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의 최대 화제는 전도연이었다. 과거 정말로 풋풋한 시절에 TV드라마에 출연한 이후로는 영화만 출연했다. 그 당시에 청바지 광고와 함께 풋풋함 이미지의 대명사였다. 시간이 지나 어느덧 연기의 여신으로 존재감은 저 위로 올라갔다. 연기를 위해서 몸을 사리지 않고 어떤 역할이 주워져도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가 되었다. 그 덕분에 잃은 이미지는 흥행배우라는 코드다.

연기 좋은 배우도 좋지만 역시나 흥행 파워가 있는 배우가 더 인기를 얻는다. 흥행 파워가 있는 배우라고 연기력이 부족한 경우는 없다. 작품성 있는 영화에 출연하다 이번 <굿와이프>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큰 관심을 받았다. 다만 이미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약점이 있다. 한 마디로 여기서 얼마나 더 잘하겠냐는 의미다. 이미 높아진 눈높이에 무조건 평균이상은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어 딱히 전도연의 연기를 보고 놀라는 경우가 거의 없다. 불행히도.

반면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가 된 김단 역할의 나나는 생각지도 못한 결과로 대박을 맞았다. 캐릭터 자체도 보이시한 매력과 법조계 사무장 역할이라 말톤도 일반 여성 캐릭터와는 다소 달랐다. 이런 부분이 시너지 효과를 크게 냈다. 평소 여성스럽고 각선미도 돋보였던 배우가 완전히 다른 반전매력을 보여주니 기대가 바닥에서 조금만 잘해도 빛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아주 크게 봤다. 향후 연기가 더 기대되고 부담스럽게 되었다.

드라마는 시작과 함께 가장 큰 사건을 시청자들에게 안겨준다. 김혜경(전도연)남편이자 부장검사인 이태준(유지태)가 비리사건과 결부되어 구속된다. 따뜻한 부부사이었던 이미지였지만 성접대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에 김혜경은 다시 일을 시작한다. 서중원(윤계상)이 있는 로펌이 인턴으로 취직하며 여러 사건을 맡아 해결한다. 조금씩 변호사로 적응하며 서중원과 관계는 점점 친밀해지고 이태준은 멀어진다.

드라마는 중반까지는 이태준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이야기하며 무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김혜경이 변호사로 처음 일을 시작하며 좌충우돌하며 조금씩 변호사일을 능숙하게 하는 모습이다. 시간이 갈수록 이태준은 오로지 출세를 위해 노력하는 인간이란 모습에 실망하며 헤어지려 한다. 반면 대학 동창이던 서중원은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김혜경을 바라보며 조금씩 호감을 느끼며 감정적으로 가까워진다.

매 회마다 에피소드가 엮이며 이어지는 드라마인데 아쉬운 것은 큰 흐름이 없다. 제목처럼 김혜경이 주인공인데 김혜경이 본격적으로 이끌어가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면 좀 더 심도있는 재미가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전체적으로 이태준 사건이 중심이었지만 실제로 이 사건과 관련하여 김혜경이 특별히 한 것은 없다. 능동적보다는 수동적으로 증언을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극의 긴장감은 살짝 아쉬웠다.

사실 법관련이나 의료관련 드라마가 재미없기는 힘들다. 어지간해서는 다 재미있다. 그렇기때문에 <굿와이프>도 재미는 있다. 각 사건마다 증거를 찾고 증인을 찾으며 양쪽 변호사나 검사와 충돌하며 변론하는 장면은 재미있다. 김혜경 변호가 다소 수세적일 때 김단이 중요한 증거 등을 찾아 도와줄 때 더 재미있고 통쾌했다. 서중원과 김혜경의 감정선은 이해 가능하게 만들어 주긴했다. 딱히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미국 드라마가 원작이라 그럴지도.

윤계상은 평소와는 다른 역할을 이번에 선보였다. 평소 친절하기만 한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그외에 차가운 이미지도 선 보였지만 캐릭터가 김혜경에게는 늘 미소짓는 역할이라 차가운 모습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드라마가 보는데 재미없지 않았지만 무엇인가 살짝 아쉽다고 할까. 실제로 이번 드라마는 그다지 집중하며 보지 못했고 이런 저런 일로 회차 중간부터 보기도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