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39세, 직업은 잘 나가는 대형 로펌의 일류 변호사. 오늘도 연우는 뛰어난 일 처리로 의뢰인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는데요. 옮고 그름을 가려야 하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일하는 목적은 정의가 아닌 오직 돈!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가난하게 살아야 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트라우마로, '남자는 백해무익, 돈이 최고'라는 생활 신조로 악착 같이 노력해서 오늘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죠. 그러던 어느 날, 승승장구하던 그녀의 인생이 갑자기 일시정지됩니다.

   그토록 바라던 뉴욕 본사 발령을 두고,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 연우. 알고 보니 천계의 오류로 다른 사람 대신 저승에 가게 된 모양인데요. 연우 앞에 나타난 '이소장'은 한 달 동안만 남의 삶을 살아내면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제안을 합니다. 하루 아침에 연우는 부족할 것 하나 없는 골드 미스 변호사에서 구청 공무원의 남편이자 아이 둘의 엄마가 되는데요. 원래의 삶과는 정반대의 생활에 당연히 적응하지 못하고 사사건건 사고를 일으키기까지 합니다. 과연 약속한 한 달을 무사히 채울 수 있을지 걱정까지 되는데요. 반전 인생과 반전 결말은 영화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역시 엄 언니, 의외의 발견 송승헌

   재미 반

   영혼이 바뀌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되면서 원래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는 설정은 낯설지 않습니다. 대신 영화는 유치하지만 유쾌한 잔재미와 감동에 주목하는데요. 잘 나가는 싱글 변호사에서 하루 아침에 가정주부가 되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우스꽝스러운 상황에 주목하는 전반부, 가족들과 티격태격하며 점자 아내와 엄마에 적응하면서 점차 인생의 가치를 깨달아가는 후반부는 말 그대로 웃겼다 울렸다 하죠.  딸 하늘이의 사건을 처리하며 보여준 모습은 바뀐 인생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내 주는 부분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연우의 어린시절에 얽힌 비밀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 앞 이야기나 결말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여운이 강하더라구요.

   아쉬움 반

   제 감정이 메마른 걸까요.. 아니면 영화 보는 내내 자꾸만 제 의자를 발로 차던 아저씨 때문에 집중을 못한 탓일까요... 영혼이 바뀌면서 드러나는 설정상의 빈틈들이 너무 많은 부분에서 눈에 띕니다. 여전히 싱글 변호사일 때의 속성을 버리지 못하다가 아내와 엄마 역할에 동화되는 과정이 너무 급작스럽기도 했고요. 가정 주부일 때 모습이 억척스럽고 모성애에 가득 찬 모습으로만 그려진 것도 아쉬움으로 남아요. 그리고 가족과 어울려 사는 삶에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미스일 때 성격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니, 여전히 겉돈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때문에 영화에서 의도한 만큼 마음껏 즐기고 몰입하지는 못했는데요. 좀 더 섬세했더라면 아쉬움.. 저만 느낀 거였으면 좋겠네요.