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하트> 남겨진 이들의 슬픔과 남겨주신 것들의 소중한 가치
★★★☆
" 하루하루는 너무 늦게 가는데 세월은 너무 빨리만 간다 "
< ▲ 어머니와의 이별을 준비해야만 했던 가족들 >
<사일런트 하트>는 어떤 영화인가? <사일런트 하트>는 1989년작 <정복자 펠레>와 1992년작 <최선의 의도>로 두차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덴마크의 거장 빌 어거스트 감독의 신작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는 어느 날, 한 가족이 맞이하게 되는 매우 특별한 주말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더 큰 고통을 겪으시기 전에 스스로 선택하신 '존엄사'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부모님의 집에 모이는 가족들은 마지막을 준비합니다
< ▲ 과연 누가 이런 '준비'를 할 수 있을까요.
일상적인 가족 식사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짙게 깔려 있었던 슬픔 >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부모님의 집에 모이는 가족들과 부모님의 오랜 친구. 어쩌면 평범한 가족모임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특별합니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고령의 어머니가 더 큰 고통을 겪으시기 전에 스스로 선택하신 '존엄사'를 앞두고 함께하는 마지막 주말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머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들을 최대한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려고 했고 어머니가 하자는대로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자꾸만 약해지는 마음을 추스려보려 하는 둘째 딸 '산느'(다니카 쿠르시크)였지만 눈앞에 다가온 '죽음'이라는 현실은 자꾸만 그녀를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그녀는 아직 어머니를 떠나보낼 준비가 안되었으니까요.
결코 준비할 수 없었고 동의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존중해야만 했던 어머니의 결정
< ▲ 최대한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싶었던 가족들은 평소에 하지 않던
일탈을 즐기고 예전에 기억들을 떠올려 보기도 합니다 >
그런데 눈앞에 살아 계신 부모님을 '떠나 보낼 준비'라는 것을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사일런트 하트>는 존엄사를 앞둔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결코 '준비'를 할 수 없었고 '동의'하는 것도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동의를 번복하고 어머니의 결심을 되돌리고 싶어했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어머니의 숭고한 결정을 '존중'해야만 했던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런 '존엄사'는 결코 그 답을 쉽게 내어놓을 수 없는 문제적인 소재로도 생각할 수 있지만 빌 어거스트 감독이 담아낸 이 이야기는 결코 과하게 감정을 담아내거나 아니면 '존엄사'라는 것에 대한 감독의 주관적인 시선을 담아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가족 드라마
남겨진 이들의 슬픔과 어머니가 남겨주신 것들의 소중한 가치
< ▲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 '어머니' 역을 맡은 배우 '기타 뇌르비'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
그보다 <사일런트 하트>는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전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가족 드라마로 완성하고 있는 작품이면서 남겨진 이들의 슬픔과 어머니가 남겨주신 것들의 소중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아내고 있었던 것이죠. 평소에 하지 않았던 일탈을 즐기기도 하고 추억이 담겨 있는 장소를 산책하기도 하며 미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잔뜩 내보는등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그 가운데 짙게 깔려있는 슬픔은 어쩔 수가 없었던 가족들. 하지만 조금씩 천천히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던 어머니는 가족들을 위로하고 끝이 아닌 지속되어야 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비록 자신은 이제 삶의 끝자락에 서 있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아닌 가족들을 생각하던 어머니, 과연 그 순간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 감정을 결코 알 수는 없겠지만 어머니를 연기한 배우 '기타 뇌르비'의 대단히 훌륭한 연기는 그 복잡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삶의 끝자락, 나의 모습은 과연 어떠할 것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