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비욘드> 여전히 오락 영화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던
" 살생을 하면서 사느니 생명을 구하고 죽겠어
내가 사는 세상은 그래 "
< ▲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통해 거의 완전체의 함장으로 성장했던 '커크'(크리스 파인)
그는 여전히 동료들과 엔터프라이즈호와 함께 미지의 우주를 탐사하고 있습니다 >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어떤 영화인가? '트렉키'라고 불리는 두터운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렉>시리즈는 <스타워즈> 시리즈와 함께 대표적인 '스페이스 오페라'로 꼽히는 작품으로 인기 TV 시리즈에서 시작하여 영화로도 제작되면서 지난 1976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0편의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때문에 <007> 시리즈와 더불어 성공한 세계 최장수 시리즈로 꼽히는데 이 유명한 영화가 지난 2009년에 J.J 에이브람스 감독에 의해 <스타트렉 비기닝>이란 제목으로 다시 리부트 됐었죠. <스타트렉 비욘드>는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이어지는 리부트 시리즈 세번째 이야기로 1,2편을 연출했던 J.J 에이브람스 감독의 손을 떠나 <분노의 질주> 시리즈 4~6편의 저스틴 린 감독이 연출을 맡게 됐습니다.
이제는 성숙한 함장의 모습으로 성장한 함장 '커크'(크리스 파인)
미지의 우주를 탐사하고 있던 그에게 엄청난 위기가 찾아옵니다
< ▲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되는 거대한 위협 >
<스타트렉 비기닝>과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통해 이제는 성숙한 함장의 모습으로 성장한 '커크'(크리스 파인). "미지의 세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잠시 숨겨져 있을뿐"이란 신념을 갖고 있었던 그는 엔터프라이즈호의 동료들과 함께 미지의 우주를 탐사하는 임무를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 2년이 넘게 이어졌던 임무였기에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행성 연합'의 최첨단 기지이자 우주 정거장인 '요크 타운'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커크는 무엇인가'에게 공격당한 후 가까스로 탈출하여 구조 요청을 보내던 우주선의 접근을 보게 됩니다. 비록 홀로 탈출한 그(혹은 그녀)가 행성 연합 소속은 아니었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지의 우주에서 일어난 일이었기에 호기심을 느꼈고 또 공격당한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다시 엔터프라이즈호와 함께 그 곳으로 향하게 되는 커크 함장, 하지만 그곳에서 그가 겪게 되는 것은 그동안 겪어 보지 못한 엄청난 파괴력의 맹목적인 공격이었습니다.
전편에서도 수난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완전히 파괴되는 '엔터프라이즈호'
워프 이동이 가능한 '엔터프라이즈호'였지만 손도 쓸 수 없을만큼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후반부의 '반격'과 함께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대규모 우주 전투
< ▲ '엔터프라이즈호'의 수난은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집니다 >
<스타트렉 비기닝>이나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도 수난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완전히 파괴되어 버리는 엔터프라이즈호. <스타트렉> 시리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호가 파괴되는 장면은 안타까웠지만, 또 공격을 감행하는 '크롤'(이드리스 엘바)의 체계적인(?) 전술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엔터프라이즈호는 어느 정도 큰 피해를 입는다고 해도 '워프 이동'이 가능한 우주선이기 때문에 탈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그런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도록 엔터프라이즈호의 주요 장치들을 무력화하는 공격이었기에 커크 함장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하나씩 떼어놓으면 모두 소형의 개별 우주선이었지만 그것이 엄청난 규모의 편대를 이루면서 이뤄지던 강력한 공격, 이 장면은 후반부 커크 함장의 '반격'과 함께 <스타트렉> 시리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거대한 우주 전투의 볼거리를 확실히 제공해주는 것이습니다.
'행성 내부'에서의 구출 작전 역시 또 하나의 볼거리지만
이는 우주에서의 전투신만큼의 박진감은 없었고 치밀하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 ▲ 포로가 되어있는 많은 대원들을 구해야만 했던 커크 선장과 동료들 >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우주'가 아닌 '행성 내부'에서의 이야기 역시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인해 추락하게 됐던 이들이 도착한 행성은 '크롤'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었던 곳으로 대부분 포로로 붙잡혔던 대원들을 구하기 위한 커크 선장과 스팍(재커리 퀸토), 그리고 본즈(칼 어번)와 스코티(사이먼 페그)와 체프코(안톤 옐친)의 구출 작전은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죠. 특히 새롭게 등장하여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줬던 '제이라'(소피아 부텔라)의 활약도 충분히 인상적이면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이기도 했었는데, 이후의 이야기에도 또 출연하게 될 것 같은 그녀가 기대되는군요. 다만 이들이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육상에서의 '구출 작전'은 '크롤'이 그들을 전력으로 막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우주에서의 대규모 전투신만큼의 박진감을 만들어내거나 치밀하게 느껴지진 않았던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한 극중 인물들 사이의 케미
'브로맨스'와 '로맨스', 그리고 깨알 같은 유머들이 만들어내는 재미는 여전합니다
< ▲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한 그들의 케미와 브로맨스 >
그래도 이전 작품에서도 주요 웃음 포인트중 하나였던 '커크', '스팍', '본즈','스코티'를 비롯한 극중 인물들 사이의 케미와 거기에서 만들어지는 웃음들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했기 때문에 제법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스타트렉 비욘드>였습니다.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까지 진지함을 잃지 않는 스팍과 그런 스팍에게 툴툴거리면서도 또 그를 살뜰하게 챙기기도 하는 본즈, 한때는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사이였으나 긴 시간을 함께 하면서 이제는 영혼의 동반자와도 같은 관계가 되어 있는 '커크'와 '스팍', 그 사이에서 조미료와 같은 역할을 충분하게 해주고 있었던 스코티, 또 '진지한 논리남' 스팍의 연애 등등 영화가 담아내고 있는 '브로맨스'와 '로맨스'들이 만들어내는 재미는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빌런으로 등장하고 있는 '크롤' 역시 크게 존재감이 느껴지거나
압도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던 인물, 그 활용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 ▲ 이 첫 등장만큼 큰 존재감을 발휘하진 못했던 빌런 '크롤'(이드리스 엘바) >
다만 영화에서 또 하나 아쉬운 부분은 극중 빌런인 '크롤'이란 캐릭터입니다. 그는 행성 연합에 대한 적개심으로 불타는 인물이었지만 완전한 '악의 화신'과 같은 모습이라기 보다는 그에게도 사연이 있었기 때문에 <스타트렉 비기닝>의 빌런이었던 '네로'와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빌런이었던 '존 해리슨'처럼 일정 부분 이해가 되고 또 연민이 느껴지기는 캐릭터였던 것인데 그 캐릭터의 활용에 있어서는 앞선 두편만큼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었던지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다른 이들의 '생명력'을 댓가로 힘을 얻었고 또 복수심에서 비롯하여 무고한 생명들까지 희생시키려고 했던 '크롤'과 그와는 완전히 대척점에 서서 누군가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힘을 합쳐 협력하지만 또 필요에 따라서는 스스로를 희생하려고 했던 모습에서 더 큰 힘을 낼 수 있었던 '커크'라는 캐릭터의 대비 역시 다소 단순하게 느껴지는 구도이기도 했구요.
오락 영화로서의 역할은 이번 작품에서도 충분히 다하고 있습니다
감독의 전작 <분노의 질주>의 장점을 이식해온 것만 같았던 그 질주도 인상적!
< ▲ 새로운 캐릭터 '제이나'(소피아 부텔라)의 활약은 인상적이었습니다 >
이처럼 앞선 두 편에 비하면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던 작품 <스타트렉 비욘드>였지만 이번에도 역시 이전 두편과 마찬가지로 '오락 영화'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다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감독이 연출했던 전작 <분노의 질주>시리즈의 장점을 이식해온 것만 같았던 후반부의 강렬한 체이싱과 질주, 여기에 더해지는 폭죽처럼 터져나가던 '그것들'의 모습에서는 상당한 쾌감이 느껴지기도 했었구요. 그리고 완전히 파괴됐었던 '엔터프라이즈호'의 빈자리를 대체하게 된 새로운 '엔터프라이즈호'와 함께 다시 한번 미지의 세계로 향하게 될, 한층 더 끈끈해지고 가족 같아진 그들의 모습은 이어질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만들기에도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이제는 이들과는 함께 하지 못하게 된 '안톤 옐친'의 마지막 모습에서는 안타까움이.. RIP 안톤 옐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