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로보캅을 참 재미있게 봤다. 무엇보다 신선했다. 로봇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데 액션도 화끈하다. 그 당시에는 인간의 정체성같은 면보다는 오로지 화끈하게 때려부시고 총 싸움 하는 것에 더 집중하며 봤다. 흥행도 상당히 한 결과로 게임까지 나왔다. 너무 신기해서 꽤 많은 돈을 그 게임에 넣었다. 어쩌면 영화 값보다 게임값으로 더 많은 돈을 냈는지도 모르겠다. 게임은 아마도 로보캅 2편까지 나온 후에 나온 걸로 기억한다.

그런 후에 새롭게 로보캅이 다시 돌아왔다. 나름 기대를 했다. 기대와 달리 영화가 재미없었는지 꽤 빠른 시간에 극장에서 내려왔다. 딱히 이렇다 할 평도 없이 조용히 내려왔다. 출연배우가 누군지도 모르고 게리 올드만이 나온다는 사실만 알았다. 영화를 실제로 보니 내가 예전에 봤던 로보캅 내용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 아닐까한다. 솔직히 20년도 넘은 예전에 본 영화라 기억이 잘 나지도 않는다.

그래도 형사가 로보캅이 된다는 설정을 제외하면 전부 새롭게 만든 듯 하다. 실제로 2편에 나온 드론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무엇보다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그저 영화려니 하면서 예전에는 봤다면 지금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개념이 있다. 물론 그렇게 쉽게 영화 속 로보캅이 재현될 수는 없다. 기계에서 제일 어려운 것인 인간의 사소한 행동이다. 차라리 고차원적인 생각 비슷한 것은 가능하다.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인간은 굳이 신경도 쓰지 않고 저절로 해 내는 동작을 아직까지 기계는 해 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동작을 그리 쉽게 해 낼수는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아무 생각도 없이 하는 수 많은 동작 매커니즘을 기계가 구현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니 참 재미있기도 하다. 로보캅에서는 이런 세부적인 내용없이 그저 머리와 심장을 제외한 전부를 기계로 새롭게 인식한다. 이러면 인간보다 더 강하고 빠른 동작이 가능하다고 믿게 만든다.

범죄 조직을 쫓던 알렉스 머피(조엘 키나만)은 자동차 폭탄 테러에 몸의 상당부분을 잃지만 드론으로 큰 수익을 보려던 옴니코프사의 사장 레이몬드 셀라스(마이클 키튼)에게 로보캅이 된다. 기계를 반대하는 정치인이 맞서 사람에게 기계를 입히는 첨단기술을 데넷 노튼(게리 올드만)박사에게 의뢰한다. 다시 깨어난 알렉스는 최첨단 기술이 장착되고 각종 인터넷에 연결된 뛰어난 능력으로 범죄 소통에 맞선다.

그에게 감정을 대부분 삭제했지만 다시 알렉스는 감정을 스스로 되찾으며 부인인 클라라 머피(애비 코니쉬)의 감정호소에 잃었던 기억을 되찾으며 범죄소탕에 나선다. 로보캅은 최첨단 공상 과학영화가 되지만 인간과 기계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철학적인 영화가 되기도 한다. 그따위것은 무시하고 철저하고 액션영화로 즐겨도 상관은 없다. 영화 자체는 단순구조로 내러티브가 다소 부족하다보니 밋밋하다.

완전 기계까지 갔던 알렉스가 다시 인간의 감정을 되 찾는 장면을 좀 더 철학적으로 접근해서 보여줬다면 훨씬 영화가 맛깔스럽지 않았을까. 인간의 뇌는 신기해서 몇 프로만 남아도 원래 기능을 회복하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있어 영화에서 나오는 감정 회복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다해도 너무 액션영화로 몰아가다보니 그런 측면이 약해서 영화 내용이 어설퍼졌다. 액션 자체는 그런대로 볼만한데 이런 면에서 부족하다보니 아쉬웠다.

과거에는 정말로 아무런 내용 없고 죽어라 때려부시는 액션영화도 재미있게 사람들이 즐겨봤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내러티브와 개연성이 연결되지 않으면 관객들인 외면한다. 과거 영화를 되살려 온 것은 좋았지만 이런 면을 솔호히 하다보니 외면 받지 않았나 한다. 그래도 간만에 추억을 갖고 보는 맛은 있었다. 좀 투박할지라도 예전 로보캅이 좀 더 친근하고 애정이 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