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의 팔촌> 이뤄질 수 없기에 더 아련하고 애틋한
★★★★
" 나도 아무것도 잊지 않았어. 다 기억해 "
< ▲ 말년 휴가를 나온 '태익'(장인섭)이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사촌 여동생 '아리'(배소은)
두 사람은 어린 시절 느꼈던 그 마음들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
<사돈의 팔촌>은 어떤 영화인가? <사돈의 팔촌>은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의 연출, 각본, 편집까지 모두 맡았던 장현상 감독의 두번째 영화로 작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제41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입니다. 영화에서 사촌 오빠 '태익'은 요즘 많은 작품들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있는 배우 '장인섭이', 사촌 여동생 '아리'는 <닥터>를 통해 영화에 데뷔한 배우 '배소은'이 맡아서 연기했습니다. 5월 12일 개봉작.
자칫하면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이야기, 그래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앗을 것으로 느껴졌던 작품이지만, '선'을 넘지 않는 연출이 좋았습니다
< ▲ 그저 장난처럼 시작됐던 어린 시절의 마음, 이 어린 시절 이야기들 귀엽더군요 >
여기 <로미오와 줄리엣>의 두 사람처럼 금지된 사랑이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보다 더 위험한(?) 사랑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로미오와 줄리엣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사랑은 아니지만 영화속 두 사람의 '결혼'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을만큼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못하는 관계니까요. 바로 사촌 오빠와 사촌 여동생 사이에 생겨나는 감정이 그것인데, 때문에 <사돈의 팔촌>이 담아내는 이야기는 자칫하면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만큼 금기시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느껴지던 작품이었지만 <사돈의 팔촌>은 어느 경계선을 넘지 않는 유려한 연출을 통해 그 특별한 사랑의 감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결코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스위치를 켰다가 끄듯이 쉽게 맺고 끊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 하지만 12년 후에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에겐 그 마음이 여전히 남아 있었는데.. >
'아리'(배소은)와 '태익'(장인섭)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있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그 때 느꼈던 마음, 사실 그때는 뭣도 모르고 장난처럼 시작됐었던 마음이었지만 그 어린 시절의 기억은 12년이란 긴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에게 설렘을 느끼게 되는데, 이제는 어린 시절의 그들이 아니었기에 조금씩 생겨나는 감정들로 인해 혼란스러워 합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결코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었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스위치를 켰다가 끄듯이 그렇게 쉽게 맺고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특히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은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잊으려 한다고 해서 쉽게 잊혀질 수도 없기 때문에 결국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그 마음을 내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말이죠.
풀어내고 있는 이야기와 표현되는 감정들에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작품
배우들의 좋은 연기는 자신들의 마음에 충실했던 그들에게 동화될 수 있도록 해줍니다
< ▲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조금씩 서로를 향해 표출되는 마음들
충분히 그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
하지만 <사돈의 팔촌>이 풀어내고 있는 이야기와 담아내고 있는 장면 장면들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 '선'을 넘지 않는 것이었고, 그렇게 표현되는 감정들에 개인적으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느끼면서도 끌리는 마음들이 조금씩 표출되던 장면들을 비롯하여 '태익'과 '아리'가 느끼는 그 감정들이 온전히 와닿았던 것이죠. 어쩌면 그 감정은 어린 시절의 첫사랑을 떠올릴때면 느끼게 되는 '아련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특별한 관계에서 오게 된 '호기심'이었을 수도 있었으며 또 어쩌면 그저 보편적인 남자와 여자 사이의 '평범한 사랑'일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다는 것... 매혹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던 '아리'역의 배소은 배우와 그런 아리를 마음에 담게 되면서 혼란스러워하던 '태익' 역의 장인섭 배우가 이런 감정들을 잘 표현해내면서, 온전히 자신들의 마음에 충실했던 그들에게 동화되어 더 좋은 느낌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던 작품 <사돈의 팔촌>입니다.
이뤄질 수 없기에 더 아련하고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마음들
상당히 좋은 느낌으로 볼 수 있었던 작품 <사돈의 팔촌>
< ▲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이 장면은 실제 할아버지 댁 옥상에 물 채워놓고 찍었다고 하시더군요
단돈 800만원으로 제작했다는 말에 놀랐던.. 초저예산이었지만 올해 본 웬만한 상업영화보다 좋았습니다 >
물론 이 이후 두 사람의 이야기가 더 발전되거나 긍정적이고 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 역시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처럼 두 사람은 그래서 안되는,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없는 관계이니까요.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그래선 안된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조금씩 새어나오는 감정들을 모두 막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조금씩 표출됐었던 마음들과 그렇게 함께 보낸 며칠 간의 시간이 이뤄질 수 없기에 더 아련하고 애틋하게 보이기도 했던 <사돈의 팔촌>, 그러나 그 시간이 그들에게만큼은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만 같더군요. 어쩌면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의 추억처럼 가끔 그때의 일을 또 떠올리겠죠. 그리고 감정에 충실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20대 초반의 젊음은 또 한단계 성장하는 것일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