄청난 천재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던 윌은 어쩌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알을 낳을 준비가 되지 않은, 아직 부화되지 않은 알 속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알은 대단히 두꺼운 껍질로 둘러 쌓여 있으면서 그를 완전히 가둬두고 있었죠. 그러나 그 껍질을 누가 억지로 깨려고 하면 어김없이 다분히 반항적인 방어기제만 발산 될뿐 그 속의 윌은 더더욱 깊이 움츠러들었는데 그럼에도 어서 빨리 그를 세상 밖으로 꺼내고 싶었던 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껍질을 깨려고 하지만 번번히 실패만 할 뿐입니다. 그러나 '숀'(로빈 윌리엄스)은 달랐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그에게 다가서는 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윌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게 기다려주는데..
< ▲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캡틴, 마이 캡틴'.. 그가 그립습니다 >
다른 사람들과 다른 방법으로 윌을 대했고 또 윌에게서 자신의 과거 모습을 봤었던 숀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으며 그와의 간격을 천천히 좁혀 나갔고 마음으로 소통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아는 것은 많았지만 좁고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던 미성숙한 윌이 조금은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랬으며 사람과의 만남에도 서툴렀고 '사랑'의 감정에도 익숙하지 않았던 그에게 아름다운 사랑의 힘을 이야기 해주기도 했는데 이런 과정들을 통해 숀은 윌이 만들어낸 방어기제를 억지로 깨뜨리려고 하기보다는 그는 왜 그런 행동들을 보이는 것인지를 조금씩 이해해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윌의 입장이 되어 생각했고 윌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길 기다렸던 것이죠.
온전한 진심이 묻어나던 숀의 위로, " It's not your fault "
연달아 좋은 작품에서 다시 봤던 로빈 윌리엄스의 따뜻한 모습
잔잔히 가슴을 적셔오는 따뜻한 작품 <굿 윌 헌팅>
< ▲ "It's not your fault", 잊을 수 없는 대사와 장면 >
다시 말해 숀은 억지로 윌을 둘러 싸고 있는 껍질을 깨려고 하기보다는 윌이 스스로 그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를 지켜봤고 다독였으며 끝내 그의 마음 깊이 잠재하고 있던 근원적인 슬픔을 어루만져 줬던 것인데, 때문에 숀이 윌에게 건냈던 "It's not your fault "라는 한마디 말은 온전한 진심이 묻어나는 위로였기에 그 오랜 시간 윌을 둘러 쌓고 있었던 그 두껍고 날선 껍질을 깨뜨릴 수가 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이런 모습이 분명 중요한 것이겠죠?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을 모두 이해했다는 듯 쉽게 생각하고 꼭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주려고 하기 보다는 이렇게 천천히 마음을 열기를 도와주면서 기다려주고, 또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도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선생님을 연기했던 로빈 윌리엄스가 이 세상에 꼭 필요한 '멘토'로 등장한 이번 작품 역시 잔잔히 가슴을 적셔오는 따뜻한 영화였습니다. 연달아 이렇게 좋은 작품 속 로빈 윌리엄스의 모습을 보니 더더욱 그가 그리워지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