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보게 되었다. 너무 무섭다며 나에게 권해서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데 마지막 장면에 가서 흡사 귀신이 나에게 뛰어나오는 듯한 구도에 깜짝 놀랏다. <옥수역 귀신>웹툰을 봤을 때 일이다. 나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웹툰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심지어 외국까지 전파되어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올라온 동영상도 있었다. 만화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웹툰만의 고유한 영역이 탄생했다.

이제 웹툰은 웹툰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만화에서 출발했지만 이제 만화보다는 웹툰으로 더 많은 작품을 보고 있고 나오고 있다. 만화까지는 열심히 봤는데 웹툰은 상대적으로 잘 보지 않는다. 예전에는 연재를 계속 봤는데 이제는 귀찮아서 완결된 것들만 보다 보니 웹툰도 자연스럽게 잘 안 본다. 만화도 기존에 보던 것들이나 시리즈가 끝나지 않아 보고 있다. 웹툰을 소재로한 영화라 무척 관심이 가졌다.

이 영화 <더웹툰:에고살인>은 웹툰에 연재된 공포물이 실생활에서 똑같이 발생한다는 소재였다. 예고편을 보니 흥미로웠다. 단순 공포물인지 초자연물인지 정확히 파악은 못했다. 이미 연재된 것과 똑같이 실생활에 펼쳐지며 공포에 물들게하는 영화다. 얼마나 그 간극을 잘 메꾸는가에 재미가 결정되지 않을까했다. 초반은 흥미로웠다. 편집장이 자신이 하는 행동이 그대로 웹툰에 나오며 스스로 깜짝 놀라며 시작한다.

직접 웹툰을 그린 작가들이 따로 있어 실사로 보여주지 않고 웹툰으로 잔인한 장면을 교체한다. 영화를 보는 사람은 에니메이션으로 된 장면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는데 약간 어색하기도 했다. 다른 표현하는 것도 괜찮지만 역시나 사람은 상상의 동물이다. 직접 보여주기 보다는 관람자들에게 상상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음 장면을 보여주지 말고 상상하게 만들어야 더 무섭고 재미있다.

영화를 보며 최근에 본 <인시디어스>가 비교하게 되었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나 상상이다. 공포 영화가 무서운 것은 화면이 아니라 소리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은 상상이다. 예측대로 진행되지 않고 보여주지 않지만 상상하며 스스로 공포감을 느낀다. 직접적으로 보여주면 오히려 공포가 사라진다. 인간은 발생하지 않은 것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할 뿐 이미 발생한 것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영화는 공포물이고 심령적인 면이 결합되는데 아쉽게도 이를 심령적으로 풀어내지 못했다. 형사물이 결합된 것은 좋지만 처음부터 공포물이고 심령 영화니 이를 잘 엮어야했다. 추리해 가며 비밀을 하나씩 풀어내는 방향으로 영화가 설정되었는데 영화를 보는 사람이 원한 부분은 아니다. 공포물은 내용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어도 내용보다는 얼마나 무섭고 오싹하게 만들어주느냐가 핵심이다.

이 부분에 있어 <더웹툰:예고살인>은 부족했다. 한편의 형사 추리류에 가깝게 느껴졌다. 귀신도 나오고 초자연현상도 보여주지만 그보다는 그 쪽으로 좀 더 치중되었다. 가장 원하는 지점은 공포스러운 장면을 얼마나 시치미 뚝 떼고 천연덕스럽게 보여주는 것인데 그 부분이 짧다. 예측가능한 부분에서 보여주고 공포스럽기보다는 잔인한 쪽에 좀 더 강하다. 그 부분만 좀 더 다듬었다면 영화가 훨씬 흥미롭게 재미있었을 것이다.

영화에서 다양한 웹툰이 나오는데 그런 색다른 시도는 괜찮았다. 뒤에 가서 귀신이 한 것인지 사람이 한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더구나 공포영화답지 않게 마지막에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 없다. 다음 편이 있든 없든 공포영화의 패턴인데 내가 무섭게 느끼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부담없이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 분들은 형사물에 약간 공포장면이 삽입되었다는 생각으로 보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