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극장에서 볼 생각은 없었다. 불행히도 이번에 폰을 변경하며 공짜 영화표가 무려 3장이나 있었다. 쓰지 않으면 소멸된다고 한다. 무려 3장을 소멸시키긴 싫어 어쩔 수 없이 현재 상영하는 영화 중 이미 관람한 영화를 제외하고는 이것 뿐이 없었다. 한 주만 더 늦게 하면 볼 영화가 있긴 했는데 어쩔 수 없다. 이제부터 공짜 영화는 못 볼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다. 이제부터 조조로 봐야 할 듯 하다. 한동안 늘 조조로 보다 공짜표 생긴 이후엔 평일 오후에 봤는데, 생활 패턴이 바뀔듯.

얼핏 평을 보면 그저 무난이었다. 영화가 화끈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지만 재미없다고 할 수도 없는. 실제로 미국에서 첫 주 개봉 후 다음주 드랍률이 꽤 심했다고 한다. 이런거까지 다 알고 있는 내가 더 신기하다. 이렇게 쓰고보니. 별의별 시시콜콜한 것까지 읽고 있으니. 스타트랙 1편을 봤는데 2편은 아직 못 봤다. 케이블에서 할 때 타이밍을 놓치다보니. 다행히도 이번 편을 볼 때 전혀 상관이 없었다.

사람들이 보는 눈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난 느낌도 비슷하다. 재미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딱히 인상적인 장면이나 집중력있게 봐야 할 대목도 없었다. 전형적인 킬링 타임용 영화다. 아마도 미국인에게는 스타워즈보다는 스타트렉이 훨씬 더 친근하고 가까운 작품이라 생각한다. TV드라마로 계속 방영되었고 - 덕분에 예전 AFKN으로 봤다 - 미국인에게 추억돋는 영화다.

그렇기에 리부트를 만들어 영화로 다시 회생시켰다. 그걸 깜박했더니 영화 마지막에 과거 출연배우들이 나오는 걸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영화는 정말 무난하다. 이런 영화를 보고나서 리뷰쓰기가 제일 난감하다. 딱히 인상적인 장면이 있으면 그걸 열심히 쓰거나 재미가 영 없으면 열심히 그런 부분을 비판하며 공백을 채울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 동안 중간에 아주 살짝 지루한 걸 제외하면 볼 만 한다.

물론, 좀 이상한 것은 있다. 연합행성에서 꽤 가까운 별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 첫번째고, 그 별에서 거주하는 존재가 거의 없다. 연합행성인들이 잡혔을 때 그들을 감시하는 군인이 거의 없다. 초능력으로 조정당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그 인원이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그 인원들은 우주선이 나와야만 출몰한다. 다들 어디에 그렇게 있었는지 말이다. 더구나 악당 부하는 딱 한 명이다. 이렇게 초라한 두목이라니.

그나마 영악하게도 엔터프라이즈호가 난파되고 포로가 되었을 때 아주 단촐하게 중요배역만 보여준다. 덕분에 제작비는 아끼지 않았을까. 영화에서 눈에 들어온 인물은 제이라 역의 소피아 부텔라다. 딱 봐도 분장만 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지구인이 옷을 약간 특이하게 입고 분장으로 얼굴을 다르게 보이는 정도로. 보면서 자신의 맨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좀 억울했겠고 생각했는데 <킹스맨>에 나온 바로 그 인상적인 배우라 놀랐다.

그래도 연합행성에서 엔터프라이즈호가 적 우주선이랑 싸우는 장면과 옛 우주선을 별에서 탈출하기 위해 비행하는 장면은 긴장감있었다. 괜히 몰입했더니 절대로 그럴 일이 없는데도 우주선이 땅으로 떨어지기 직전 직급강하면서 올라가는 장면은 뻔하지만 거의 유일하게 긴장했다. 그외에 본즈(칼 어번)이 투덜대며 스팍(재커리 퀸토)와 함께 어쩔 수 없이 적 우주선에 트랜스되는 장면은 웃으며 봤다.

올 여름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는 딱히 인상적인 영화가 없다. 기대작도 없었다. 그리고보니 왜 마블은 여름 방학 시즌에 한 편도 내놓지 않았을까. 과거와 달리 여름 블럭버스터 개념이 좀 희미해지긴 했지만. 영화는 안톤 옐친이 사망하며 추모를 하며 끝난다. 그리고보니 본즈 역할의 칼 어번이 중요한 역할인데 한국 전단지에는 빠졌다. 이럴수가! 영화 내내 비중이 3~4번째 되는 데 말이다. 뭐, 이리저리 신경쓰지 않고 킬링타임으로 보면 좋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별에서 우주선이 탈출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