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입니다.

흑백의 연필로 그린 듯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노에미 비야무사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으로 훈세다 상을 받은 일러스트라고 하네요.

요즘엔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일러스트들도 많기에 무채색 그림이 더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

​

이 책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원작자 이자크 디네션의 대표 단편이라고 하는데요.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영화로 더 유명하죠.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 머리 감겨주는 장면은 많이들 보셨을거라 생각되요.

어렴풋이 내용이 기억나는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이야기가 저자의 이야기라니!!

저자의 일생보니 영화와 소설 저리가라할 정도로 정말 파란만장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이야기들을 쓸 수 있던거겠죠?

​

​

노벨상 후보작으로 두번이나 언급되었다고 하는 이자크 디네센.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54년 노벨상 수상 당시 남긴 말이 인상적입니다.

"이 상은 덴마크 작가 이자크 디네센이 받았어야 한다."

바베트의 만찬은 역시나 노벨상 후보작으로 거론 된 책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옮긴이의 말에서 이 책은 작가의 기독교적인 성향과 예술관이 가장 도드라진 작품이다라고 평했는데요.

읽어가면서 좀 어렵다는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덴마트에서 영화화되서 여러 곳에서 상을 수상한 단편이기도 한데 책의 이야기를 오롯이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행간의 의미와 시대적 배경을 제대로 모르고 읽어나가서 그런것 같습니다.

미술관에서 엄청난 대가의 미술작품을 대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엄청나게 유명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이유를 오롯이 아무런 설명없이 나 스스로 느끼기엔 한계가 느껴지는 상황.

내가 이해를 못하는 건 뭐지? 내가 놓치고 있는 건 뭐지? 나만 모르고 있는 그게 뭘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더 오랜 시간 붙들고 있게되는 이야기입니다.

노르웨이 시골 마을에 가정부로 살게된 바베트.

그녀는 프랑스 혁명때문에 모든 것을 잃고 도망쳐 나왔습니다.

12년 동안 목사님댁에서 요리를 하면서 두자매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종교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바베트를 두자매는 받아들입니다.

신앙심으로 가득찬 두자매 마티나와 필리파는 금욕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사랑에도 마찬가지. 젊은 시절 두자매를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두자매는 모두 거절한 채로 살고 있죠.

바베트는 엄청난 금액의 복권에 당첨에 당첨됩니다.

두자매와 신도들은 그녀가 마을을 떠날거라고 생각하지만 바베트는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마을 사람들을 위한 만찬을 준비합니다.

서로에 대한 미움과 불신을 담고 있던 사람들이 바베트의 만찬을 통해 모두 행복해지는데요.

사랑과 헌신을 담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아니에요. 전 절대로 가난하지 않아요. 저는 위대한 예술가라니까요.

위대한 예술가는 결코 가난하지 않아요, 마님.

예술가들에겐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것이 있어요."

모든 재산을 단 한번의 만찬으로 탕진해버린 바베트의 마음이 어떤 것이었을지를 생각해봅니다.

프랑스 혁명으로 남편과 자식을 모두 잃은 상황에서 바베트에게 화려한 프랑스 요리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위대한 예술가로 만들 수밖에 없지만 더이상 만들 수 없는 존재가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소하고 신앙심 깊은 마을 사람들과 두자매의 모습을 보면서 화려했던 시절이 상기되고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베트도  만찬을 만들어내고 난 뒤에야 비로소 프랑스에서의 고통을 털어버릴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이 짧은 단편만으로는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것을 오롯이 느끼기는 어려웠어요.

영화로도 나왔던데요.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바로 만찬이라고도 하네요.

평을 보니 걸작이라고 하는데 책으로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영화를 통해서는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