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션] : 절망속에 피어난 마크 와트니의 낙천주의
마스터피서's Review No.132
<마션>
절망속에 피어난 한 인간의 낙천주의
돌아온 리들리 스콧의 10월8일 개봉작 <마션>을 감상하였습니다.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을 맡은 SF대작이죠. 아직 개봉전인데, 그야말로 굉장한 반응이 일고있는 작품입니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등 각종 영화제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더니, 공신력있는 북미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90%가 넘는 지지도를 아직도 유지중입니다. 게다가 최근 소식으로는 치열한 국내 영화시장도 평정하며 예매율1위로 우뚝 섣다네요. 최근 주춤했던 리들리 스콧인데, 이런 반응 들을 보면 '역시 리들리 스콧은 SF인가' 라는 생각이 절로들 정도죠. 시사회를 통해 한참 전에 감상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평가를 지켜보는 재미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이 맛에 시사회를 불이나케 쫓아다니는 거겠죠.
영화는 화성탐사도중 불의의 사고로 화성에 표류하게된 NASA 아레스 3 탐사대의 대원 '마크 와트니'를 주인공으로 두고 있습니다. 동료들은 마크 와트니가 죽은 줄로만 알고 모두 화성을 떠난 상태이고, 7000만Km 떨어진 화성으로 구조대가 오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죠. 어쩃든 마크 와트니는 살기위해 버텨야하고, 지구의 NASA는 가까스로 연락이 된 마크 와트니를 구할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광활하고 장엄한 우주의 자태와 마크 와트니를 등지고 드넓게 펼쳐진 '붉은 화성'의 영상미는 이 영화가 SF장르를 표방한다는 사실을 굉장히 잘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서 과학적 구현이라 함은 화성과 관련된 이론에 국한되어 있을거고요. 화성이라는 공간을 중심소재로 한 SF장르의 영화가 워낙 많았고, 보다 확장된 우주관을 제시한 <인터스텔라>가 워낙에 눈을 높여놔서 그렇지, 이 정도면 정말 장르적으로도 충실한 결과물이긴하죠.
그런데도 영화 <마션>을 감상해보면, 이러한 장르적 색채는 조금 무디게 느껴집니다. 앞서 말했지만, SF적 세계관의 완성도가 덜해서 그런건 절대로 아닙니다. 그보다 우주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절망에 빠질만한 상황에서 끝내 긍정의 힘을 과시했던 한 인간의 드라마에 더 눈길이 간단 말이죠. 게다가 다른 SF장르라면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인간을 무게감있고 진중하게 묘사할텐데, 리들리 스콧과 맷 데이먼은 되려 가볍고 심지어 인물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내요. 아니 자칫 지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구조대가 못온다는데 능청스럽게 퍽유를 날리고 이를 유머로 활용할 생각을 누가 하냐고요. 정말 지독하디 지독하게 낙천적인 사람들이죠.
그렇다고 이 영화에 위험요소들이 없냐, 그건 또 아니에요. 다른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절망의 순간들은 여지없이 마크 와트니에게도 찾아옵니다. 물론 그떄마다 인물의 무한 긍정주의로 유머러스하게 넘어 가고요. 이건 확실히 <마션>만의 색깔이요, 고유한 매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초중반까지 내가 SF영화를 보고있구나 라는 생각은 별로 안들었습니다. 저는 한편의 '표류영화'를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드넓은 바다라는 벽에 막혀 무인도에 갇힌 '캐스트 어웨이의 척'를 보는 듯한 느낌을, 드넓은 우주라는 벽에 막혀 화성이라는 행성에 갇힌 '마크 와트니'에게서 느꼈거든요. 심지어 자신의 남은 식량과 산소, 물의 양까지 정확히 분배하고, 그것도 모자라 화성에 감자까지 심어내는 인물을 보면 확실히 표류영화에서 느낄법한 재미가 내재되어있기는 하죠. 뭐, 녹화카메라에 독백하는 듯한 마크 와트니의 모습은 배구공 윌슨에게 사람인양 말을 거는 척의 모습과도 일부 겹치고요.
장르매니아들보다는 일반대중들에게 훨씬 어필할 것 같습니다. 요즘 SF라는 장르가 그렇게 진입하기 힘든 장르도 아니고. SF장르를 표방하는 이 영화의 마크 와트니 구조 직전의 상황들은 어느정도 영화화 하는데 타협한 결과물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이미 뭣도 모르고 그렇게 칠렐레 팔렐레 우주를 유영하면 영원히 빠이빠이다라고 알려준 <그래비티>가 나온 이후의 시점이라 더더욱 그러하죠. 물론 스콧과 데이먼의 무한긍정주의가 끝까지 유지된 점도 나쁘지 않았어요. 사실 한편으로는 메시지가 아니라 임팩트를 위해서 내심 전혀다른 결말이 펼쳐지기도 기대해봤었는데. 왜, 이쁜꽃이 밝히면 더 안타까운 법이잖아요. 그런데 아이언맨이라니, 진짜 이사람들은..
뭐, 그래서 이 영화를 다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냐고요?
아, 리들리 스콧, 맷 데이먼 이 미친x들..
2015년 9월 11일
<마션>
절망속에 피어난 한 인간의 낙천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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