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훅 들어온다. 이유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격전이 벌어진다. 처음에 이 영화를 관심있었을 때부터 그 점에 끌렸다. 다짜고짜 액션이 나오는 화면이 맘에 들었다. 영화 내용이 재미있을련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나올 당시만 해도 류승룡이 나오는 영화마다 흥행을 했다. 류승룡이 원탑은 아니라도 주연 중 한 명으로 출연한 <내 아내의 모든 것>부터 류승룡의 힘이 흥행을 이끌었다.

출연한 모든 작품이 순수하게 류승룡이라는 배우 혼자의 힘이 아닌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었지만 그래도 류승룡이 출연해서 연기를 잘해서 흥행을 이끌어 1,000만 영화를 2편 연속으로 탄생시켰다. 아쉽게도 <표적>부터 류승룡이 출연한 영화들이 흥행에서 다소 멀어졌다. 여전히 흥행파워를 갖고 있고 출연하는 영화를 관심갖게 만들지만 예전만큼 못한 것은 사실이다. 어떤 이유가 있어도 배우는 작품으로 말한다고 난 생각한다.

영화는 액션이 볼 만하다. 액션 장면이 너무 고급스러워 어색할 정도로. 영화 속 캐릭터들이 전부 경찰이거나 전직 용병이다. 그러다보니 액션이 화려하고 절도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것은 맞다. 너무 액션이 화려하니 오히려 내용과 괴리감도 들었다. 그나마 이진욱만이 평범한 의사역할이라 액션이 아닌 몸짓을 보여줬는데 차라리 현실적이었고 수긍이 되었다. 무엇보다 영화에서는 총이 너무 난사된다.

한국 영화에서는 아직까지 총은 익숙하지 않은 도구다. 외국 영화들은 총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외국을 배경으로 할 때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한국 내에서는 아직까지 흐름을 방해한다. 한국 액션 영화는 독특하게 발전했다. 총을 쓸 수 없는 환경에서 얼마나 액션이 화려하게 보여줄 것인가로. 한국은 아직까지 총을 소유한 사람은 있을지언정 총을 쏘며 사람을 잡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렇기에 총은 써도 아주 가끔 꼭 필요한 순간에만 쓰면서 극의 긴장을 높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표적>은 총이 너무 난사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많이 쓴다. 소음총에서부터 경찰들이 무조건 총을 꺼내 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성공한 액션영화들은 총을 써서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총을 과도하게 쓴 작품치고 성공한 작품이 없다. 한국 관객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도구가 아닐까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스피드있게 흘러간다. 다만 그 개연성 부분에서 좀 약하다보니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솔직히 중간에 정영주가 죽는 장면은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모습이지만 충격적이진 않았다. 그 전까지 중요한 역할은 아니었다. 송기철이 그렇게 예상한대로 사이코적인 연기를 시작하는 장면이었지만 너무 갑작스럽고 모순되었다. 아무리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택했다고 해도 그런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택한 행동은 설명이 좀 부족했다. 더구나 그가 위치한 지위를 볼 때.

보통 액션 영화는 다른 짓을 하다가도 액션 장면이 나오면 모든 것을 멈추고 보게 된다. 전반부는 그랬는데 후반부는 다소 집중력이 떨어지며 봤다. 어떤 영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러티브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관객들은 재미있게 본다. 아니면 아예 그 따위것은 완전히 무시하고 B급 영화처럼 엉뚱하게 보는 걸 재미있게 선사하거나. 그런 면에서 <표적>은 무어인가 아귀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출연한 배우들이 연기력이 떨어지는 배우들은 결코 아닌데 연기가 다소 허우적거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찌보면 원탑으로 이 영화를 찍은 류승룡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지녔던 영화였을텐데 다소 부족했던 듯 하다. 역시나 작품을 뛰어넘는 배우는 없다. 아무리 대단한 배우라도 작품을 잘못 만나면 돋보이지 않게 된다. 볼까말까하다 보게 되었는데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너무 늦게 잤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